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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열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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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21.♡.176.64) 댓글 5건 조회 4,957회 작성일 11-05-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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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의 운둔 생활을 마치고
방콕으로 돌아 왔다.
그것도 멋지게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흠흠
이제 혼자서도 비행기티켓 예약도 할줄 안다.
정중하게
간절한 눈빛으로
여행사 직원에게 말했다
노 스피크 잉글리쉬! 쏘~~~~~~~리
하면서 불쌍한 표정을 살짝 지어준다.
그랬더니
역시나..정중하게 달력을 가르키며 손짓 발짓으로
알려주며, 그래도 걱정스러운가
형광펜으로 밑줄 좍좍 그어주며, 알려 주었다.
기분이 날아갈듯 했다
내가 해냈구나..
무식한걸 드디어 표현 했구나
못알아 들은것을 대충 알아들은척 하니
매번 반복해서 물어야 하고
상대는 답답해 하고 그러다 지치고,
정중하게 무식하다 했더니
상대역시 정중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용기 백배
돈무앙 공항에 내려
택시기사에게 멋지게 말했다
카오산! 쌈센로드! 오케이?
아이 돈 노!
헉! 예상치 못한 대답에 나는 그냥 지도만 조물락 거리고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30여분 가다 보니 눈에 익은 도시가 나타났다
대충 감이 왔다
행선지에 다왔다는걸..
왓 차나쏭크람 이라고 지도를 가르키니
무뚝뚝한 기사는 아무말 안하고 ...내가슴은 타들어 갔다
그리고..그가 차를 세웠다..
헉..둘러보니..바로 그곳..왓차나쏭크람
내 혼자 택시를 타고 원하는 곳에 온 기쁨에
기사에게 팁도 줬다
무뚝뚝한 기사 그제야 씨익~~웃었다
신났다..이야..나도 했다
혼자서도 택시타고 비행기도 타고 ...
오랜만에 찾아온
부다뷰여행사 사장님은 나보고 두달 여행한 사람이
2년 여행한 사람 포스가 난다고 한다..ㅎㅎㅎ
그으럼..운둔 생활 1달이 이렇게 만들었지..
그렇게 용기를 얻은 나는
그 다음 부터 지도를 들고 택시를 타고
방콕 구경을 했다
태국음식이 도저히 안맞아 셀프를 고수 하던 나는
마지막 이란 단어에
태국음식 모두를 접수 하기 시작 했다.
원랭 이상한 태국음식을 인정하고 나니
이상함이 이상함이 아니고 정상 이었다
맛있었지는 않지만 기피하지는 않았다.
못가본 트래킹도 가고
저녁마다 맥주병을 들고 카오산 거리를 누벼 보기도 하고
더운 한낮에는 백화점 슈퍼에서 장기 투숙하는 여유도 보여주고
택시비를 비싸게 부르는 운전기사에게
안 타겠다고 인상쓰며 내 표현도 해보고
남은돈을 털어내는 의미로 맛사지를 매일 받기도 했다
입안에서 머뭇거리던
태국 인삿말도
이젠 애교섞인 그들의 말투를 흉내 내기 시작 했으며
길에서 눈인사로 스치는 서양인들에게 헬로우~~도
어색함 없이 한다.
방콕에 처음 도착 했을때와
두달뒤에
떠날때의 나의 모습은..
내가 생각 해도 미스테리다.
혹독한 운둔생활 뒤에
얻어진 알수 없는 힘! 그것!
그것은 포기 였다.
기존에 나를 포기 하고
그냥 닥치는 대로 사는 막가파 정신이었다.
인정 하는것 이었다.
모른다는것.
그것은 감출거나 부끄러워 할것이 아니라
인정하면..용기가 생긴다..
도움의 천사들이 여기 저기서 나타난다!
아...행복한 무식함이여~~!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와~긴글 다읽었습니다..읽으면서 저도 사람들에게 말을 잘 못거는상황에는 공감이되고 약간 용기에 기뻐하는

모습에 너무 공감되요~재미있었습니다..제가 아는 형이 여행다니면서 사진찍으면서 방갈로 방갈로

하는데 저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요~바다해님 글 무척 재미있어요~감사합니다..^^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아이고 조용한 여자는 무슨, 숨차다 한꺼번에 다 읽으려니!  참 재미나구나.. 좋아요 좋아요, 부럽부러버^^

활기찬 여자, 생명감넘치는 여자, 홀딱 벗은 여자? !!!^^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잘 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여행을 하셨군요, 관광이 아닌. 축하드립니다. ^^

산하님의 댓글

산하 아이피 (211.♡.81.22) 작성일

아~  부럽당!  나도 언제 저렇게 옷 다 벗어버리고 여행해보나!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이어지는 글이 더 있을까 싶어서 기다리다가
이제서 댓글을 답니다. ^^

여행, 정말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
저도 여행을 좋아하고 온갖 곳을 다녀오고했지만,
늘 업무와, 동료와, 지인과, 가족과........함께 였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못해봤습니다.

바다해님 여행기를 읽으니
나 자신과 단 둘이서만 떠나는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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