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下下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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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219.♡.101.233) 댓글 0건 조회 9,351회 작성일 06-03-02 17:37본문
안녕하세요, 河下下님.
반갑습니다.
저도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질의응답>방을 통하여 제게 질문을 해오면 저는 우선 그 글을 세심하고도 주의 깊게 여러 번을 거듭하여 읽어봅니다. 그러면 그렇게 읽어나가는 중에 어떤 질문에 대해선 대뜸 드리고 싶은 답변이 제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기도 하지만, 어떤 질문에 대해선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아 다시 읽어보고 또 다시 읽어보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땐 그 질문을 가슴에 안은 채 며칠씩 보내기도 하지요.
그러다 보면 차츰 쓰고 싶은 얘기가 가슴 속에서 올라오기도 하고, 질문하신 분의 마음이 애틋하게 다가오고 느껴져 저 자신이 그 질문자가 되기도 합니다.
河下下님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라고 하면서 과거의 그것들은 무엇에 쓰라고 읽어주시는지....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자유로운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주는 이가 필요하단 것인지....라고 하시면서 김기태 선생님의 입장은 조금도 생각 못하고, 질문자 입장만 생각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크게 잘못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얻으셨고, 또 사랑도 넉넉하신 선생님보다는, 지 삶도 잘 보살피지 못하여 중병을 앓고 있는 중생에 마음을 쓰는 것이 맞는 일 아니겠는지요.....라고 하셨지만, 진실로 삶에 대해서 무언가를 알고 눈을 뜬 ― 이렇게 표현해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사람은 결코 나는 알았다거나 나는 눈 떴다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가르친다'라는 것도 있을 수 없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으냐 하면, 진실로 '눈을 뜬' 사람은 결코 자기 자신에게 주목하거나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그럴 '나'라는 게 없기 때문이지요. 그의 모든 관심은 오직 뒤에 오는 사람 ― 님의 표현을 빌리면, '지 삶도 잘 보살피지 못하여 중병을 앓고 있는 중생' ― 뿐입니다. 그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되는 것, 지금껏 주눅들어왔던 그의 지난 날의 모든 상처와 아픔으로부터 벗어나 영원토록 자유롭게 되는 것, 오직 그것만이 '눈뜬 자'의 관심이요 끊이지 않는 기도입니다.
河下下님은 아라파자나님의 '그냥 화낼까요?'라는 질문을 보고 제가 올린 답글에 대해 현문에 우답이 아니신지....아라파자나님은 '그냥 그대로'가 무엇이냐고 물었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 것 같지는 않은데요....라고 하셨지만, 그냥 그대로가 뭡니까?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라파자나님의 마음이 제게는 조금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마음에 닿게 말씀드리고 싶었고, 아라파자나님과 동병상련(同病相憐)이었던 제 마음의 애틋함이 저의 '과거의 그것들'을 말하게 했던 것이며, 그런 속에서 조금이나마 아라파자나님의 이해를 돕고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河下下님은 도를 찾아 그다지 허랑한 방황을 하여 어느 날 얻어낸 답이 그냥 그 자리에 성심으로, 사랑으로, 열심히 임하는 것이더라.....이면 그는 마땅히 해야 할 깨우침을 한 것이라고밖에 저는 달리 할 말이 없답니다. 방랑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도 그 정도의 답은 구할 수 있는 것이고....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 '마땅한 깨우침'을 얻는데 15년이 걸렸습니다.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오직 한 마음으로 달려가 도(道)를 깨우치고 보니, 도란 다름 아닌 주어지는 현실을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더라는 말입니다. 저는 그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는데 그만큼의 오랜 고통의 세월이 걸렸던 것입니다.
……차라리 그랬더라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의 고통을 씌우지는 않았을 텐데, 그래 놓고 이제 와서 깨달아 보니 고통도 무엇도 다 허상이니....라고 한다면, 그 고통 감내하느라 애간장 녹아버린 부모님, 뼛골 사무친 아내들은 분통 터져 어쩐다요? 그래도 천지운행에 조화가 있어 그런 부모님과 아내들이 먼저 부처에 이르러 있으니, 미혹 중에도 삶이 크게 어긋남이 없는 것을....ㅉㅉㅉ!라고도 하셨네요.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황망히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저 자신도 또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황망히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저 자신도 또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이제는 돌아와 저희 가족만이 아니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작게나마 쓰임받는 사람이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河下下님.
저의 답변에 대한 댓글은 얼마든지 하셔도 됩니다. 河下下님도 제가 보기에 김기태 선생님의 답글은 여기 계신 다른 님들께는 정말 흡족한 답이 될 수 있겠지만 질문을 하신 당사자에겐 그렇게 피부에 가 닿는 답이 아닌 것 같았고, 그 안쓰러움이 잠깐 눈을 가린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듯, 그 마음 또한 사랑이기에, 그 따뜻함들이 마음껏 어우러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모두가 진정으로 상생(相生)하자는 뜻인데요.
저의 답변에 대한 댓글은 얼마든지 하셔도 됩니다. 河下下님도 제가 보기에 김기태 선생님의 답글은 여기 계신 다른 님들께는 정말 흡족한 답이 될 수 있겠지만 질문을 하신 당사자에겐 그렇게 피부에 가 닿는 답이 아닌 것 같았고, 그 안쓰러움이 잠깐 눈을 가린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듯, 그 마음 또한 사랑이기에, 그 따뜻함들이 마음껏 어우러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모두가 진정으로 상생(相生)하자는 뜻인데요.
감사합니다.
님 덕택에 잠시나마 서로의 마음들을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님 덕택에 잠시나마 서로의 마음들을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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