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모든것을 비추는 거울

페이지 정보

작성자 디에이치 (220.♡.21.122) 댓글 2건 조회 8,226회 작성일 20-01-05 23:07

본문

요즘에는 정직성에 관심이 많아졌다.
분명히 내안...(안이라고 밖이라고도 할 수는 없지만)에는 내가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등등을 알아차리는 거울과도 같은게 있다.
이 투명한 거울은 나의 모든것을 비춘다.

이 거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어떻게 말과 행동을 거짓으로 하는지.. 잘난체를 하는지  합리화를 하는지 등등이 있는그대로 다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그 행위를 내가 어찌할 수는 없다. 그냥 보는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렇다고 그걸 계속 보는걸 하고 있으려니.. 답답해진다. 보는걸 또 내 의지로 하려고 해서인가보다.


뭐 아무튼 그 투명한 거울 자체로 있게 되면서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텅빈 상태같은걸 경험하는 횟수가 더 많아졌다.
감정과 느낌들이 잠깐 들어왔다가도 그 거울의 레이더망에 걸리면 금방 흩어져버리는 듯 했다.

내가 내감정과 느낌 생각들이 합리화하는걸 알아볼 수 있는 정직성 역시 이 거울에서 비롯된다.
그 정직성이 결국 공부(?)를 해나가는데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고
과거가 잘 생각이 나지 않고 미래도 잘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그 모든걸 비추는 거울 자체로 있기 때문에 사실상 미래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동시에 거의 사라지는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래든 과거든 아무튼 잘 생각이 나지 않게 되었다.


나와의 동일시가 옅어지면서 남이라는 실체 역시도 옅어진다.
그냥 거울과도 같은  바탕위에 나라는 모습으로 올라온 형상일뿐이고
남이라는 형상으로 올라온 것일뿐이 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누구를 만나던 그사람의 실체성이 많이 옅어지고 만났을때는 무언가 상호작용을 하는듯 하지만
헤어지고 나면 머릿속에 잘 떠오르지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정체성이 이 거울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좀 멍하게 있는시간이 증가한다.
항상 매순간이 그때뿐이기 때문에 과거가 잘 기억이 나지도 않고 기억을 떠올리려면 힘들었다.


가끔 이렇게 있으면 안될거 같은..다시 무언가 더 노력하고 시간을 알뜰하게 써서 무언가를 해야될거 같은
 압박감이라고 할까..그런게 생길때도 있지만
그냥 그 거울 속에서 금방 흩어져버리게 되고 또다시 멍해지고의 반복이다.



뭘 딱히 하고 싶은것도 없고 생각도 나지 않고 그냥 꼭 해야할 일..직장일이라든지 집안일들만 하는거 같다.
그 외 시간에는 그냥 멍하게 있거나 인터넷이나 검색하든지 노래를 듣던지 등등..
어찌보면 세상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바보처럼 된게 아닌가 한다.



요즘에 주식공부를 좀 해보려고 책을 읽고는 있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그렇게 잘 되지가 않는다.
미래에 돈을 많이 벌어서 안락하고 풍족하게 살고 싶다 뭐 그런생각이 많았지만
그런생각과의 동일시가 옅어지면서 지금 이순간말고는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미래는 뭐 어떻게 되겠지..하는 쪽이 더 큰거 같다.




근데 사람들한테 말할때는 무언가 내가 미래를 위해서 주식도 공부하고 재테크를 열심히 하고 착실하게 사는 어떤 남자인것처럼 보여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횡설수설 늘어놓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게 거짓임은 안다.
모든것을 비추는 거울은 내가 거짓말하는걸 귀신같이 찾아서 알려준다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그런 모습은 나랑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항상 빈둥빈둥 거리고 게으르고 멍하게 있고 잠깐 주식공부하는 척하고 남들한테 허세부리고 엄청 긴장했지만 긴장 안하는 척 하고
자랑하고 그런게 나랑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ㅋㅋㅋ



뭐 아무튼 그  거울과의 동일시가 강해지면서 묘한 기쁨과 안락감이 생기기도 한다.
매순간 아무것도 할게 없지만 가만히만 있어도 기쁨과 안락감이 올라오는 횟수가 잦아지고 자연스럽게 감사도 많이 찾아온다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49.♡.41.6) 작성일

고요하고 평화로운 새벽에 두희글을 바서 너무 좋다.
어떤 결론보단 스스로가 겪는 경험이 참 감동이고
공감되서 정말 좋음 ^^ 섬세하게 스스로를 보는 거울같은
글이라 편하게 잘 읽었음 ~~

디에이치님의 댓글의 댓글

디에이치 아이피 (118.♡.153.67) 작성일

감사합니다. 정만이형.. 형 댓글 읽으면서 무언가 섬세함 따뜻함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형님 글도 자주 읽는데 읽으면서 굉장히 깊고 고요하고 평화로움을 자주 느끼게 되는거 같아요..

Total 6,239건 28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564 여름가지 8967 17-12-11
5563 관리자 15145 17-12-10
5562 텅빈() 8487 17-12-07
5561 토토 7443 17-12-02
5560 말돌이 7157 17-11-24
5559 말돌이 7130 17-11-19
5558 관리자 11722 17-11-16
5557 말돌이 7227 17-11-15
5556 여름가지 8951 17-11-12
5555 관리자 15331 17-11-11
5554 토토 7285 17-11-04
5553 말돌이 6838 17-11-03
5552 아리랑 8228 17-10-28
5551 관리자 8595 17-10-24
5550 말돌이 6905 17-10-23
5549 말돌이 7077 17-10-20
5548 여름가지 8740 17-10-15
5547 관리자 22101 17-10-15
5546 토토 8352 17-10-09
5545 아리랑 8342 17-09-17
5544 바다海 8018 17-09-13
5543 바다海 7458 17-09-13
5542 here 8371 17-09-11
5541 here 7110 17-09-11
5540 여름가지 9297 17-09-11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8,425
어제
14,981
최대
18,354
전체
5,929,155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