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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밥'의 문제를 해결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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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보 (61.♡.111.24) 댓글 0건 조회 5,929회 작성일 06-09-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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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이님께서 제가 제 종교를 님께 강요하신다고 하기에
다시 저를 들여다보고 곱씹어보고 곱씹어보며 조심스레 답을 드립니다.
전 아직 김기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단계라서 깨우침이 깊지 않지만,
어중삥삥한 수준에서 도인인양한다는 핀잔을 어느 분이 하시는 것까지는 수용할 수 있으나,
둥글이님께서 지적하시고 일갈하시는 것처럼 종교화된 믿음을 가지고 님께 강요하지는 않았
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생님의 지도와 가르침을 따라 편안한 마음을 찾아가는 단계에서, 하나씩 새록 다가오는
아름다움을 기쁘게 반기며, 즐거움을 누리는 현재가 좋아서 님께도 권하였습니다. 결코 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강요를 한 적은 없습니다.
때로 제가 님의 글을 읽으며 느낀 것은, 님께서는 제가 그간 살아오며 뵌 분들중에 가장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활동을 하고계신다고 믿습니다. 그런 님의 열정과 사랑이 수많은 고뇌와
수양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 믿어지며, 존경과 감탄을 자아내곤 했습니다.
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제가 [나]와 [현실]중에서 오직 나만은 들여다보며 [현실]의 밥을 도
외시하고 지내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저를 또는 님께서
너희라 지칭한 모든 분들을 매도할 정도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찌 [나]를 찾느라 [현실]의 밥을 도외시할 수 있겠으며, 밥을 먹지 않고 내가 존재할 수 있
겠습니까?
물론 이곳에 드나드는 저같은 사람들이 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비원님의 말씀을 종교처럼 신
봉하며 세상과 등을 지고 문걸어잠그고 [나]를 궁구하시는 분이 계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도 이런 자리에 나오기까지 [세상]에 속하여 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지낸
분들이라는 것은 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님께서 말씀하시는 1 에 매달려 2 를 잠시 미루어놓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2 의 [세상]에 나가지 않을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곧 삶이기에 말입니다. 선생님께
서도 그런 가르침을 주시지는 않습니다. 다만, [세상]으로 문을 열고 나아감에 두려움이 크거나
[세상]과 어우러져 지냄에 힘겨워 하는 분들에게 그 힘겨움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계시는 것이며, 종국에는 [세상]속으로 힘차게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데 역점
을 두고 계신다고 봅니다.
님의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환상? 그런 것 없습니다. 만약 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환상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그것은 그 환상은 깨져야합니다. 당장 깨지지 않고 있더라도 종국
에는 깨집니다.
너무 심려치 마시고, 오히려 저는 님께서 혹여 님의 관점에서 깨우치고 느끼고 움직이는 다이
나믹한 힘이 편향되어 있을까봐 걱정스럽게 보는 것입니다.
이곳에 드나드는 분들, [세상]속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밥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그런 가
운데서도 종종 일어나는 내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곳을 드나드는 것이며, 선생닝께 가르침
을 구하고 따르는 것입니다.
결코 스스로 종교에 빠진 것인지도 모르고 함몰된 그 관점 '1'에만 집중해 있는 모습은 아니
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오히려 님께서 님의 종교에 함몰되어 [세상]속에 뛰어들어
'밥'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거창한 관념에 사로잡혀 달려가고 있지 않나 심히 우려스럽
습니다.
물론, 제가 님께서 말씀하시는 '밥'의 의미를 오해하여 이렇게 말씀드리는지는 모르지만,
님께 묻습니다
님은 '밥'의 문제를 해결하셨는지요? 해결하셨다면 어떻게 해결하시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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