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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님에게 드리는 글 : 연민이 지상으로 나를 돌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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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10건 조회 4,897회 작성일 07-07-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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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강렬한 세가지 정열이 나의 일생을 지배해왔다.
그것은 사랑의 갈망이며, 지식의 탐구이며, 인류의 고통에 대한 무한한 연민이었다.
이러한 정열은 거대한 바람과 같이 나를 여기 저기 휘몰아 갔으며 때로는 그릇된 방향인
고뇌의 깊은 大洋으로, 때로는 절망의 절벽 언저리까지 나를 날려버렸다.
처음에는 사랑을 찾아 다녔다. 왜냐면 사랑은 희열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었다.
그 희열은 너무나도 달콤하여 단지 몇 시간 만의 환희를 위해 나머지 인생을
다 받치고 싶을 때가 자주 있었다. 그리고 또 사랑을 찾았는데 왜냐면 사랑이
고독을 들어주기 때문이었다.
이 가혹한 고독속에는 하나의 떨고 있는 영혼이 이 세상이 측량할 수 없는
무생명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바라다 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랑을 찾았는데 왜냐면 사랑의 합일속에서 聖者와 詩人들이
상상으로 豫示해왔던 천국의 비젼이 작고 신비스럽게 구현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찾았던 것이다.
인간의 생애에 이것은 너무 훌륭하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이것을 드디어 찾아 내었다.
똑같은 정열로서 나는 지식을 찾았는데. 나는 인간의 본질을 이해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으며 왜 별들이 빛나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數가 다양한 양상속에서
변화하는 피타고라스의 수학적 힘을 이해할려고 노력했다. 많지는 않아 적은
부분이나마 이것들을 이룰수 있었다.
사랑과 지식, 이것은 가능한 범위에서 천공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다.
그러나 항상 연민이 나를 다시 지상으로 돌려 놓았다. 고통으로 부르짖는 소리가
내 가슴속에 메아리쳐왔다. 기아에 굶주린 아이들, 탄압자에 학대받는 희생자들,
무력한 노인들의 그들 자식에 대한 원망스러운 짐,
이 전체 세계의 고독, 가난, 고통... 이런 모든 것들이 정당한 인간의 생애를
조롱하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惡들을 좀 없애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나 자신도 고통을 받았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나의 인생이었다. 나는 이 삶이 살아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다시 한번 살아 보겠다.

/ 버트란드 러셀

댓글목록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22.♡.240.38) 작성일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러셀을 잘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검색을 해 보니...
'1차대전 중의 반전운동이 화근이 되어서 대학에서 쫓겨났고, 6개월간 옥고를 치르고...
또한 여러가지 사회운동을 한 것이 평가되어,
1950년 노벨 문학상을 사상하였다.'라고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오는 군요.

대충 그의 삶을 살펴보니, 방대한 학문적인/이론적인 성과와 더불어 항시 그 이해를
실천하려는 치열함이 보입니다. 본인이 썼던 글과 같이 말입니다.

옮겨주신 글은 참으로 아름답게 살아 숨쉬는 글입니다.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러셀은 현대 수학사에서 금자탑을 세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기억은 혼미하지만 수학의 공리나 원칙에 뭔가 틈이 있다라는 걸 알아냈나 봐요.

러셀은 심리학에도 조예가 깊어 이 분야 내공도 만만치 않아, 많은 저서를 냈지요.

단지 노인네가 정력이 만만치 않아 여비서와 바람을 좀 피우기는 했지만.....^^

셰익스피어는 영어를 아름답게 만들었지만, 러셀은 정치한 논리로서 글을 써..
영어에 또 다른 숨결을 불어 넣었고, 그 공로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버트란 러셀-노암 촘스키-자몽의 법맥이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길님의 댓글

아이피 (125.♡.4.146) 작성일

사춘기 시절 마르쿠제의 책들을 좋아했는데,
같은 나라인 마르쿠제와 촘스키는 어떤 학문적 내지는 사상적 연관은 없나요?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마르쿠제는 정치철학자로 헤겔, 마르크스, 프로이드의 영향을 받았지요.

 러셀은 수학자이고, 촘스키도 본래 수학자 인데 나중에 언어학을 바꾸어, 언어학의 태두가 되었습니다.
 러셀, 촘스키가 세상에 대고 부르짖는 소리는 철학, 사상, 학문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단지 양심의 소리에 따라 무척 상식적이고 적확하게 사회운동에 동참하다 보니 오히려 이게 더 큰 힘이
 되었나요.

 러셀과 촘스키 두 분다 생각하기에, 진리와 진실을 보는 데에는 17세 남녀의 지성이면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이유는 왜곡과 선전과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 있기에
 그것을 못 본다는 것이죠.

 본령이 수학과 언어학의 워낙 거물이기 때문에 후광 효과도 물론 만만치 않았겠지요.

 촘스키는 스스로 러셀의 계보를 잇고 있다고 최근에 자신의 지적 변화를 말했습니다.

 슈바이처, 에릭 프롬, 러셀, 촘스키........이런 분이 현대의 성자 비슷하지요.

 기회가 있다면 촘스키 사상의 정수를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그의 변형생성문법은
 빠트리지 못하겠지요.

길님의 댓글

아이피 (125.♡.4.146) 작성일

그렇군요.
촘스키는 사실 읽기가 쉽지 않더군요.
핵심을 요약해 주신다니 기대하겠습니다.^^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22.♡.240.38) 작성일

와우~ 아시는 것도 많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항시 배우고 공부해야할 필요성에 대한  자극을 많이 많이 주시길~~~

문효선님의 댓글

문효선 아이피 (125.♡.61.159) 작성일

자몽님의 글을 감사히 잘 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버트란드 러셀은 자서전으로 접했구요.
그 분의 치열한 진리를 향한 실험정신과 도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구요.
(치부까지 드러내는 솔직함까지도)

그런데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요.

단지 노인네가 정력이 만만치 않아 여비서와 바람을 좀 피우기는 했지만.....^^ (자몽님 글에서 펌)

그 분은 왕성한(?) 여성편력이 있긴 했지만, 저는

  마지막으로 나는 사랑을 찾았는데 왜냐면 사랑의 합일속에서 聖者와 詩人들이
  상상으로 豫示해왔던 천국의 비젼이 작고 신비스럽게 구현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찾았던 것이다.
 
  인간의 생애에 이것은 너무 훌륭하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이것을 드디어 찾아 내었다. (러셀의 글)

저도 이렇게 보았지 여비서와의 바람으론 ...?
그 분 스스로 자서전에서 누락시키고 제가 모르는 부분인가해서요.
교육학에서조차 필독서라한다는 러셀자서전이 그렇다면...?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22.♡.240.38) 작성일

효선님 잘 지내시죠~ 반갑씀다. ㅎㅎ

러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런데...
비서와 사랑을 하면서 애 낳고 잘 살았나요?
아니면 사모님에게 걸려서 죽도록 쳐 맞고 반성을 했나요?
'결말'도 궁금~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러셀의 스캔달이 어느 정도 수준이였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피상적 플락토닉 러브 였을 수도 있고, 단순히 친밀한 내적 동반자 일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가 상상하는 어떤 선까지 갔는지 안갔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릅니다.

 단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였으면서도 지적 거인이 여자를 좋아했나 봅니다.
 그게 저는 좀 재미나고 인간적으로 보이네요.

 어느 정도 좋아했는지는 알 도리가 없네요. 단순히 염문만 떠돌고 있었습니다.

 서재에서 귀여워 키스 정도 했는지도 모르지요. 아인슈타인에 비해서 양반처럼 느껴지는데....

 그것도 주관적 추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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