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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마음에 대한 존중 : 명상하다 미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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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0건 조회 6,224회 작성일 08-02-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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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중에 초현상, 초월, 신비, 감각의 혼란 등 많은 문제가 생기는 듯 하다.
어떤 사람은 유체이탈을 하고, 어떤 사람은 환상이나 환청에 사로 잡히고
또 일부는 영계를 넘나든다고 한다.
나도 아기우는 소리의 환청이나 맥동의 리듬에 빠져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어 본 적이 있다. 이런 초감각을 겪어보면 경이한 느낌에 도취되어
'내가 모르는 뭔가 있지 않는가'하는 신비적 경향에 압도 당한다.
사람들이 신비주의에 미치는 허다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듯 하다.
무척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도 이런 강렬한 정체불명의 직관적 맛을
보면 그 다음날 부터 신비주의자가 되어 전도사로 나선다.
명상의 초기 원형은 무당에게서 나왔다. 엑스터시에 빠져 몸이 경직되고
눈알이 돌아가고 입에 거품을 물기도 하고 깡총깡총 뛰기도 한다.
이상한 헛소리도 찌끌이고 그 말들 중에서 동시성이 작용하여
먼 곳에 일어나는 일을 알아맞추기도 하고 예언이 간혹 들어맞기도 한다.
무당은 달리 말하면 '자기'의 영혼을 송두리채 뭔가에게로 넘겨준 사람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귀령이나 접신이라고 하지만 21세기에 와서는 '무의식'에 압도
당했다고 말한다. 어쨌든 '자신'을 잊어 버린다.
이런 명상이 참 명상이 아니라고 자각한 사람은 석가인듯 하고
이것을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거부한 게 '禪 불교'이다.
선불교는 마음이 거대한 환상 체계란 것을 깊이 인식하였다.
따라서 무의식에 압도 당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것에 주목하지
말라고 스승이 회초리로 좀 때린다.
대부분 도판에서 쌜쭉 돈 사람들이 1단계 명상, 명상의 원형에서
삐긋한 자들이다. 그들은 무드라 춤을 추기도 하고, 빵상 아줌마 처럼
되기도 하고, 정신분열과 해리를 유체이탈이라고 자화자찬한다.
어떤 문파에서는 무당짓을 깨달음의 징표나 단계로 여겨 계급장도
주고 우리도 한 번 그 배를 타고 갑시다 하고 교주가 부추기기도 한다.
왜냐면 교주 자신도 무당이기 때문이다.
사실 불교 자체도 무의식의 정체나 내용을 잘 모른다. 잘 모르다 보니
그쪽도 이 방면에 책이 산더미 같지만 대부분 무협 소설이나 마찬가지이다.
암튼 간단하고 무난한게 '위빠사나' 명상이다. 단, 내공에 따라 그 수위가
천차만별이다. 화두선은 명확한 목표점에 엄청난 집중과 인내를 퍼부어야 하기에
왠만하면 권해 드리고 싶지 않다. 화끈한 익스트림 스포츠 체질이라면 맞을 것이다.
도판에서 헤까닥 한 사람이 일차적 명상 원형에서 자신을 송두리채 내어 주는
이유는 뭘까. 자기라는 끈을 놓칠 정도로 정신과 자아가 미숙하여
미로에서 돌아오는 '실'이 끊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명상을 하면
안된다. 저 나라로 가 버린다. 무의식이 그를 지배하여 원초적 본능이
그를 장악한다. 그는 사라지고 좀비만 남는다.
무간택하면 깨닫는다는 말은 재해석되어야 한다. 이것이 양변이나 선택의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2차적 명상에서 나온 자율적 원리이다.
어쨌든 명상은 무의식과 어떤 다리, 채널, 소통을 놓으려고 한다.
자신과 의식이 놓쳐 버린 또 다른 나의 실체와 접선하여 난수표를 주고받고
돌아와 공작을 하여 허상의 '나' 공화국을 허물고 새로운 '나'의 민주공화국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무간택하라는 말은 목표와 의도와 기법을 놓으라라는 뜻이다. 서툴게 표현
하자면 자동구술기계처럼 되려면(무의식과 연결되려면) 그것에 메달리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에 명상의 지극히 어려운 점이 있다.
'자신'을 놓쳐 버리면 무의식의 블랙홀로 빨려들어 그만 미쳐 버린다.
'자신'을 지나치게 잡고 있으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나아가지 못한다.
전자를 소극적 명상이라 하고 후자를 적극적 명상이라고 부른다.
나는 적극적 명상에 내력을 좀 더 쏟아 부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간택은 적극적 명상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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