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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 케이티, 우리 모두는 순수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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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우 (61.♡.115.58) 댓글 1건 조회 5,990회 작성일 15-01-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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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도(道)에 마음을 열고,
자기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신뢰하라.
그러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나에게는 영적인 스승이 없습니다. 물론 내게는 수많은 선생님이 있습니다. 어머니를 비롯해 전 남편, 내 아이들은 물론이고, 샌타 모니카의 길모퉁이에서 누더기를 걸치고 있던 낯선 사람까지. 하지만 공식적인 스승이 없으므로 따라야 할 전통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열망하거나 헌신해야 할 대상이 없는 특권을 누립니다. 나라고 하는 이 존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처럼 보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기꺼이 바보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그것은 기뻐하는 신입니다. 신비하거나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간도 없으며, 밀어붙이지도 않습니다.

태어난 지 11개월 된 손녀 말리를 지켜보며 나는 그 아이의 음악 장난감을 따라 노래를 부릅니다.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 아이는 놀라고 기뻐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아이에게 저절로 춤이 시작되고, 기저귀를 찬 작은 엉덩이가 씰룩거립니다. 아이는 폴짝폴짝 뛰며 팔을 공중에 휘젓습니다. 나는 춤이 창조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 춤은 원초적이며 세상에서 처음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도 아이와 합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아이도 나의 선생님입니다. 마치 세상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추는 춤인 듯 우리는 최초의 인간들처럼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이는 올바르게 춤을 추려 하지도 않고 누구의 관심을 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는 순수한 자연입니다. 나도 아이처럼 통제하지 않으면서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폴짝폴짝 뛰고 팔을 공중에 휘젓습니다.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내가 느끼는 이 대단한 전율은 자연스러운 춤의 전율이며, 아이에게서, 나에게서, 아이에게서 나옵니다. 

노래가 멈추자 아이는 나를 올려다보고는 음악 장난감을 향해 허리를 굽힙니다. 노래가 다시 시작하도록 버튼을 누릅니다. 그런데 노래가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는 어떻게 하면 그 기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지 알아내려 합니다. 나는 아이가 같은 버튼을 두 번, 세 번, 그리고 마침내 음악이 나오게 할 만큼 충분한 힘으로 누르는 것을 지켜봅니다. 노래가 나오는 순간 아이는 나를 쳐다보고, 아이의 얼굴이 환해지고,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춤이 다시 시작됩니다.

내 사랑하는 늙은 흰색 독일 셰퍼드 암컷인 케르만도 나의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녀는 1986년에 깨어난 뒤로 내가 만난 가장 위대한 선생님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녀의 사랑에는 조건이 없었습니다. 생의 끝이 가까워지자 그녀는 뒷다리와 궁둥이를 쓰지 못하게 되어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부르면 그들을 만나려고 방바닥 위로 몸을 끌며 나오곤 했습니다. 죽음이 가까워지면서는 입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나는 세 아들딸을 집으로 불러 말했습니다. “안락사를 시켜야겠구나. 그러면 안 되는 이유를 너희가 찾지 못하면 말이야.” 상태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를 보고 나서 그들은 그 길이 최선이라는 데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주고, 그녀가 사랑하는 모든 것과 함께 하는 성대한 파티를 열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은 조심하지 않으면서 그녀와 마음껏 놀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은 함께 씨름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부르면 그녀는 얼굴에 강아지의 미소를 띠고 기어왔습니다. 기뻐하는 표정으로 몸을 끌고 방을 가로질러 왔습니다. 고통은 잊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수의사에게 데려갈 때가 왔을 때 우리는 다 같이 함께 갔습니다. 아홉 명 혹은 열 명, 그녀의 모든 친구와 가족이. 우리는 주위에 둘러 서 있었고, 아들 로스는 탁자에 몸을 굽혀 그녀와 눈을 마주 보았습니다. 의사가 주사를 놓았고, 한 순간이 지나자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갔어요”라고 로스가 말했을 때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그곳에 있었는데 그 뒤에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작별 인사를 할 ‘그녀’는 그곳에 없었습니다. 무척 감미로운 순간이었습니다.

나무들에게도 배웠습니다. 사슴이 나를 보고도 달아나지 않던 레드우드 숲 속을 걸으면서……. 바람이나 벼락에 맞아서 꺾인 나무들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죽은 듯 보였지만, 그들의 위에도, 안에도 하나의 세계 전체가 있었습니다. 이끼와 곤충들과 눈에 띄지 않는 온갖 종류의 생명들이. 죽어서까지 그들은 창조하고 있었고 남은 것을 주고 있었습니다.

자연은 주지 않고 보류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침내 줄 것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자연은 미소를 머금은 우리의 흰색 셰퍼드와 같습니다. 내가 부르면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뒷다리와 궁둥이를 질질 끌면서 기어오던……. 알아차리든 못 알아차리든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탈진한 몸을 끌고 기어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고, 다른 무엇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도 비행기를 타면 나는 자유만을 느낍니다. 이 알아차림은 나의 기쁨입니다. 그런 식으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겉으로 보이는 피로가 아니라 내면의 기쁨과 함께 여행을 합니다. 그런데 나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 많이 주고 있지 않습니다. 흰색 셰퍼드는 더 많이 주지 않았고, 레드우드 숲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동등하게 줍니다. 우리의 이야기들이 없다면, 우리 모두는 순수한 사랑입니다.


바이런 케이티, <기쁨의 천 가지 이름> 중에서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4) 작성일

와...게이티 할머니는 삶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네요..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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