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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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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37) 댓글 4건 조회 6,677회 작성일 15-05-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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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3-4년 전 도덕경 모임에 갔을 때, 주변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자신들을 말할 때, 비하하는 모습으로
열변을 토하는 것처럼 보였다. '난 치졸해요. 추악해요. 역겨워요...' 등등등
 
난...참 나는...정말 위대하고 경이로운 존재라고 여겼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치만, 한 편으론...머리론 알고 잇었다. 내가 참 경이롭고 위대하다면, 또 한 면으론 내가 불완전하면서
가장 추악하기도 하단 것을...왜냐면, 모든 에너지는 하나라고 믿으니깐.
 
난 나에 대해서 후임들에게 말 할 땐, 후임들은 하나 같이 '왜 김주환 수경님은 자신을 그리도 비하합니까?'
라고 말 할 때면, '에? 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말 했을 뿐인데?' 라고 반문하며 크게 여의치 않았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오늘...사촌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환아, 누나가 네 명의로 핸드폰을 개설해도 되겠나?'
 
평상시 같으면, 그냥 yes맨이 되어 그리 하라고 하겠지만 나의 대답은 '누나, 나 곧 전역하면 경찰시험
준비해야 해서 지금 있는 핸드폰도 곧 없애야 해. 그런 부탁은 우리 엄마한테 부탁해봐' 라고 거짓말을 하고
또 그 책임을 엄마에게 떠넘기는 내 자신이 보였다.
 
전화기를 내리고, 참으로 참담했다. 내가 참으로 역겹고, 진짜 쓰레기같았다.
그 때 날 찾아오는 그....참으로 엿같은 기분의 나...
근데, 참 신기한 건...옛 날엔 그 엿같은 기분의 나를 외면하고자 쏘주로 나를 달래고, 자책하며
그 엿같은 기분의 주위를 맴돌며 끝 없이 자책했겠지만, 이번엔 그 엿같은 날 저절로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사촌누나에게 너무 감사하다. 그 엿같은 날 만나게 해주어서...
나에게는 아직 불완전하며 추악한 면이 있음을 볼 수 있게 해주어서...
그리고 그 녀석을 맞이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아픈 나를 되돌아보게 해주어서..
스스로에게도 고마웠고...
 
사촌누나와 스스로에게도 미안했다.
 
난...완전하면서도 불완전한 존재이고
난 아름답고 착한 녀석이지만 쓰레기같은 녀석이다.
 
이런 나를 사랑한다. 

댓글목록

사자님의 댓글

사자 아이피 (39.♡.223.146) 작성일

아름답고 착한 쓰레기 같은 녀석..

아 이말 왠지 매우 좋다..

나와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라 그런듯^^

루시오 아직 제대 안했구나. 근데 어쩌나.. 제대하는 날이 안올것 같은데ㅋㅋ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118.♡.153.232) 작성일

착한 쓰레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진짜루..ㅋㅋㅋ
착한 쓰레기란 말...감사합니다.ㅋ 근데, '착한'빼고 그냥 쓰레기 같은 녀석으로
정정하셔도 되욬ㅋㅋㅋㅋ

제 후임들 중에 3명이나 초등학교 교사들이 있어요. 교대다닐 땐, 보통 임용고시 치고
교사로 임용된 뒤에 군대에 오는 것이 관행이라던데, 맞나요?
그 후임들 볼 때, 종종 형이 생각나더라구요.

곧 연이 되서 뵙길 기다릴께요..^^

그리고..ㅡㅡ
형도 의경 나오셨담서 후배한테 제대가 오냐고 놀림 씁니까??????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대....저도 캄캄합니다.ㅜㅜ 하루가 천년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제대가 오니까 기뻐서 배부른 푸념이기도 하구요.ㅋㅋ

사자님의 댓글의 댓글

사자 아이피 (39.♡.223.146) 작성일

대개들 임용보고 발령받은 뒤에 군대가지. 그 사이에 티오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ㅎ

제대가 오냐고 하던게 우리 고참들이었다ㅋ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37) 작성일

네..ㅠㅠ 위대하신 고참님들...

저도 핵 짬찌들에게 제대가 오내고 열씸히 놀리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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