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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놓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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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211.♡.124.37) 댓글 4건 조회 8,252회 작성일 06-02-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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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놓치다 
손세실리아


골판지 깔고 입주한 지 얼마 안 되는
말수없고 어깨 심히 휜 사내를 향해
눈곱이 다층으로 따개비를 이룬
맛이 살짝 간
나 어린 계집의 수작이 한창 물올랐다
농익은 구애가 사내의 귓볼에 가 닿자
속없는 물건은 불끈 일어서고


새벽 영등포역


지하도에 내몰린 딱한 사내와
쫓겨난 비렁뱅이 계집이 눈 맞았는데
기어들어 녹슨 나사 조였다 풀
지상의 쪽방 한 칸 없구나
달뜨고 애태우다
제풀에 지쳐 잠든 사내 품에
갈라지고 엉킨 염색모 파묻은
계집도 따라 잠이 들고
살 한 점 섞지 않고도
이불이 되어 포개지는
완벽한 체위를 훔쳐보다가
첫기차를 놓치고 말았다
고단한 이마를 짚고 일어서는
저 철없는 아침


댓글목록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222.♡.140.2) 작성일

아!    꿈꾸는  그들    아름다운    새벽이어라

  지켜보는    님의    선한    눈매가    더욱  빛나는  아침 이어라!.

    달뜨고  해지는  쪽방  하나 없는  그들도    때가 되면    이루리 

  단칸방    머리맡에  물한사발  떠놓고  내고운  신랑각시  서로  어루만질  날

    아직은    모를  뿐.... !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221.♡.99.128) 작성일

호 호 호    하 하하 님!  하난  알고  둘은  모르시네 .

  둘만의  쪽방에  달  뜨면  당연히  달떠지요

  제  글을  잘  보세요!  달 뜨는  뜨  자와  달떠는 떠 자는  다르지요.

  제가  한소식  같은 건  안해도 철자는  안 틀리지요

  참  저번에  이메일  자상한  지도  고마워요...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221.♡.99.128) 작성일

하하하  둥근  달과  마음 달의 뜨.떠  글 자  확인  하시어  모국어  잘  가르쳐 주옵소서

  내가  틀릴수잇?  지요.  설마  시인이  틀리겟?나  ㅎㅎㅎ

 시인인줄  몰랐네    도덕경  회원중  누가  저리  멋진글 쓰나  했네...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221.♡.81.198) 작성일

녜, 그렇군요.

    참고로  저도  만    3년간  꼬박  좁은  단칸방에서  살았답니다.  얼마전까지요.

    아파트, 원룸,  전세,  달세단칸방  그리고

  올해,  그나마  햇살  잘  드는  빨간  벽돌  전세집 으로  겨울 이사를  했지요.

  여러  사연 들을  지난  홈피 에  주절  주절  넋두리  쏟아봤답니다.
    박시인의  곰국..은  들어본  적이  있군요. 

    박  시인의  안목은 죽은  관념적  명상수준이  아니라  항상 그  순간을  가장  강렬한  현존으로

  생생히  살아  깨어있는  사실적  묘사로  허상에  갇혀있는  우리에게
 
    충격으로 깨어나게하는    감동을  주네요
.
  이  분도    한소식  단단히  하신  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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