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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시간은 왜 빨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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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5건 조회 7,489회 작성일 07-07-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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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저자: 다우베 드라이스마)

사람이 죽고 나면 망각의 강을 건너거나 어떤 샘물을 마시면 기억이 까마득하게 지워져 백치 상태에서 환생한다는 설화도 있지만 망각이란 살아생전에도 부단히 일어나는 기억의 소멸 현상이다. 30대에 가속도가 붙어 50대쯤이면 일 년이 한 달 같이 느껴진다는데 이쯤이면 망각은 축복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간은 왜 속절없이 이렇게 빨리 갈까.

분명히 어릴 적 설날과 소풍, 운동회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시계는 천천히 똑딱거렸다. 마흔이 지나니 달력이 휙휙 스쳐 지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은 시간과 므네모시네의 법칙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간 의식을 주로 다루었다. 가물어져 가는 의식 속에 이 둘을 함께 잡으려 애쓰는 사람에게 마땅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심리학자인 저자가 주로 동원한 방법은 각종 기록 문헌과, 정신의학, 신경생리학의 데이터들이다.

왜 우리는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이 없을까. 왜 치욕의 기억은 지워버리려 해도 더욱 생생해질까. 왜 우리는 최초의 기억, 첫 만남, 첫 키스 등을 오래 간직할까. 기억 중에서도 삶의 연대기 같은 자전적 기억(autobiographical memory)이 힘이 세다고 한다.

이 책은 평소 신비롭게 여긴 인간 의식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기시감(deja vu), 생체시계, 사람이 죽기 직전 전 생애를 한 순간에 회고하는 주마등 현상, 반대로 생명의 위기를 느끼는 순간 시간이 초저속도로 느려지는 현상 등을 설명한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사방(savants) 증후군으로 계산, 기억, 예술 능력에 비범한 천재가 본래는 자폐아적 속성을 가진 전체 지능이 낮은 사람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가나” 그 근본 원인은 단순, 반복적 일상을 거듭할수록 두뇌는 이를 차츰 무의식화 하여 머릿속에 시간과 기억을 지워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롭고 활기찬 나중의 기억을 위해 공간을 비워두는 지혜라 할까. 따라서 시간을 더디게 하고 싶은 사람은 낯선 체험에 몸을 던지고 삶에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주문이다.

누구에게나 물리적으로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지지만 인생에서 시간을 지배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갑작스레 일기를 쓰고 여행을 떠나고 다른 세계의 사람을 만나고, 미처 해보지 못한 모험과 취미와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보고 싶은 소망이 싹튼다. 과연 우리는 죽는 순간 과연 몇 개의 기억을 가슴에 안고 떠나는 걸까. 그 기억이 차지하는 시간은 정말 얼마쯤 될까.

Review by 自夢

댓글목록

본지풍광님의 댓글

본지풍광 아이피 (211.♡.148.51) 작성일

반갑습니다.
우리의 현실에는 늦고 빠르고 이상하고  안 이상하고가 있지만 실상, 진상의 세계에는
그냥 如如하고 아무 다른 것이 없다고 하면  믿음이 갑니까?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최근 깨달았다고 주장하시는 분 말씀이 깨닫는 순간 시간의 흐름이 완벽히 정지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말의 의미와 참뜻에 대해서는 No comment를 하고 싶습니다.

단지 나의 경우, 극도의 에너지가 한 순간에 몰리면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르는 현상은 체험했습니다.

여기 사이트의 특색이라 할까요. 불교에 상당히 고착화 되어 있는 분을이 있더군요.
뭐랄까요. 불교의 정수와 핵심 이야기는 중얼중얼 거리는데......설익은 맛이 느껴진다고 하면.
안타까운게. 결론은 얻었는데 시초와 과정이 즉 몸덩어리가 없어 보이더군요.

용의 눈만 있고 뿔과 수염과 비늘과 여의주가 없는 격이라고.

그냥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지풍광님의 댓글

본지풍광 아이피 (211.♡.148.51) 작성일

<깨닫는 순간 시간이 완벽히 정지한다>함은 하나의 경계일 뿐입니다. 그냥 느낌이죠.
그건 깨달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진실은 항상 <上無住>라 했듯이 머무르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금강경에서도 <응무소주 이생기심> - 머무르지 않고 그 마음을 내어라 ---라고 했습니다.

항상 타고있는 불꽃과 같이 정지해 있지 않습니다.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22.♡.240.38) 작성일

'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이 빨리가나?'에 대한 저자의 답변도 일리가 있지만,
좀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가령 한살짜리가 한살을 더 먹으려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배를 기다려야 합니다.
두살짜리가 한살을 더 먹으려면 2분의 1배를 기다려야 합니다.
세살짜리가 한살을 더 먹으려면 3분의 1배를 기다려야 하지요.
...
50살 먹은 분이 한살을 더 먹으려면 여지껏 살아온 인생의 50분의 1만 보내면 됩니다.

인생/시간이라는 것은 그 특성상 '가속도'가 붙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상'의 삶을 사는 사람(소아적 삶)에게 있어서 이러한 '가속역학'에 지배당하는 것은 극히 지당한 것이지요.
하지만 시공간에 대한 인간의 반응성/의식의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고,
'무의식'과 '원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들은 그러한 '가속역학'의 지배를 초월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생명과 정신 수십억년의 역사가 축적된 '원형'(대아적 삶)에 자신의 정신을 놓기 때문에
1년이던 백년의 세월이던, '찰나'이자 '영원'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뭐 아님 말구요.

(소아 - 대아 관련해서는 앞선 글 '세상에 나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에 언급했습니다.)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03.♡.106.18) 작성일

후후....뭐 여러 설이 있겠지요.

아이들의 내부 의식과 반응계는 속도가 빨라 외부 시간이 느리게 가고
늙은이들은 그 반대라는 이론도 있습니다.

본지풍광님과 둥글이님의 설은 알고는 있습니다........

긍정도 부인도 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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