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기도 그리고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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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211.♡.140.6) 댓글 2건 조회 8,869회 작성일 20-06-02 04:19본문
친동생이 파주로 이사와서 종종 가게에서 보게 되었다.
예전엔 좀 동생은 대기업이고 난 편의점이라서 불편한 느낌이 많았지만
그냥 반가웠다.허리가 좀 안좋아서 막 행동은 못했지만
동생이 귀엽고 대견해서 어깨를 자주 쓰담듬어 주었다.
나에게 무언갈 해준것보단 스스로 잘살아가는 모습에 참 고마웠다.
어릴때 같은 환경,부모님,억압에서 같이 자란 동료로써 형제로써 참 좋았다.
친동생인데 왠지 같은 어려움을 함께한 동료란 마음이 들었다.
억압이 강했기에 동생은 감정표현을 잘 못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움과 그래도 괜찮다는 이해가 공존했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감정표현을 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무뚝뚝한 말투로 '형 담배한대피자'라는 말속에는 사랑이 있음이
이해가 되었다.
이사한다고 고양이를 잠시만 임시보호 해달라고 했다.
내키진 않았지만 마지 못해 '알았다'고 했다.
내키지 않아서 '니가 알아서 다 하고 나중에 데려가라'고 했다.
약간 쌀쌀맞게 구니깐 '그것도 못해주나?'라고 동생이 말했다.
동료애는 동료애고 각자의 삶이 있으니 고양이 3마리가 방 한칸에서
뛰어놀거나 날 할 퀼수도 있으니 되도록 빨리 데려가라고 했다.
퇴근하고 방에 드가니 적막하고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새로운 친구들을 보려고 걸음을 재촉했는데
아무도 없어서 이상했다.
몰랐는데 고양이는 경계심이 강해서 낯선환경에선 숨는다고 했다.
다들 옷장에 숨어있었다.
고양이가 방안에 있는게 신기해서 숨어있는 고양이를 만지려고 하니
긴장하고 도망가고 점프하고 기겁했다.
난 좀 실망하고 포기하고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냥 하루만 이렇게 있다가 가라'하고 좀 신경을 껐다.
누워있으니 3마리가 조금씩 돌아다니고 내 몸위를 수색하고 냄새맡고
집주인이 바뀐것 마냥 돌아다녔다.
만지려고 하면 기겁해서 도망가고 누워서 핸드폰 하면 조심스레 쳐다보고
수색을 했다.멈칫 멈칫 했다.
도덕경에 나오는 도를 깨달은 사람의 모습처럼...
한걸음 걷고 수색하고 냄새맡고 한걸음 걷고 수색하고...멈칫 멈칫 조심조심
걸어다녔다.
누워 있다가 졸려서 자려는데 이대로 한번도 못만져보고 보낼수는 없으니
용기내서 머리 꼬리를 만졌다.꼬리 만지니 좀 싫어하길래 목만지니
가르릉 가르릉 거리며 좋아했다.
용기를 얻은 난 '그래...배를 만져보자...만져지면 우린 친구야'라고 생각해서
배를 만졌다.고양이가 '흠칫'하더니 캬옹!하면서 내 손을 살짝 물고
뒷발로 손을 밀어내고 차버렸다.
우린 서로 다른언어를 쓰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싫어''싫어'라고 이해가 되니 곱게 물어났다.
고양이의 나름 사랑으로 손을 살짝 깨물어주어서 참 고마웠다.
내 손을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기에 살짝 깨물어서 자신을 만지지 말라고
해주어서 참 고마웠다.
'음..강아지랑 토끼랑은 좀 다르네...'
'당연하지'생각이 들었다.
낯선 환경 ,처음보는 사람,터치에 놀라고 경계하고 밀어내는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나랑 같아서 동질감이 들었다.
낯선환경에서 첨부터 당당하게 너무나 편하게 생활하는것이 아닌
자연스레 경계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동생말로는 시간이 한달정도는 걸린다고 했다.
친동생이 데려가려고 왔을때는 주인을 알아보고 밥도 좀 잘 먹었고
내가 가면 도망갔다 ㅠㅠㅋㅋ
하루의 인연이었지만 고양이에 대해서 알수 있어서 참 좋았다.
고양이가 가고 청소를 좀 하고 '타바타 운동'좀 하고 밥을 챙겨 먹었다.
'멀 해먹지?'
간단한 배추 된장국을 끓이고 단백질 보충겸 계란후라이를 하였다.
방울토마토,요거트,김등으로 간단히 먹었다.
보통 습관적 식사는 '맥도날드 아니면 밥에 참치캔 김 정도 였다.
'조금씩 가지수를 늘려가야겠다'생각이 들었다.
일단 햄버거류는 한달정도 안 먹고 있는듯 했다.
내게 온 한가지 변화는...
겉으로 보면 핸드폰 중독,햄버거 중독으로 보였다.
늘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고 일주일에 3번이상은 햄버거를 먹곤 했다.
'난 핸드폰 없이 못살아''햄버거 없이 못살아'그런 말을 농담 삼아 하곤 했고
나도 그런줄 알았다.
어느날 가끔 핸드폰을 집에 놓고 오면 난 불안해하거나 하진 않고
그냥 없이 잘 살았다.음악도 자주 듣지만 음악 플레이어가 고장 나면
그냥 음악 안듣고도 잘 지냈다.
집착은 있는것 처럼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없는듯 보였다.
햄버거....자주 먹었지만 안먹어도 잘 살아가는듯 했다.
할수있는 요리가 닭도리탕,김치찌개,된장찌개,꽁치찜 국류는 몇번해보았는데
반찬류는 항상 사먹고 해본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한번 해볼까?'생각이 들었다.
검색해보니 시금치,오이소박이,진미채가 보였다.
사실 진미채랑 오이소박이는 좋아해서 시금치는 담에 하기로 하고 장을 보러갔다.
잘 잊어먹어서 입으로 중얼 중얼 거리면서 갔다.
'물엿,고추가루,고추장...진미채.....'
중얼 거리면서 빠뜨리지 않고 다사고 뿌듯해 했다.
걸어가면서 뿌듯하면서도 찜찜했다.
'머 빠뜨렸나?'아...오징어채를 안샀구나'
양념장은 다 사고 주재료인 오징어채를 안사고 하니
바보같았다.
오이소박이도 양념은 다 사고 오이를 다시 사러 돌아갔다.ㅋㅋ
양념장에 너무 신경쓰다보니 주재료를 깜빡했다.
돌아와서 진미채 레시피를 보니 참 쉬웠다.
'아...막상하니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금방 만들고 먹어보니 참 맛있어서 놀랬다.
'아니...어떻게 첨 만드는데 이렇게 맛있지?'하고 스스로가 놀랬다.
자신감을 얻고 오이소박이를 했는데 소금물에 2시간 오이 담가 놓고
양념장을 부추와 썩어서 칼집낸대로 집어넣는데...
'와..이건 생각보다 어렵네..'하고 낑낑 댔다.부추가 맘대로 안들어가고
칼집낸 오이가 부셔지던지 아니면 너무 좁아서 부추가 별로 안들어갔다.
양념장도 레시피대로 했는데 다 하고 먹어보니...
좀....오이따로 양념따로 놀았다...
그냥 오이...고추가루...느낌이었다.
'음...이건 좀 맛이 별루네...담에 다시 할땐 양념문제같으니
다른 레시피 바야겠다'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진 시금치나 나물류는 안해보았지만 시금치는 데치는 시간이
중요하니 그것만 신경쓰면 될것 같았다.왠지 별로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오랫동안 혼자 살았는데...내 인생이 앞으로 그럴수 있으니..
'스스로 자급자족 하려면...요리는 좀 배워두자'란 생각이 들었다.
'자급자족'이란 생각이 들면서 이미 알고있는 사실인듯 그런 이해가 들었다.
'자족이란것은 존재 그 자체를 말하는거 였구나'
싱크대를 정리하고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자족'이란것은 내 예상처럼 대단한것도 아니었고 육체적인 자립만을
이야기하는것은 아니었다.육체적 만족 불만족 여부와 본질적으론 무관했다.
'존재 그 자체가 자족'이라고 하더라도 육체적인 자족에는 기술이 필요하니
배워야할게 '요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후식으론 요거트와 아몬드를 먹었다.
예전엔 무조건 후식은 아이스크림이었는데...먹으라면 먹지만
잠시 안먹어 보는것도 괜찮은듯 했다.
'음... 삶이 명상이고 곧 기도구나'그런 이해가 들었다.
마치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걸...까먹고 잊었던것 같다.
이해가 사고나 개념으로 들진 않고..마치 이미 알고있는 사실을
까먹었다가...당연히 그런거처럼 이해가 되었다.
번뜩이는 '스침'도 아니고 '아는것'도 아니고...
그냥 항상 알고 있는 쉬운걸 왜몰랐지?하는 그런 아리송한?느낌이었다.
'일단 조금씩 반찬류를 하기로 했으니 반찬통을 조금 구입해야겠다'
먼가 자급자족하려는 마음이 막 설레였다.ㅋㅋ
설겆이를 하면서 어머니가 생각이 자꾸 났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랑 전혀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가끔 날 설득하려하지만
'그런점은 좀 싫지만...그 헌신은 정말 대단하구나..나한데도 그런면이 배워진것인지는
몰라도 참 감탄스러웟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으로 좀 과한 믿음으로 직장버리고 집도 팔고해서 싫은면도 있지만
매일 기도하고 성경보고 하는 그 헌신은 몇십년동안 계속 되었다.
'진짜 어떻게 몇십년을 새벽기도를 한번도 안빠지고 하시지..정말...'감탄스러웠다.
'난 기도를 거의 안하는데 난 살아가는게 기도인데...'
'이런말 하면 욕먹겠지?'생각에 웃음이 났다. ㅋㅋ
설겆이를 하면서 어머니 아버지의 '잘못된 믿음'밑에 있는 헌신에 동질감,감탄이 들었다.
그리고 어머니들은 참 대단하단 생각도 들었다.
일하고 집에서 반찬만들고 청소하는건 쉬운게 아니기에 정말 대단한듯 했다.
그 모든것은 '사랑''헌신'이 있기에 가능한듯 보였다.
의지와 다짐으로는 그렇게 수십년간 할수는 없는듯 보였다.
'아..배불러..'좀 걸어야지..
새벽에 나와서 걷는것은 참 좋았다.사람도 없고 적막함속에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야간 조명을 보면 정말 아름다웠다.꼭 한강의 야경이 아니라해도
야경 그 자체는 정말 아름다웠다.밤의 고요,적막함,시원한 공기,조명 절묘한 조화가
걷는것을 즐겁게 해주었다.
안하던것을 하려니 조금 몸은 힘들지만 의지와 다짐이 아닌..
먼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는걸 보면 왠지 계속 할듯하다.
마치 있는 그대로 자신을 만나는것을 다짐으로 하지 않았듯이...
*제목은 영화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따라 했음
일본영화인데 인상깊었던 대사
남:그랬구나,조제는 바다밑에서 살았구나
조제:그곳은 빛도,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불고
비도 안와,정적만 있을뿐이야.
남:외로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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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님의 댓글
토토 아이피 (59.♡.103.209) 작성일
'새벽에 나와서 걷는것은 참 좋았다..... 야경 그 자체는 정말 아름다웠다. 밤의 고요, 적막함, 시원한 공기, 조명, 절묘한 조화가.
걷는 것을 즐겁게 해주었다. "
어느 문학속 글귀 같아서, 서늘한 밤을 산책하는 그 기분이 저절로 들어서, 필사하듯 한자 한자 타이핑했습니다.
너무 좋은데요? ㅋㅋ
이렇게, 잘, 살고계시는군요? ㅎㅎ 코로나시대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글로 안부를 확인하니 좋네요 :)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49.♡.41.6) 작성일
홀로 걷는 밤의 고요와 그 조명은 정말 기막히게
멋져요 ^^ 가끔 기태선생님한데 '산청모임 토토님이
계신데....'하며 간접적으로 소식은 듣고 있어요
간접적 소식도 좋지만 이렇게 토토님의 살아있는 글을
보는건 정말 설레요.살아있는 생명력 있는글이라
참 감탄스러워요.
살아 숨쉬는 생명력 있는 글을 보는건 극히 드물어서
그런듯 해요.
보통의 경우 생명력=활력,활발함 의 '상'이 보편적이라
진짜 생명력을 알아보지 못해서 어쩔수없이
극히 드문듯 해요.
전 원래 글을 잘 썻지만 먼가 미세하게 변화하는구나
이해가 되요.전 지금도 절망감,암울한 감정을 종종
겪지만 머랄까? 다 괜찮다는 이해와 충분히 치루어
낼수있다는 믿음이랄까 확고 한듯 해요.
제 가슴이 열리고 제 자신이 사라져 갈수록
살아있는 토토님의 글을 좀 더 깊게 공명할수
있게 되니 저도 흥미롭네요.
길게 이야기 했지만 간단히
'정말 반가워요'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조금씩 홀로서는 토토님 글 보며 위안과 용기를
얻고 가요.전 밥먹고 좀 걷고 운동 좀 하려구요.
소식 전해줘서 고마워요 토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