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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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03.♡.106.18) 댓글 2건 조회 5,855회 작성일 07-10-04 01:21본문
10월 2일 화요일 오후 8시
마르코 소극장에서 벨기에 연극인 부르고 씨의 모노드라마 <돈 키호테>를 보았습니다.
불교 화두를 깨우친 인산 진인님, 스님 두 분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연극을 본 게 인생에서 한 두 번 손꼽는 문외한이라 대부분 소리와 몸짓을 엮어
관객의 상상에 의지하게 하는 공연을 이해하려고 애를 무척 썼지만 빛과 어둠의
공간에서 움직이는 부르고 씨는 나에게 만화경 속의 색종이 같았습니다.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연극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여
내 의식은 부르고 씨가 내 방의 벽 앞에 붙여 놓은 까만 점이 였을 뿐입니다.
단지 차이라고는 그 점이 이번에 밝은 조명 따라 운동을 좀 했다는 것이겠지요.
최근에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을 읽는 동안 내내 심기가 불편했고
20살 때 언뜩 들여다 본 <행복한 한스> 또는 <바보 한스>라 불리는 동화로
오랜 홍역을 앓아왔었고
오늘 또 난데없이 돈 키호테가 또 내 삶 속에 갑작스럽게 뛰어들었습니다.
내 의식의 연장 선상에서 이들은 모두 <일체유심조>의 변형 들 입니다.
돈 키호테, 책을 많이 읽고 사색을 한 끝에 이 세상의 문제가 기사 도의
결여에 있다고 깨달아 원정을 나선 이상적 로맨티스트였지요.
마르코 소극장에서 벨기에 연극인 부르고 씨의 모노드라마 <돈 키호테>를 보았습니다.
불교 화두를 깨우친 인산 진인님, 스님 두 분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연극을 본 게 인생에서 한 두 번 손꼽는 문외한이라 대부분 소리와 몸짓을 엮어
관객의 상상에 의지하게 하는 공연을 이해하려고 애를 무척 썼지만 빛과 어둠의
공간에서 움직이는 부르고 씨는 나에게 만화경 속의 색종이 같았습니다.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연극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여
내 의식은 부르고 씨가 내 방의 벽 앞에 붙여 놓은 까만 점이 였을 뿐입니다.
단지 차이라고는 그 점이 이번에 밝은 조명 따라 운동을 좀 했다는 것이겠지요.
최근에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을 읽는 동안 내내 심기가 불편했고
20살 때 언뜩 들여다 본 <행복한 한스> 또는 <바보 한스>라 불리는 동화로
오랜 홍역을 앓아왔었고
오늘 또 난데없이 돈 키호테가 또 내 삶 속에 갑작스럽게 뛰어들었습니다.
내 의식의 연장 선상에서 이들은 모두 <일체유심조>의 변형 들 입니다.
돈 키호테, 책을 많이 읽고 사색을 한 끝에 이 세상의 문제가 기사 도의
결여에 있다고 깨달아 원정을 나선 이상적 로맨티스트였지요.
그런 돈 키호테가 이 땅에는 道 키호테로 재 탄생하여 위의 문장에 몇 단어를
치환하면 도판이 나온다는 상상을 좀 했습니다.
물론 나 자신도 도 키호테였지요. 온갖 낭만적 꿈으로 무장하여 풍차 속으로
돌진도 하였고, 우둔하지만 현실에서 영악한 산초로 변신하여 모시는 주인 욕도
엄청 했구요. 그리고 나중엔 정신 이상자 친구 도 키호테를 구하고자
무던히 애를 쓴 페레스 신부도 되었습니다.
연극인 브루고 씨가 전혀 다른 성격의 돈 키호테와 산초역을 동시에 열연하며
꿈결같이 섬세한 시각 예술로 우리를 잠시 <있다고 믿어 주어냐 하는> 연극의
상상 세계로 이끌어 들이려고 무대에서 땀을 비오듯 흘렸습니다.
나는 객석에서 가만히 앉아 도 키호테 기사와 시종 산초와 페레스 신부가 이미
내 몸 속에서 오버랩 되는 그런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영원히 황당무계한 꿈을 꾸는 도 키호테.
여자와 음식과 지주되는 게 인생의 전부였던 착한 현실주의자 산초.
친구의 과대망상과 정신착란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로 잡아주고 싶었던 페레스 신부.
그 세 사람이 나의 내면 속에서 차례대로 나와 번갈아 가며 인생 연기를 했다고
하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한 사람인 '나'이겠지요.
돈 키호테는 결국 동화 속의 <바보 한스> 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일체유심조로
똘똘 뭉쳐 하나는 광인으로 도저히 차가운 현실과 모순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였고
다른 하나는 천치라 셈이 흐리멍텅하고 무한 낙천성의 기질이 있었기에 나중에는
<행복한 한스>로 되었지요.
그런데 왜 우리는 돈 키호테와 한스에게 그렇게 마음이 이끌리게 될까요.
우리 속에 있는 어떤 닮은 형질에 대한 동정심일까요. 아니면 <연금술사>처럼
꿈을 꾸는 아름다움 자체에 매료되기 때문일까요.
치환하면 도판이 나온다는 상상을 좀 했습니다.
물론 나 자신도 도 키호테였지요. 온갖 낭만적 꿈으로 무장하여 풍차 속으로
돌진도 하였고, 우둔하지만 현실에서 영악한 산초로 변신하여 모시는 주인 욕도
엄청 했구요. 그리고 나중엔 정신 이상자 친구 도 키호테를 구하고자
무던히 애를 쓴 페레스 신부도 되었습니다.
연극인 브루고 씨가 전혀 다른 성격의 돈 키호테와 산초역을 동시에 열연하며
꿈결같이 섬세한 시각 예술로 우리를 잠시 <있다고 믿어 주어냐 하는> 연극의
상상 세계로 이끌어 들이려고 무대에서 땀을 비오듯 흘렸습니다.
나는 객석에서 가만히 앉아 도 키호테 기사와 시종 산초와 페레스 신부가 이미
내 몸 속에서 오버랩 되는 그런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영원히 황당무계한 꿈을 꾸는 도 키호테.
여자와 음식과 지주되는 게 인생의 전부였던 착한 현실주의자 산초.
친구의 과대망상과 정신착란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로 잡아주고 싶었던 페레스 신부.
그 세 사람이 나의 내면 속에서 차례대로 나와 번갈아 가며 인생 연기를 했다고
하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한 사람인 '나'이겠지요.
돈 키호테는 결국 동화 속의 <바보 한스> 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일체유심조로
똘똘 뭉쳐 하나는 광인으로 도저히 차가운 현실과 모순을 그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였고
다른 하나는 천치라 셈이 흐리멍텅하고 무한 낙천성의 기질이 있었기에 나중에는
<행복한 한스>로 되었지요.
그런데 왜 우리는 돈 키호테와 한스에게 그렇게 마음이 이끌리게 될까요.
우리 속에 있는 어떤 닮은 형질에 대한 동정심일까요. 아니면 <연금술사>처럼
꿈을 꾸는 아름다움 자체에 매료되기 때문일까요.
아니죠. 우리가 영원히 돈 키호테와 한스와 연금술사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현실에 그런 사람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돈 키호테의 말로는 정신병원이고, 한스는 계속 사기를 당해
어디 지하철 역 바닥에서 폐인이 되었을 것이고, 연금술사에 나오는 남자는
여자 포주와 눈이 맞아 뚜쟁이 인생으로 마감 했을 것 같아요.
내가 너무 현실에 닳고 닳아 인생을 그 따위 식으로 보느냐고 말할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이 그런 계산을 나보다 더 영민하게 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없고, 그래서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나요?
[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룰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집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는 이 같이 말했습니다.
꿈, 사랑, 견성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그것을 간직한 동안 사람은 아름다울 것이고
일체유심조라는 마술을 부리는 순간 고통은 많이 완화될 것 입니다.
하지만 어리석고 충실하면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산초도
때로는 꿈의 성분이 집착과 착각으로 뭉쳐져 아픔을 줄 것을 알았던 페레스 신부도
함께 이 무대에 등장하도록 해 주세요.
그들이 없다면 도 키호테가 너무 외롭고 불쌍하잖아요.
현실에 그런 사람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돈 키호테의 말로는 정신병원이고, 한스는 계속 사기를 당해
어디 지하철 역 바닥에서 폐인이 되었을 것이고, 연금술사에 나오는 남자는
여자 포주와 눈이 맞아 뚜쟁이 인생으로 마감 했을 것 같아요.
내가 너무 현실에 닳고 닳아 인생을 그 따위 식으로 보느냐고 말할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이 그런 계산을 나보다 더 영민하게 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없고, 그래서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나요?
[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룰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집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는 이 같이 말했습니다.
꿈, 사랑, 견성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그것을 간직한 동안 사람은 아름다울 것이고
일체유심조라는 마술을 부리는 순간 고통은 많이 완화될 것 입니다.
하지만 어리석고 충실하면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산초도
때로는 꿈의 성분이 집착과 착각으로 뭉쳐져 아픔을 줄 것을 알았던 페레스 신부도
함께 이 무대에 등장하도록 해 주세요.
그들이 없다면 도 키호테가 너무 외롭고 불쌍하잖아요.
댓글목록
J(제이)님의 댓글
J(제이) 아이피 (121.♡.37.54) 작성일
道 키호테?! 참으로 재밋는 표현입니다.
도키호테들은 잘 몰라요? 그들의 편력
땜에 가족들이 얼마나 힘겨워하고 있는
가를?
용인 수지에 있을 때, 도반 중에 예순이 넘은
아지매 한 분이 자기 아파트로 우리를 초대하
지 않았겠습니까?
그 따님과 잠시 이야기나눌 기회가 있어서, 대
화를 좀 했는데, ......
어머니 예기를 하면서 치를 떨더군요!!
엄마는 평생 저러고 다니고 있다고?!
가족들이 먹는지 굶는지, 자식들이 필
요로 할 때는, 언제나 기도하러 가고 없고,
맨날 견성이니, 대각이니 하면서 이번엔
정말 끝났다 하면서, 수십년을 저러고 다
이고 있다고?......
그 아지매 모습이 바로 내모습이기도 했지요?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아야 하는데....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세상에 근심 번뇌 문 밖 가득 하여도
마음은 심산유곡 길을 걷고 있네.
/ 파트타님 도 키호테 씀.
제이님, 심산님 좋은 도담 나누어 주시어 흐뭇합니다.
좋은 하루 되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