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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2 중 김윤아- 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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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리1 (59.♡.69.208) 댓글 3건 조회 18,187회 작성일 18-04-2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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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media.daum.net/entertain/tv/621726/video/384904445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 곳이 있을까.

 

가난한 나의 영혼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 있네.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정답이 없는 질문들

 

나를 채워줄 그 무엇이 있을까.

 

이유도 없는 외로움, 살아 있다는 괴로움,

 

나를 안아줄 사람이 있을까.

 

목마른 가슴 위로 태양은 타오르네.

 

내게도 날개가 있어, 날아갈 수 있을까?

 

별이 내리는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바보처럼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서 있네.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바람 부는 세상에 나 홀로 서있네.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

 

 

어제 밤,

비긴 어게인을 보다가 벌떡 일어나 슬리퍼 끌고 마트에 술을 사러 갔다.

금요일 저녁이고, 그리고  5만년 만에 나를 본방으로 이끄는

이쁘고 이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누나가 곧 시작될 터이고...

 

 

남편은 금욜 저녁마다 부산에 기타레슨 받으러 가기 때문에 금욜 저녁,

나는 거의 혼자다. 불만은 없다. 아니, 더 좋다.

 

전투 같은 한 주를 마감하고 혼자 술을 마시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끔 그리운 사람들에게 카톡질 하면서 실없는 농도 주고받고.

 

 

불과 몇 시간 전에만 해도 매일을 이렇게 전투같은 날들을 살 수는 없다,

(제가 엄살이 좀 쎕니다)

오늘을 꼭 죽고 말리라!, 했던 나의 결심이 무색하도록 나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푹 젖은 눈으로 그림 같은 리스본의 카스카이스 골목에서의 라이브 공연을 보는데

예쁜 윤아 님과 아름다운 곡, 텅 빈 듯한 노랫말,

 

...

 

 

그런데 언젠가부터 느껴지는, 도덕경 류를 읽었던  부작용이 슬슬 일어나기 시작한다.

 

뭐야, 저 노래? 가사가 정말 텅 빈 폐허 같잖아.

(물론 나의 급취향이다, 밧뜨!,)

 

도덕경 관점에서 보면 윤아도 저기 산청에 좀 와야겠는 걸...


 

 

 

글 좀 읽는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페르난도 페소아의 불안의 서

 

개인적으론 배수아 번역의 불안의 서가 내 취향에 훨씬 맞았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많이 인용되었던 문장도 불안의 서에 나오는 구절들이던데.

 

운명이 나에게 준 것은 단 두 가지뿐이다. 몇 권의 회계장부와 꿈꾸는 능력

 

나는 나 자신과 자신 아닌 것 사이의 공간이다.

내가 꿈꾸는 것과 삶이 나로 형성해놓은 것 사이의 공간이다.

아무것도 아닌 사물 사이의 관념적이고 육체적인 평균값이다.”

 

혹은 한바닥 가득 채우는 허무한 문장들...

 

 

위에 김윤아의 샤이닝, 그리고 페소아의 문장들이 도대체 어떤 훌륭한 예술을 지금 하고 있다는 말인지.

 

황폐하고 적막하고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괴로움 등.

물론 아름답다.


 

나는 예술이 뭔지를 정말 모르겠다. 나는 누구보다도 예술을 사랑하지만,

 

그 예술을 읽고 느끼고 보고 있노라면 다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지금은 훨씬 덜 하지만 그래도 매번 강렬하게 느낀다.

 

예술은 삶의 고통을 승화하도록 기능하는 작용이 분명 있어야하는데

예술 때문에 사람이 적요하고 헛헛해지면 그 예술,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나는,

진짜 예술을  여기 게시판에서 드물지 않게 느낀다.

 

잘은 모르지만사회적 신분도 덜 한 어떤 사람들의

치열하게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그러다가 급기야는 어떤 상태에 도달한 것같은 느낌!

그러한 과정()을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도움이 되는 어떤 것,

나에게는 그것이 예술이다.

 

 

여기엔 분명 이곳에서만 통하는 문법과 코드가 있다.

나는 그것을 느낀다.

그래서 내가 이러한 말을 해도 절대 무리하게 생각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들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작가의 글이라면

그건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

그래서 내 선에서 인정 불가.



나는 아무리 사회적 명성이 있다한들,

 내 기호(기타 등등)에 맞지 않으면

정말 후지게 느껴지더라.


=>요렇게 말하면 나를 두고 '꼴값한다!'

이럴거라는 거 안다.

그래서 그런 말은 아무곳에서는 안 한다.

서로 살고 있는 별이 다르니...


 하지만 간혹 친구들끼리 술자리에선 이런 훌륭한 말씀은 한번씩 때린다.

 

"멋지고 근사한 것은 내가 정한다.

쟤, 후져."


입 좀 풀 줄 알고 유명한 애들, 막 깐다.

(ex: 유시민..)


 

 암튼,  

나는 읽고 쓰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읽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날로 더 욕구가 강해져 가는데,

쓰는 것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다.

나이가 들어 내 감각이 희미해지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상관없다. 그러면 그런대로 그렇게 살아가면 될 테니까.


다만 빨리 늙고 싶다. 지금은 항상 시간에 쫒겨 사니깐

시간적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나이듦에 대한 환상이 있다.


지금, 여기를 알아차려야하는데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뭐, 모른다고 그다지 애가 닯지도 않다.

알게 되면 알아지겠지 뭐.

  

  

주말은 거의 일을 잘 안 하는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물론 감사하다.

 

자존감은 성실한 일상과 통장잔고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다짐하면서.

(아, 난 여전히 통장잔고가 중요한 사람이라.ㅜㅜ)

 

 

 

 

 

 

 

 


댓글목록

정리1님의 댓글

정리1 아이피 (59.♡.69.208) 작성일

내가 윗글을 쓴 이유는, 오래도록 생각해온 사안이였습니다.

 gloody sunday는 극도의 우울한 음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노래이지만,
이 곡을 만든 사람은 자살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 그의 연인도 자살을 했죠.
그리고는 이 곡이 발표된 곳에서는 이 곡을 듣고 자살한 사람들이 연달아 일어납니다.

소녀시절, 나와 동연배인 많은 사람들은 '전혜린'에게 영향을  받았을 듯해요.
어쩌면 평생 나의 우울의 근간에는 아직도 전혜린의 그림자가 남아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을 읽다가, 노래를 듣다가, 혹은 영화를 보다가
그림을 보다가...,


고흐는  귀를 자르고

"쟝 아제베도, 나를 구원해줘"라며 죽어간
전혜린도 있습니다.

이 우울한 천재들이 만약 도덕경을 읽었더라면,
라마나 마하리쉬를 읽었더라면

그래도 여전히 우울하게 죽어갔을까,하는 의문이 나에게 항상 있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이 비슷한 질문을 김기태 선생님께 한번 드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의문들이 김윤아를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 보았는데
글이 좀 썰렁했나보네요.ㅋ
(김윤아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우인 듯합니다.
자신의 삶과 예술을 모범적으로 조화를 잘 이루어 내고 있더군요.
자신의 삶에 책임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이지 매력적입니다.)

언젠가부터는 누구의 관심을 받겠다는  욕구가 현저히 줄어들더군요.
그리고 타인의 삶에도 정말 관심이 엷어져만 가는 것을 느낍니다.

다만,가끔씩 도덕경에 들어와 글을 읽다가

한번 씩 오지랖이 넓어질려고 할 때가 있어요.

내가 경험한 것들과 같을 때 반가워서,
혹은
나도 저렇게 해 봤는데..저런 건 좀 아니던데...

라는 마음으로 살짝 거들고 싶었는데

그러나, 내 오지랖은  부작용만 남기네요.ㅜㅜ

결론은, 타인의 관심을 벌기 위해서 무리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데
(안 할려고 하는데..)
이런저런 오해가 있었나 보네요.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182.♡.122.141) 작성일

정리님 글을 잔잔하게 잘쓰시네요 편하게 읽었어요
요샌 넘 어려운글보다 이런글들이 편하게 다가와요

천재들이 대체로 그런가바요 성경에 솔로몬도 허무함에
대해서 이야기 했던것 같은데...

제 경험상 인간은 공통적으로 우울,허무등을 공유하고
있는듯한데 마음의 구조도 늘 시간의 한계에 사로잡혀서
무언갈 이루어도 금세 허무해지는듯 하네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 자신을 만나다보니 '허무'에 대한 세밀한 이해가 들었어요
그럴수밖에 없는 마음구조 습관을 가지고 있구나 하고요

그들도 '허무''우울'에 대한 깊은이해 인간으로써 어쩔수없이
가지된 한계란 시각의 전환 감싸주려는 마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글을 보며 들었어요

그런 힘든 감정을 우리 인간 모두 함께 짊어지고 나름
노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큰 위안이 되요
그런 이해가 삶을 지탱해주는 힘인듯 해요.

글 잘 읽었어요 정리님 ~!

오응준님의 댓글

오응준 아이피 (180.♡.207.239) 작성일

너무 아름다운 노래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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