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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보 (211.♡.244.110) 댓글 4건 조회 7,340회 작성일 06-07-09 13:16

본문

1037836959.jpg
<노인과 여인>

푸에르토리코의 국립미술관에는
검은 수의를 입은 노인이 젊은 여자의 젖을 빠는
'노인과 여인' 이라는 그림 한 작품이 걸려 있다.
방문객들은 노인과 젊은 여자의 부자유스러운
애정행각을 그린 이 작품에 불쾌한 감정을 표출한다.
이런 싸구려 그림이 어떻게 국립미술관의 벽면을
장식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미술관의 입구에...

딸 같은 여자와 놀아나는 노인의 부도덕을 통렬히 꾸짖는다.
의아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검은 수의를 입은 주책스런 노인과 이성을 잃은 젊은 여성은
가장 부도덕한 인간의 한 유형으로 비쳐지고 있다.

작가는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 불륜의 현장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일까?
.
.
.
이 그림은 정말 3류 포르노인가?

검은 수의를 입은 노인은 분명히 젊은 여인의 아버지다.
커다란 젖가슴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있는 여인은 노인의 딸이다.
이 노인은 푸에르토리코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였다.
독재정권은 노인을 체포 해 감옥에 넣고 가장 잔인한 형벌을 내렸다.
'음식물 투입 금지'

노인은 감옥에서 서서히 굶어 죽어갔다.
딸은 해산한 지 며칠 지나서 무거운 몸으로 감옥을 찾았다.
아버지의 임종을 보기 위해서였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눈에 핏발이 섰다
마지막 숨을 헐떡이는 아버지 앞에서 무엇이 부끄러운가.
여인은 아버지를 위해 가슴을 풀었다.
그리고 불은 젖을 아버지의 입에 물렸다.
노인과 여인은 부녀간의 사랑과 헌신과 애국심이 담긴 숭고한 작품이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이 그림을 민족혼이 담긴 '최고의 예술품'으로 자랑하고 있다.
동일한 그림을 놓고 사람들은'포르노'라고 비하도 하고 '성화'라고 격찬도 한다.
노인과 여인에 깃든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그림 속에 담긴 본질을 알고 나면 눈물을 글썽이며 명화를 감상한다.

사람들은 가끔 본질을 파악하지도 않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우를 범한다.
본질을 알면 시각이 달라진다.
교만과 아집 그리고 편견을 버려야만 세상이 보인다......

----------------------------------------------------------------------------------
지난달 회사웍샵에 초청된 강사의 소개로 이 그림을 감상하게 되었다.
이 그림을 배경지식없이 처음 보았을 때
이거 무슨 그림이 이 따위 그림이 다 있는가? 하고 생각했다.
포르노도 아니고, 변태를 상징하는 것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러나 그것은 나의 무지와 편견에서 기인된 것이었다.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는
가슴이 찡한 것이 눈가에 이슬이 맺쳐서 시야가 흐려졌다.

댓글목록

무진님의 댓글

무진 아이피 (58.♡.113.214) 작성일

초라한 몰골을 한 노인이 젊은 여인의
풍만한 가슴을 빠는 것이 추악한 것입니까?

(만일 늙었지만, 잘 생기고, 잘 차려입은 노인이라면
어땠을까요?)

그런데, 그 배경을 알게 되고,
'사건의 본질'을 알게 되자,
감동적인 그림이 되었습니까?

정말, 그렇습니까?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211.♡.244.110) 작성일

추악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님의 가정을 들이대더라도 배경을 알지 못한 상태이면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건의 본질을 알게되면 감동적인 그림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그 그림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고 그림을 미술관의 벽면에 걸어둔 프에리토리코 국민들의 뜻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그림에 담긴 이야기는 참으로 감동적이었고, 적어도 제게 있어서는 그것만은 정말 그렇습니다.

뻐꾹님의 댓글

뻐꾹 아이피 (218.♡.95.206) 작성일

솔직히말해 이거 두번더보면 백번은본듯...

이디아님의 댓글

이디아 아이피 (221.♡.96.202) 작성일

님은  분별과    상상까지    아주  잘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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