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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서울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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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 (59.♡.103.209) 댓글 2건 조회 8,560회 작성일 18-05-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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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해져도 돼. 
힘들어도 돼.

내가 서울강의에서 받은 것들.


앞으로 인간관계에 답답해도 힘들어도 그냥 그게 나니까.
굳이 나를 만나겠다고 할필요도 없고, 그냥 매순간 그 상황에 있는 나로서 열심히 있는 것

이게 감정에 함몰됐니 또는 나쁜것을 끌어오니 좋은생각을 해야한다느니 그런거없이 그냥, 나쁜생각도 해도 되고..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된다는 안도감, 허락같은 느낌.

퇴근후 동아리모임도, 독서도, 자기계발도 , 그걸 하고서 인스타에 올리고 하면 내가 뭔가 멋있어 보이는걸 아는데,
그걸 하는게 왠지 지금 막연하고 우울해서 그걸로 도망가는거 같아서 안하는데
여행도 안가고 사람도 안사귀고 딱히 이제껏 어느 맛집도, 술집도, 경험도, 남들 말하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하나도 몰라서.  
해본게 하나도 없어 걱정이 되던 찰나에,
정만씨는 여기에 더 보태  인생 포기했냐 소리 듣는다길래, 이정도는 괜찮구나ㅋㅋㅋ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라는 안도감ㅋ
너무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회 속에 시달리다가, 서울 모임가서 아 이렇게 내 멋대로, 내가 살아도 되는구나 확인받은 느낌. 
그래도 혹시나 찝찝한마음에,
내 나이대에 돈을 얼마는 모아야 한다든지, 어느 시기에 어떤건 해야한다는 기본적인 그런게 있는데 그런거에 대한 걱정이 없냐고.
그랬더니 정만씨 왈, 미래 자체에 별 관심이 없으니 그런것들엔 아무 생각이 안든다고. ㅎ
우문현답이었다.


거부하면 거부하는대로 힘든대로

한가지 일로 오랫동안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건 잘못된거라 생각했다.  
그 고통을 받아들이면 그 즉시 사라진다고 생각했었고, 못 받아들이기 때문에 계속 가는거라고 생각했다.  
무언가 내가 거부하고 있기때문에 계속 이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위해 기태쌤에게 받아들이기 방법을 묻거나  이성적인 이유를 찾아 이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근데 오늘 알았다. 같은 문제로 계속 힘든게 잘못된게 아니라고. 몇달, 몇년을, 같은걸로 고통스러울수도 있는거라고.
그 고통이 잘못된게 아닌데 왜 그걸 굳이 따로 받아들이려고 애를 쓰는가. 그거야말로 부정하고 회피하는 길이었다혹여, 몇년을 돌고돌고, 몇년을 더 힘들어 할지라도. 그게 맞는 길이었다. 괜히 이 감정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순간, 하늘과 땅 만큼 벌어지는 거였다. 
바른길이라는, 정답으로 걸어가려는 마음만 포기하면 된다

정만씨 왈, " 몇년씩 계속 고통스러워했는데, 결국 그 고통이 결국 직선으로 내려꽃혀 에고를 부수더라."


내가 하려는 모든 행동의 원인은 멋있는 나 , 내 마음에 드는 나를 위한것이었다.
멈추자. 그 모든 시도를.
한번 초라해보자

그나마 감사한것은, 예전엔 초라해지고 싶어도 못했다.
예전엔 내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나는 잘나야만 해서, 자꾸만 머릿속에 목소리가 이래라 저래라 하고
조금만 뭔가 달라지면 나서서 자랑해야만했다. 왜냐면 빨리 저런 사람이 되었다는 인가 같은걸 받고싶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마음은 안들고, 정말 초라함 만 있고 부끄러움만있어서 참 좋다.
예전엔 부끄러우면 아 부끄러워 하는구나, 아 좀 바뀐거같아 라면서 초라한 마음과 동시에 그걸 생중계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그게 거의 사라지니까 참 좋다
그게 아마 너무 잘 붙어있어서 몰랐다가 요근래에 그 이질적인 경계선이 보이다가 이번에 거꾸로 사라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조용해져서 참 좋다
그리고 더불어서, 요새 선생님께서 의식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예전같으면 글로 읽은 그 상태에 다다르면 우와~! 하면서 아는척 자랑질할텐데.
그런 마음이 들지 않고, 한낱 지나가는 느낌 상태라는걸 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건 이런 느낌 상태가 아니라, 앎. 저절로 알게되는것이라는것도.
굳이, 그들의 상태에 다다르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아서 정말정말 좋다. 


몇년만에 간 서울모임은 참 좋았다. 
매너리즘처럼 적당히 아프고 적당히 웃고 살았는데, 뭔가. 산청 모임과는 또 다른 색깔을 가졌는데 그게 참 좋았다.
치열했고, 멋있었고, 여유로웠다. 
서울총무님 사모님께서 말했다. 봄에 피는 꽃이 있고 가을에 피는 꽃이 있는데, 나는 언제 피든 상관없다고. 다만 끝까지 갈거라고. 
저번에 산청에서 한번봤던 재원씨도 있었는데, 아주 멋있는말을 정말 많이 해주었다. 
기독교라는 종교적인 입장에서, 하느님께서 우리가 하는 그 어떤 생각과 행동도 저지하지 않듯이, 우리 감정과 생각들도 똑같이 그렇게 놓아 둘수 있으면 된다고. 그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그리고 우리의 정만대선사님은~ 예전엔 마냥 부럽고 빨리 저 사람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면, 이제는 뭔가 든든함이 든다. 
아 이대로만 가면 진짜 되는구나 하는, 기태쌤 말그대로 그 증거가 되니. 참 감사하다.
그리고 백마디 말보다, 정만씨 다크서클이 최고 위안이었다. 정말로. ㅋㅋ정만씨 왈, "이 다크서클 보라고. 수치심이라든지, 같은 고통으로 2-3년째 계속 힘들었다고. 바로 얼마전까지.  당연히, 계속계속 힘들수있지 않냐고.. "

내가 물었다. 나는 대부분 계속 힘들다가 한참 지나서 괜찮아지고나서 돌아보면, 아 내가 거부하고 있었구나를 아는데. 정만씨는 어떠냐고. 문제가 생기면 잘 받아들이느냐고.  
정만씨 왈, 억울하다는 듯이. 정말정말 힘들어 한다. 헌데 글을 쓰면 힘들다 그 한줄로 표현되는게 진짜 아쉽다. 정말 정말 좌충우돌 많이 못받아들이기도 하고 오래가고 힘들어한다고. ㅋㅋ
다른사람인가 싶었는데, 웃겼다. 다들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데, 너무 공감되었고 좋았고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산청에 야단법석 시간이 있다면, 서울모임은 술과 함께 하는 뒤풀이 시간이 또 그 백미인것 같다. 
옛날에 서울모임 갔을때는 서울 깍쟁이마냥 되게 팍팍하다고 느꼈었는데 ㅋㅋㅋ
근데 이번에 갔다오고 나니까, 그냥 내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는 거구나 생각들었다. 
그분들은 그때나 이번이나 똑같았을테다. 그냥, 내 상태에 따라서 여기는 이래 저기는 저래 이랬던거 같다.

아주아주 좋았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독비님의 댓글

독비 아이피 (175.♡.199.212) 작성일

토토님~ 유명한 분을 직접 보았네요.
토토님은 다 좋은데, 특히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좋아보였어요.
가방 안으로 들어가실까봐 제가 노심초사^^

기태 샘과 더불어 웃고울고, 위안되는 모임이 있어 좋네요.
토토님 말대로 정만대선사를 보며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믿음들이 좋았고요.
기태 샘의 기쁨이 기쁘고.
산청에서 서울에서 종종 봐요. 토토님~.

토토님의 댓글의 댓글

토토 아이피 (59.♡.103.209) 작성일

제가 한 짓을 나는 아니까요. 정말 부끄러워 죽을것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번에 직접 뵐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산청이든 서울이든 또 뵈어요 우리!!!
그때까지, 늘 그렇듯 웃고 울고 기쁘고 힘들어하고, 그렇게 잘 지내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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