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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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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식이할매 (14.♡.227.32) 댓글 0건 조회 704회 작성일 24-06-2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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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조회수 5 두둥~~ 경사다. 이틀 동안 조회수 0이었는데, 단숨에 5로 껑충 뛰었다. 기분이 너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 2시까지 글을 써버렸다. 예전의 나에겐 시간 개념 따위는 없었다. 방에 있는 벽걸이 시계는 언제(년 단위) 멈췄는지 모른 체 9시 48분 42초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고 방 안 시간도 벽시계와 같이 멈췄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평일인지, 주말인지, 아침인지, 저녁인지 모른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그냥 잤다.

 지금은 내가 바뀌면서 방안 시간도 같이 깨어났다. 영화 터미네이터 2의 명대사 'I BE BACK'을 외친 터미네이터처럼 부활한 시간은 분노 가득한 채찍질을 하고 난 은근히 그걸 즐긴다. 아침에 일어나 몸 상태를 체크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스케줄을 짜야 했다.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려는 조짐을 보이면 분노의 침(시간 촉)이 사정없이 찔려댄다. 몸에 이상이 없다면 굳은 몸을 책상에 앉아 풀고 햇빛에 집 밖 주자창에 비추는 시간에 맞춰 나가 광합성을 한다. 점심 먹기 전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하체 운동을 천천히 하며 몸을 풀어주고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 위주로 읽는다. 저녁까지도 비슷한 루틴(몸 체크, 스트레칭, 책 읽기)으로 시간을 보낸다. 저녁을 먹고 소화되기까지 드라마나 유튜브를 보면서 몸 상태가 가장 좋은 늦은 저녁 시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처음 말했듯이 오늘 너무 기부니가(기분이) 좋아 필받고 쓰는 바람에 새벽 2시가 넘어버렸다. 아무리 분노한 시간일지라도 몰두하는 것에겐 너무나 관대하다. 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시간을 오버 하면 벨이라도 울려줬으면 좋겠다. 내일도 열심히 하루를 보내려면 일찍 자야 되는데, 아쉽게 난 바로 잘 수 없다. 아침에도 그렇듯 자기 전에도 굽은 허리를 풀기 위해 꼭 스트레칭을 해야 된다. 일단 방 불을 끄고 혹시나 누가 내 방을 몰래 엿보고 있으면 안 되니 창문도 모두 닫는다. 베개를 가슴팍에 바짝 붙인 체 침대에 천천히 엎드려 눕는다. 그리고 최대한 길게 호흡하며 들숨과 날숨을 이용해 굽은 허리를 조금씩 편다. 허리만 문제가 있으랴, 목, 어깨, 등, 골반 등등 쌓여있는 통증을 조금씩 털어내는 동작을 몇십 분 길게는 한 시간 넘게 반복한다. 그렇게 몸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고 나면 나는 그제야 겨우 잠을 청할 수 있다. 방이 캄캄해서 확인이 안되지만 새벽 3시는 충분히 넘겼고 기다리다 지친 - 하루 종일 감시한다고 지진치도 모른다 - 시간은 이미 곯아떨어졌다. 오늘따라 유난히 생각이 많아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머릿속에 양 떼 대신 블로그 글에 달린 하트 2개와 조회수 5가 떠다니고 있다......

 하트와 조회수는 마법을 부리듯 나를 하늘로 띠우고 꿈같은 환상들이 현실처럼 느껴진다. '이대로면 난 언젠가 유명한 작가가 될 거야'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는 이미 생각 속 유명한 작가가 되어 있었다. 나는 보기 위해 독자 수백 명이 모여있다. 강의실 문이 열린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나를 박수로 반기고 난 이런 상황이 당연하다는 듯 강당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믿기 힘드시겠지만, 전 제가 여러분 앞에서 강의한다는 걸 글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저 당당하고 힘이 넘치는 모습.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왔고 눈물(진짜)까지 흘려내렸다. 그렇게 나는 밤새도록 청중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했다. 그들과 나의 일체감은 어느 누가 와도 끊을 수 없다. 그렇게 나는 밤을 꼴딱 새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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