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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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49.♡.41.6) 댓글 4건 조회 8,280회 작성일 19-01-20 20:44본문
자유게시판은 로그인 해야 글을 쓸수 있는줄 첨 알았다.아이디랑 비번이 갑자기 생각이 안나서 많이 당황했다.
참 좋다.혼자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서 글도 적고 멍때리는 시간도 많이 가질수 있어서 좋다.
쉬는날이나 만남이 없으면 거의 멍때리다가 잠드는 경우가 많다.잠이란건 참 신기하다.어떻게 그런현상이
일어나는지 참 신기하다.
멍때리다가 보면 최근에 명확하게 보이는건 기태선생님도 강의중에 요새 말씀하신게 점점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서툴지만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착각이 다르게 보이면서 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된다.
사실 멍때리다가 보면 몸 자체는 아무런 의지도 욕구도 보려는 마음,글 적으려는 마음,듣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게
너무나 명백하게 보였다.경이롭고 놀라운 사실이었다.
과거에 착각,무지,몸과의 동일시 떄문에 멍때리고 있으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들었을것 같다.
'난 왜이리 게으른가? 움직여라 제발...' 다짐하고 결심하고 계획하고...
사실 과거의 패턴이 거의 이런방식이 었다.
과거의 그런 패턴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고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몸 자체는 욕구나 게으름같은 감정을 느낄 능력이 없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이해.
섬세하게 관찰해보면 몸은 그냥 있고 욕구는 의식에서 일어나고 그걸 찰나의 순간 '내가 움직인다'라고 사고가
연결시키는게 보인다.그게 너무나 순식간이라서 사실 착각속에 사는게 당연한것 같기도 하다.
그런 패턴이 고요속에서 멍떄림속에서 감지가 되니 좋은건 과거의 실수가 이해가 되었다.
더 이상 몸을 '나'로 여겨 학대하고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는 이해,미안함,고마움
이제껏 함께 해준것에 대한 고마움도 든다.
그런 맥락에서 '몸을 자해'하는 사람을 보면 먼지 모를 그 착각,무지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미안하다 넌 아무런 욕구도 의지도 없는데 스스로가 착각해서 '널 게으르다,많이 먹는다,못생겼다
일을 못한다,실수하지 마라'하며 학대했다.미안함 마음이 들었다.
글을 적으면서도 울컥한다.
몸이 아주 오랜시간 움직이지 않아도 더 이상 비판하거나 움직이라고 요구하는 마음이 없었다.
몸이 게으른건 아니었다.내가 게으른것도 아니었다.
사실 게으름이란 관념,성실이란 관념도 '내가 몸을 움직인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관념으로 이해가 된다.
단지 몸은 그냥 있고 의식속에서 게으름이나 욕구가 일어났다 사라질뿐이다.
그런 이해속에서 더 이상 몸이 건강했으면 하는 바램도 없는듯 했다.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듯 했다.
이런 이해가 비현실적일수도 있고 익숙하지 않을수 있지만 그런 이해가 온다면
몸을 비판하거나 하는건 저절로 녹아내릴것이다.
스스로도 익숙하지 않아서 멍때리다가 그런 패턴을 보면서 좀 놀랐다.
글 적으러 오랜만에 게임방에 왔다.
사실 잠에서 깨고 이빨닦고 멍떄리다가 양말 한쪽을 신더니 몸이 안움직이고 멍때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화들짝 놀라면서 '아...밥먹으러 가려했지?'하며 나머지 양말 한쪽을 신었다.
그리곤 세탁기쪽을 보면서 멍때리다가 꽤 오랜뒤에 일어났다.
'고등어가 먹고싶다'란 욕구와 생각이 의식속에서 일어났고 사라졌다.
그것과 별개로 까먹고 삽겹살을 먹으러 가서 주문을 하고
이전엔 쪽팔려서 혼자 식당가면 괜시리 '혼자 왔다고 날 이상하게 보려나?'하며 스마트폰만
뚤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이상하게 그냥 앉아 있었다.사람이 정말 많았지만..
아주 아주 조용하게 여겨졌다.
'왜 스마트폰을 안보지?'하며 신기해 했다.
그리고 잠시 돈걱정을 조금 하더니 '저기요 여기 1인분 더주세요'라고 주문을 더 하고 능숙하게
고기를 굽고 밥을 먹었다.점점 의식에 대한 자각이 조금씩 더 깊어지는듯 했다.
마치 고요속에서 그 모든것이 그냥 일어나고 사라지는걸 재미있게 볼뿐이다.
그건 아주 편안하고 흥미롭다.
몸은 글을 적고 싶은 욕구가 없었지만 의식속에서 일어난 '글을 적고 싶은 욕구'에 따라 게임방에
왔다.그것에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듯 했다.그런 욕구가 일어났다고 해서 게임방에 올수도 있고
안올수도 있었다.
이런 이해가 몸에 대한 이해,감사로 전환되니 그 점이 참 좋다.
같은 인간으로써 자신의 몸에 대한 요구,학대에서
함께해서 고마운것으로 이해의 전환이 되면 참 좋지 않을까?싶다.
책상과 의자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게으르다'고 비판하는것처럼 좀 이상하다 ㅋㅋ
몸도 그냥 책상,의자 처럼 그냥 있을뿐이다.
몸은 무엇인가를 기억하거나 알 능력도 없어서
스스로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게으른지,꺠달았는지,부족한지.남자인지,여자인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주의를 기울여 보면 의식속에서 "깨달았다.부족하다,혼자다,남자다,여자다,몇살이다'
그런 생각이 들지 몸은 그런것과 무관하게 그냥 '있음'을 조금씩 볼수있다.
그 모든 규정속에서 그냥 있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않는 몸을 볼수있으면 참 좋겠다.
그 심원한 이해속에서 몸을 조금씩 사랑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독비님의 댓글
독비 아이피 (61.♡.222.179) 작성일
몸이란게 그렇구나. 내몸이라는 것도 당연 그렇겠고.
정만씨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좋네요.
자주 글이 올라오니까.^^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저도 좋네요. 글도 적고 해서요.적어 놓고 금방 까먹어서...
별로 흥미는 없었는데..토토님 이야기 처럼 추후에 같은
경험을 하는분께 안심을 드릴수 있지 않을까?생각이 들었어요...
괜찮다...모두가 떠나고 흥미도 잃고 기억력도
안좋아지고...스스로가 죽어가고 있다고 느껴도...
항상 질의응답을 검색해 가며 위안을 받으려 했기에..
몇년전에 절망,고통,암담,비참을 검색한 이후 잘 안하긴
하네요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 글보고 안심했던
기억이 나요 ㅋㅋㅋ
저처럼 잘생기고 헌신적인 경향이 내면에 있는 사람에게
이 글이 분명 도움이 될꺼에요...저야 적고나면 끝이라 ㅋㅋ
감사요 호복님 ㅋㅋㅋㅋ
토토님의 댓글의 댓글
토토 아이피 (59.♡.103.209) 작성일
잘하고 있음. ㅋㅋ
그대의 발자취가 저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고마워요.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반가워요 토토님 ~
산청공지는 매번 감탄하며 읽고 있어요
저번달 설모임 후기 안적은줄 몰랐는데..
리플보고 알았어요 ㅋㅋ
그 리플보고 머라도 적어볼까?
'적을께 없는데....'했지만 적다보니
'아...내가 이미 자명하게 알고 있구나'하며
최근 글은 적는 저도 참 좋았어요
도움되었다니 저도 기뻐요 ^^
무엇보다 토토님 리플덕에 최근엔 글을 적는
제 자신이 참 좋았어요 ㅋㅋ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