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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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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8건 조회 5,885회 작성일 07-06-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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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꽃향 진동하는 밤, 그 사람 관솔가지에 횃불 붙이고
낫을 들구 뛰쳐 나갔습니다 '가지 마이소' 목젖이 타도록 외쳤지만
부질없이 목청만 떨구었습니다.
'어이구 이 빌어먹을 세상 하동댁 놀래지 말구 읍성에
흐이구 이 일을 어째 종순 애비가......'
아침밥 한술 넘기지 못하고 짚신 신고 저자 거리로 뛰쳐 나갔더니
사방팔방에 모여든 사람 벌떼처럼 웅웅거리고 그 틈새 헤집으며
손가락 가리키는 곳 올려보니 종순 애비 머리 진주읍성 성벽에
달랑달랑 메달렸습니다.
몸덩이는 온데간데 없이 상투 끝자락에 매달린 한지 종이 바람에 부들거리고
무슨 한자 적혔는지 알 수 없는 상것이라 울며불며 통곡을 하다, 야밤에 몰래
삼베천에 머리 싸서 버려진 몸을 찾아 대바늘로 얼키설키 목을 기워
횟가루 발랐습니다. 종순 애비 부릅떤 눈 쓸어 내려 넌출덩이 우거진
야산에 묻었습니다.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으려 장터 어귀에 허수름한 주막 차리고
술도 팔고 밥도 팔고 몸도 팔았습니다. 임자 없는 년이라
떠돌이 초립걸패, 유기장수, 봇짐 장돌뱅이, 이웃집 곰보영감,
젖갈장수 던져주는 엽전으로 질긴 목숨 연명했습니다.
삼년이 지났건만 딸년 하나 건사하기 하늘이 노래지기 일 수 였는데
재수없는 년 역병 든다고 어느날 괴질에 걸려 끝임없이 위로 토하고
아래로 흘리며 열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늘길이 아득해 졌습니다.
어린 딸년 불러 삼천포에 사는 먼 친척 찾아가라 구리반지, 은비녀 손에
안기고 어서 가라 뺨을 후리치며 내쳤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집 바깥에 새끼줄을 치고, 독한 술찌게 뿌려고 매운
고추을 태웠습니다. 나는 안방에 덩그러니 누워 천장만 바라보며
오들오들 한기에 떨다가 차츰 물기가 몸 속에 말라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숨이 끊어졌습니다.
온몸에 푸르뎅뎅 반점이 번지고 귀와 코로 간장 달인 듯한 액이 흘러
나오더니 며칠 지나자 파리가 꼬이고, 지네가 몸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녔습니다.
엿새 뒤엔 짚과 갈대가 방 안에 던져지고 불이 삽시간에 타오르더니
살점이 불길에 오글아 들고 뒤틀리다 열기에 피식 피식하며 터져나가더니
뼈와 그을음 숯검댕이만 남았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몰려와 봉분 만들 필요 조차 없겠다 말하더니 오막살이
흙벽을 허물어 버리고 집을 무덤삼아 만들어 버리고 떠났습니다.
내 몸이 불길에 타들어 가고 어설픈 서까래가 무너져 덮쳐도
하나도 뜨겁거나 아프지 않아 나는 허공 옆에 뜬채 서서
구경만 했습니다.

댓글목록

길손님의 댓글

길손 아이피 (211.♡.244.91) 작성일

아~그랬군요.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아~그랬어요. ^^'

길손님의 댓글

길손 아이피 (211.♡.244.91) 작성일

그다음은요?그다음 얘기해주세요.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어쩌나.....또 이야기 보채는 분이 계시니.
갈 길은 멀고

그 다음님의 댓글

그 다음 아이피 (61.♡.142.171) 작성일

저질 만화책을 본다고  ㅈ 나게 쌤께 터져비렸다이 ```

종순이님의 댓글

종순이 아이피 (203.♡.145.114) 작성일

엄마 저에요~~
뺨 맞으며 엄마품에서 쫓겨난 종순이

먼 친척 찾아가다 진짜? 삼천포로 빠졌어요~
몇리를 못가서 역병자 자식이라며 내던지는 돌뎅이에 맞아 죽었지요~

그냥 엄마품에 남아서 함께 죽을 것을,,,,
엄마품이 얼마나 서러웠는지~그리웠는지~

그다음다음님의 댓글

그다음다음 아이피 (61.♡.142.171) 작성일

종순아  , 너까지 왜그러니. 
괜시리 불량학생에 물들지 말고 , 공부나 해랴.
 
 날이 좀 덥다고 죄 마시 가면 어쩌냐 !
 
샤워좀 하고 정신 차려라 야들아.

길손님의 댓글

길손 아이피 (210.♡.103.174) 작성일

앗, 자몽님이닷,얘기해 줄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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