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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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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냥 (59.♡.98.249) 댓글 4건 조회 4,858회 작성일 07-05-0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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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해삼이 먹고 싶었습니다.

바다향이 그득한 해삼을 통해 나 자신을 다독이고 싶었던 게지요.

소주한잔이 어이 하며 같이 바다 향을 맡고 싶어 합니다.

지난 금요일 인터넷으로 1kg를 시켰습니다.


오늘 도착했다는 택배 아저씨 전화 소리에 퇴근 시간만 하얀 눈으로 쳐다봅니다.

내 입보다 먼저 해삼을 나만큼 좋아하는 아들딸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도 좋아 하실 텐데 라는 생각은 한참이나 지난 후 나는 것입니다.

오늘이 그래도 어버이 날인데....

세상 자식들은 나를 포함하여 일정부분 윗사랑인 효도심이 아래 사랑을 넘질 못합니다.


내가 해삼을 보고 자식 먼저 생각나듯이 내 부모님도 그러 하였을 터인데 나는 잘

기억하지도 구태여 그러 하였음을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이러히 자식을 사랑으로 보듬어 안고 내가 못먹어도 아이들 먼저 먹을 것 챙긴다

하더라도 역시 내 자식도 나처럼 잘 알지 못할 것입니다.


부모님과 장모님에게 생화 카네이션을 택배로 보내 드렸습니다.

오늘에사 받으시고 장모님이 딸을 통해 나에게 고맙다는 전갈을 보냅니다.

천부당하신 말씀입니다.

내가 장모님으로 부터 받은 사랑을 그 표현치 아니하는 넘치는 은근한 사랑을

수십년 모른 채 하고 묵묵히 공으로 받아 왔는데 꽃 나부랭이와 용돈 조금이 어찌 그 내리 사랑을 감당이나 하겠습니까.


큰아이는 사내인지라 다사롭게 나에게 말을 잘 건네지 못합니다.

아래 늦은 저녁 나에게는 모자를 아내에게는 영양크림을 쑤욱 건네곤 사라집니다.

좋은 말로 속정이 있는 넘이지요. 평소엔 필요할 때 몇 마디만 하는 녀석입니다.

살아가는데 이 지루한 일상을 견뎌나가는데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바로 이런 부모 자식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머리가 시원하게 올라간지라 모자는 나를 십년정도 젊게 보일 것입니다.

아내는 그 영양크림으로 지인들에게 한마디 거들 건수가 생겼지요.

아이에게 어느 날 말 하였습니다.

애비인 내가 제일 행복한 일은 너가 잘되어 너 기분이 좋을 때이단다 라고...

너는 애비의 이 마음을 헤아리겠느냐 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말을 합니다.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부모인 나만큼 잘 알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난 일요일 딸아이의 남자친구 면회를 간다고 하여 애비인 내가 손수 그곳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니 아이가 손사레를 칩니다.

하지만 먼 곳이고 또한 제 친구가 좋아한다는 음식과 책이 한 보따리인데 그냥

보낼 수가 없어 임진강이 지척인 문산으로 향했습니다.

이등병 모자를 쓰고 뒤뚱거리며 오는 그 넘은 놀란 표정이 역력합니다.

허우적대며 들어가려는 그 녀석 호주머니에 용돈을 질러 주었습니다.

딸아이를 내가 사랑하니 그 친구도 역시 그러합니다.


딸아이가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곤 내 부모님도 저러히 나를 아꼈을 터인데

내가 잘 기억하지 못함이 어버이날을 맞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해삼과 몇 잔의 술로 하루 저녁을 푸근하고 아름답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아이들 먹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 마음이 환희심으로 바꾸어 질 것입니다.

충만하고 구족된 삶은 이러히 해삼 몇 점과 부모 자식간의 인위적인 사랑 챙기는 날로 인해 우리 가까이에서 우리를 위로 하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일상과 나른한 권태 속에서도 자식은 변함없는 보석입니다.

어머님 아버님은 북극성입니다.

댓글목록

하이트님의 댓글

하이트 아이피 (221.♡.32.137) 작성일

자리가 넓어 좋다.
아무 얘기나 해도 좋다.
그냥,저냥.
너 들어라 싫으면 말고.
난 그냥 내 맘대로 갈긴다.
하여간 내 말이 맞으니 어긋 나지; 말길 바란다.
여태 내 방식으로 살아 왔고 그게 여태 옳았느니라.
난 앞으로도 이러히 살 것이니
니들이 판단 하그라,이 하수들아;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2.♡.11.190) 작성일

부모님 날 사랑하심을 어찌 다 헤아리겠습니까? 그냥님 글을 읽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늙어가시는 우리 부모님, 부모님의 날 사랑하심, 일구월심 자식사랑........... 복받치는 그리움에 눈물을 훔칩니다.

최영훈님의 댓글

최영훈 아이피 (211.♡.81.132) 작성일

그냥님 제 마음도 님과 같나 봅니다. 저는 어머님이 홀로 계시는데 늘 안타까움 뿐입니다.  괜히 울적해 지는군요...

힘님의 댓글

아이피 (123.♡.173.193) 작성일

하이트 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런데, 간과하신 것이 있으십니다.

뿌린데로 거둬들인다. 는 만고불변의 진리 말입니다.

악을 심으면 악을 낳고,

사랑을 심으면 사랑을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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