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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서울 도덕경 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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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221.♡.67.7) 댓글 2건 조회 7,296회 작성일 15-10-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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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에 강의 시작인데 20분정도 늦게 도착했다.
늘 가는길인데 한번도 안가본것처럼 지하철 표시를 다시 보고
3번출구였나? 4번 출구였나? 고민하다가 겨우 도착하곤 했다.
어떻게 보면 불편하지만 어떻게 보면 모르는곳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참 좋다.
 
요가원에 들어가니 원장님의 머리스타일이 바뀐걸 이야기 하니
웃으시며 파마하셨다고 하셨다.머리스타일이 바뀌시니 이미지가
차분하게 보이셨는데 잘 노실것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ㅋㅋ
 
방에 들어가니 전에 나의 습관적 행동은 약간의 긴장감에 물을 한컵 들이키곤 했다.
 
방에 들어가니 13~15명 정도의 인원이 앉아서 이야기 하시는것 같았다.
기태 선생님이 알아보시고 반갑다고 맞아 주셨다.
살이 좀 빠진것 같아고 하셔서 운동하냐?물어보셨는데 힘들어서 살빠졌다고
대답했다. 아리랑님도 포옹으로 맞아주시고 익숙한 분위기 포근한 분위기에
두달만에 왔구나 생각이 들었다.
 
또 습관적으로 이리저리 누가 왔나?눈치를 보고 긴장이 약간 되었다.
 
그리곤 강의를 시작하였다.
세부적인것은 잘 기억나진 않지만 황벽어록의 완능록을 강의 하셨다.
생각보다 긴 문장이고 자세한 서술이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칠판에 '나는 누구인가?'하고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라고 적으셨던것 같다.
 
그리곤 흔하게 경험하는 보편적인 감정을 좋다/나쁘다는 분별말고 그냥
적으셨다.그리고 보면 오래 강의를 들었는데 보통 입에 담기 힘든 생각,감정들을
기태 선생님은 농담삼아 말하기도 하셨고 적을때도 그냥 적으셨던것 같다.
 
몸의 측면에서 견문각지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그런면을 말씀하셨고
마음의 측면에선 생각,느낌,감정을 칠판에 적고 이야기 하셨다.
인간경험의 안과 밖 몸과 마음의 측면 모두를 우리가 경험하고 알고 느끼고
하는걸 전부 이야기 하셨다.
 
칠판에 시기,질투,기쁨,편함,불편 등등 적었지만 모든 인간경험에서
하나만 빼고 '이건 아니야'라고 말씀하시진 않고 전부를 긍정하셨다.
스스로 듣기엔 그렇게 들렸다.
 
과거에 보리밥집에서 할때 내 가슴에 자주 와닿았던것이
'우리 '완전'에 대한 이해를 바꾸어보자'란 말씀을 자주 하셨었다.
다 빼고 하나가 아닌 '그 어떤것도 누락되지 않음'이라고 애틋하게 설명하셨던 기억이 난다.
 
요가원에 있는 하얀 스크린 같은 칠판에 그 어떤 감정도 누락되지 않고 세세히 적으셨다.
더 적자면 더 많지만 10개정도는 적으신것 같다.
요가원에 있는 칠판이 '아니 이런 감정을 나한데 적어?'하며 밀어낸다고 생각하니
그런 상상하니 좀 웃긴것 같다. ㅋㅋ
암튼 그 요가원의 칠판은 얌전히 적히는데로 가만히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격떨어진다고 부르르 떨면서 밀어내지 않았다 ㅋㅋㅋ
 
지금 경험하는것에 맞딱드림에 관하여 이전 만났던 오연옥씨 이야기도 하셨고
다른분들도 하신것같은데 오연옥씨 이야기만 좀 기억이 난다.
 
강의중에 하셨는지 강의 끝나고 대화시간에 하셨는지 몰라도 요가하고 기타를
배우시는게 참 좋다고 하셨다. 기타 잘 치는 친구 이야기 하시면서
이전엔 그 친구분이 정점,잘치는것에 목표로 생각하니 지금 배우는것은 정점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목표를 포기하니 지금 치는데 잘친다고 하셨다.
이전엔 강박적이었다면 지금은 편안하게 잘친다고 하셨다.
그게 좀 공감되고 인상깊었다.
 
듣다가 옛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이전에 친구가 기타 배운다고 즐겁게 이야기 하거나
어떤 친구는 랩을 배운다고 하고 어떤 친구는 헬스를 배운다고 할때마다 대학생인
나는 매우 조급해하며 뒤쳐지거나 그 친구들과 이야기 소재를 만들기 위해
먼가 쫓기듯이 배우곤 했던 기억이 났다. 그러다보니 시늉만 하다가 금세 지치고
이것 저것 많이 배웠었다.기타 2주,랩도 잠시 흥미를 붙이고 애미냄 따라하고
헬스과 스크린골프를 같이 병행해서 굳은 결심으로 일년 회원권을 끝고 한달나가고
말았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대부분 행동이 그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억지로 배우고
이야기 거리를 만들기 위한 동기였기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어쩔 수 없었지만 '기타'란 이야기에 과거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었다.
그 당시 내 솔직한 심정은 어떤것에도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게 들킬까바 정말 두려웠기에 무언가에 재미와 흥미를 가진 척 하곤 했었다.
 
그리곤 식사전에 질의응답식으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오신분이 부동산 영업하시면서 힘든 이야기를 하셨다.
기태선생님도 이전에 학습지 판매했던 이야기를 하셨고 거의 비슷한 모습을
이야기 하셨다.ㅋㅋ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셨다고 하셨는데 영업잘하시는분이
'지금 여기서 못하면 다른데서도 못한다'고 조언해 주셨는데..
그래서 그만안두셨다고 할줄 알았는데 그만 두셨다고 했다.ㅋㅋ
그리곤 대관령 목장에 박봉으로 중노동을 했다고 하셨는데
그건 정말 잘했다고 했다.ㅋㅋ
 
영업이야기 하실때 나도 공감되고 위안을 받았다.
25~30살까지 부동산영업에 뼈를 묻을 각오로 열심히 했었기에
전화할때 떨림이나 계약할때까지의 과정 결과에 대한 부담감
클레임처리등의 힘겨웠던 과거가 떠올라서 공감이 되었다.
그 나이 또래에서 꽤 능숙한 영업을 했었지만 대인공포인지 전화공포인지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어서 4년간 겨우겨우 했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법률쪽에 정말 재능이 있었기에 상담을 많이 받았고
기억력도 좋아서 법조문을 세세하게 기억하곤 답해주곤 했다.
듣다가 '그때 정말 조문 하나하나 다 기억했는데'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못하면 다른데서도 못한다'는 말은 나도 많이 들었는데 그것은
좀 너무 빡빡한것 같고(멋져보이지만) 여기서 못하면 다른데서 혹시 잘할지 누가 아나?
가 더 유연하고 가능성을 열어둔것 같다.
 
유머있게 기태 선생님 과거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도 같이 웃고 좋았다.
 
리나님도 직장생활하면서 힘든점,섭섭한점에 대해 질문하셨고
설아도 누군가에 대한 미움에 대해 이야기 했고
선생님은 각각에 맞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대부분 미움에 대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미움을 허용해주면서
진짜 사랑을 배운다고 말씀도 해주셨다.
 
이런저런 고민과 상담을 하고 식사시간이 되어서 식사를 하곤
다시 맥주를 사서 요가원에서 그냥 초촐하게 모여서 과자와 맥주를 먹었다.
태희님은 조금 늦게 참석하셔서 뒤늦게라도 늘 와주셔서 고마웠다.
 
들빛님도 먼길을 자주 와주셔서 검정색 떡,색깔입힌 떡을 갖다주셨는데
맛이 좋았다.내가 좀 많이 먹으니 문득님이 계속 접시쪽으로 떡을 나누어 주셨다.
참 고마웠다.ㅋㅋ
 
이전에 기태선생님이 단식하실때 들빛님이 찾아가신 이야기를 세세하게 서로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셨고 글에서는 그냥 '밑져야 본전,이름 바꾸어보자'이것만 나왔는데
이야기로 들으니 그때 느꼈던 감정,스토리 서로의 입장에서 본 다른 이해가 재미가 있었다.
버럭버럭을 많이 했구나.그때는 두분다 그리 친한사이가 아니란걸 이야기를 듣고 알수있었다.
그런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서 재미가 있었고 좋았다.
 
눈앞에 놓여진 바나나킥이 참 맛있었다. 그게 다 떨어지니 슬슬 시간을 자꾸 보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몸이 힘드니 좀 집에서 쉬다가 일 나가야 하는데...하며 자꾸 시계를 보곤 했다.
 
'그래 약간의 침묵에서 말을 꺼내는거야' 사실 그 다음부터는 언제 일어날지?고민한다고
잘 듣지 못했던것 같다.침묵에서 말을 꺼내려고 하면 입이 안떨어지고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고 7시부터 고민했는데 한 저녁 8시 15분정도?정확히는 몰라도 그 쯔음에 겨우
입이 떨어져서 일어날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건 마치 나라의 중대사를 발표할 정도로
나에겐 무겁게 느껴졌다. ㅋㅋ
 
헤어짐,이별,홀로됨,거부에 대한 어떤 두려움때문에 그토록 힘겨울수 밖에 없음을 이해할수있었다.
 
기태선생님에게 말하고 가니 알러뷰라고 마지막 인사를 재미있게 해주시고
아리랑님도 나와서 담달에 보자고 했다.
다른분들도 잘가라고 해주시고 좋았다.
 
몇년간 자주 들었는데 머리에서 날카롭게 가리고 택하던 마음이 지쳐서 인지 아주 쉽게 여겨겼다.
'여러분이 모든것입니다.'로 가슴에 와 닿았다.
 
가리고 택하는 마음이 내려지면 너무나 명백했고 쉽고 단순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쉽고 단순한거로 여겨진다.
 
먼가를 이루어야 하고 되어야 하고 하는게 아니라서
참 감사하고 안도감이 들고 좋다.
 
많이 지친 몸이 었지만 나름 오래 자리를 지킬수있어서 참 좋았다.
 
모두 고맙습니다.
 
 
 
 
 
 
 
 
 
 
 
 
 
 
 
 
 

댓글목록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23.♡.172.43) 작성일

댓글 1빠ㅋㅋㅋㅋ 목표를 제거하니 그냥 잘 친다...넘 공감되고 즐거운 말이네요ㅋ 아쉬워요..이번 설 모임가려고 휴무도 맞췄었는데, 이틀전 결혼식 참석해야 하는 친구에게 휴뮤를 바꿔주는 바람에..ㅜㅜ 아직 서울모임에 갈 때가 아니었나봐요. 글도 정만횽이랑 서울분들 뵙고싶은 바램이커서 많이 아쉬웠어요ㅜㅜ
언젠간 가겠죠 뭐ㅋㅋ

후기 잘 읽었슴다!^^ 사요나라~♡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7) 작성일

와룡(제갈량)과 봉추(방통)의 만남을 하늘이 아직 허락하시지 아니하셨구나!
아직 때가 아니었다보다.
아쉽더라~루시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벼가 무르익으면
고개를 숙이며 서로 만날수 있겠지.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란 말처럼 굴뚝에 연기가 나면
서로 만날수 있을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그날..
그때 만나자~루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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