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 인연이 있었어냐 했는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5건 조회 5,171회 작성일 07-07-06 12:00본문
지난 달 나에게 어떤 분이 찾아오셨다.
예고 없는 방문에다 면식없는 분이셨다.
머리가 희끈희끈한 할아버지는 연세가 대략 칠순 정도로 보였다.
당신이 늙어 죽기 전, 자신이 깨우친 진리를 후세에 남기고 싶다고 오셨다.
그 진리가 이 땅에 받아들여지지 않아 혹시 해외에라도 씨를 뿌려 보겠다고
손수 지은 원고를 가져 오셨다. 그 분 말씀은 내가 영어 번역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신발 장사로 어렵게 모은 돈을 넉넉치는 않지만 주시겠다고
내 손을 힘주어 잡으셨다. 온기라기 보다는 식어가는 냉기가 저 멀리서
전달되는 듯 했다.
손수 지은 원고를 가져 오셨다. 그 분 말씀은 내가 영어 번역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신발 장사로 어렵게 모은 돈을 넉넉치는 않지만 주시겠다고
내 손을 힘주어 잡으셨다. 온기라기 보다는 식어가는 냉기가 저 멀리서
전달되는 듯 했다.
나는 그냥 돌려 보내고 싶은데도 심성이 착해 보이시고 연배가 높으신 분이라
매몰차게 내칠 수는 없었다. 곱게 갈아 입으신 한복에 흰머리결이 고즈넉해
보였다.
매몰차게 내칠 수는 없었다. 곱게 갈아 입으신 한복에 흰머리결이 고즈넉해
보였다.
나는 순순히 원고를 들고 읽어 보았다.
3차원도 나오고 4차원도 나오고, 중력장도 나오고, 상대성 원리도 나온다.
하늘 길, 땅의 섭리, 인간의 행복도 스쳐간다.
정. 신. 체 삼원리의 지순한 원리도 떠오르고
인간이 밝고 따뜻한 신명을 받아들여 온누리에 퍼져나가는 희망도 담겨있다.
하지만 언어란게 워낙 자신을 길러낸 시대를 따르다보니 한글이 고풍스럽고
문어체도 구어체도 아니다. 곳곳에 문맥이 맞지 않아 빼곡히 적은 말의 의미가
제대로 뜻을 전달하지 못해 삐걱거리기 일수였다.
하늘 길, 땅의 섭리, 인간의 행복도 스쳐간다.
정. 신. 체 삼원리의 지순한 원리도 떠오르고
인간이 밝고 따뜻한 신명을 받아들여 온누리에 퍼져나가는 희망도 담겨있다.
하지만 언어란게 워낙 자신을 길러낸 시대를 따르다보니 한글이 고풍스럽고
문어체도 구어체도 아니다. 곳곳에 문맥이 맞지 않아 빼곡히 적은 말의 의미가
제대로 뜻을 전달하지 못해 삐걱거리기 일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분이 펼치려는 도리가 지금 이 시대, 이 세상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었다.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었다.
선생님. 공부를 아주 많이 하셨나 보네요? 어떤 공부를 하셨어요?
내가 물었다.
내가 물었다.
당신은 기독교에 몸을 담았다가 뜻한 바 있어 국내의 선지식과 도사를 다 만나뵙고
유불선도 공부하고 스스로 깊은 정진 속에 어느날 정말 놀라운 진리를 갑자기
깨우치셨다고 하신다. 인터넷도 열심히 하시어 명상계의 소식도 잘알고 계셨다.
유불선도 공부하고 스스로 깊은 정진 속에 어느날 정말 놀라운 진리를 갑자기
깨우치셨다고 하신다. 인터넷도 열심히 하시어 명상계의 소식도 잘알고 계셨다.
참으로 난감하였다. 차와 과일을 대접하고 두 서넛 시간 묵묵히 그분의 살아온 내력,
깨우친 도리를 네. 네. 하며 들었다.
깨우친 도리를 네. 네. 하며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의 본심을 읽어셨는지.
시절인연이 있어냐 했는데.
시절 인연이 지금까지 자신과 잘 닿지 않았다.고 자조하면서
시절 인연이 지금까지 자신과 잘 닿지 않았다.고 자조하면서
쓸쓸히 방문을 나가셨다.
나는 그분을 마중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연신 드렸다.
집에 돌아와 가만 생각해 보니......
자신이 깨달았다는 것도
타인을 구원하겠다는 것도
진리를 나누겠다는 것도
사람들에게 일러 주겠다는 것도
그냥 다 놓으시고 그저 편안히 사셨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타인을 구원하겠다는 것도
진리를 나누겠다는 것도
사람들에게 일러 주겠다는 것도
그냥 다 놓으시고 그저 편안히 사셨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어쩌면 자신의 깨달음을 깨알처럼 적은 노트 때문에
그 노트를 침침한 눈으로 밤새 등불을 켜고 써시는 순간에는
스스로 얼마나 흐뭇하고 기뻤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노트를 침침한 눈으로 밤새 등불을 켜고 써시는 순간에는
스스로 얼마나 흐뭇하고 기뻤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것이 이승에서 그 할아버지를 지켜준 유일한 끈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내가 한 사람의 生과 깨달음을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댓글목록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121.♡.244.211) 작성일
저도 그런 생각이드네요, 대오,깨달음 진리를 탐구하다가 어느날,,,이란 분명
무얼 기대하고,,아니, 바로 그것을 갈망기대했기에 오는 무엇,,경계가 아닐까?
난, 대오가 없어 늘 밋밋하고 매순간 닿아오는 생생하고 분명한
고통 ,싫증, 아픔, 갈등,기쁨, 보람 연민, 기타 등등
만 줄줄이 사탕만 엮어지는 자루부대가 한포대기 두포대기 나이따라 쌓여갈뿐,,,
저디아님의 댓글
저디아 아이피 (61.♡.142.171) 작성일
할 일 디게 없는 한 쌍이로고 !
헛소리에 헛소리로 맞짱 뜨냐 ?
꿈깨고 얼음 찜질이나 하거라, 두 인생아 !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오케이 목장의 결투 처럼 맞짱 뜨던 시절도 있었고
물론 객기가 좀 따라 주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기력이 딸려
그 짓도 이제 못하겠더군요.
길손님의 댓글
길손 아이피 (58.♡.32.13) 작성일
자몽님 답글이 배곱잡고 한바탕 웃게 했읍니다. 이날밤에 잠도 안자고 내참,
맞읍니다.맞아요,우리는 언제나 스스로 창조한 속에 있읍니다 무엇이 있다 한들 아는 내가 없다면 없지요.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121.♡.244.211) 작성일잡았다! 음,, 여태것 할일 되게 없는 저디아 요( )? 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