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와 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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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211.♡.183.35) 댓글 0건 조회 6,709회 작성일 06-08-06 00:12본문
옛적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에 있었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어느 날 석가모니 부처님이 탁발(托鉢)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얼마 걷지 않아 제법 큰 대문을 가진 어느 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여느 때처럼 그 대문 앞에 서서 경문(經文)을 외우며 탁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잠시를 그럭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큰 대문이 활짝 젖히며 열리더니, 주인인 듯한 남자가 험상궂은 얼굴로 나타나서는 대번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향하여 삿대질을 해대며 하는 말이,
이보시오, 수행자 양반!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나는 내 입에 밥 한 술을 떠넣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아침 일찍 일어나 뙤약볕과 비와 바람을 마다 않고 허리가 부러지도록 일하는데, 당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서 그저 돌아다니며 밥이나 빌어먹으니,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오! 그러고서도 부끄럽지도 않소?
너무 갑작스럽고도 느닷없는 일을 당한 부처님은 잠시 어안이 벙벙한 듯 가만히 서있다가, 이윽고 그 사람을 향하여 조용히 말합니다.
저도 일합니다…….
아, 부처님의 그 말씀, 갑작스런 고함소리에 놀라 아마 눈이 동그래진 채 말씀하셨을 법한 그 말씀,
나도 일한다…….
그런데 제게는 그 말씀이 왜 그리도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던지요!
그런데 제게는 그 말씀이 왜 그리도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던지요!
둥글이님.
가만히 님의 눈 앞에 한 손을 펴보십시오.
손을 펴보면 각각의 모양과 길이가 다른 다섯 개의 손가락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어느 손가락에다가 '기준'을 삼을까요?
가만히 님의 눈 앞에 한 손을 펴보십시오.
손을 펴보면 각각의 모양과 길이가 다른 다섯 개의 손가락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어느 손가락에다가 '기준'을 삼을까요?
만약 가운뎃손가락에다가 '기준'을 삼으면 그는 끊임없이 다른 손가락들을 향하여 외칠 것입니다.
쓸모 없는 것들! 특히 너, 엄지! 그렇게 짧고 또 움푹진 곳에서 도대체 무얼 하겠다는 거야! 더구나 마디도 두 개밖에 없는 것이! 또 너, 새끼손가락은 그렇게 약해빠져 가지고 어디에다 써먹겠니?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야! 적어도 나처럼은 길어야 멀리 보고 또 그런 만큼 지혜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어?
쓸모 없는 것들! 특히 너, 엄지! 그렇게 짧고 또 움푹진 곳에서 도대체 무얼 하겠다는 거야! 더구나 마디도 두 개밖에 없는 것이! 또 너, 새끼손가락은 그렇게 약해빠져 가지고 어디에다 써먹겠니?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야! 적어도 나처럼은 길어야 멀리 보고 또 그런 만큼 지혜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어?
그런데 이번엔 엄지손가락에 '기준'을 두면 그는 또 대번에 얼굴을 쳐들면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인생은 짧고 굵고 가는 거야! 저렇게 삐쭉 길다고만 해서 되는 일이 뭐겠어! 더구나 무슨 일을 하건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만큼 쓸모 있는 존재도 없지, 없어!
또 검지손가락에 '기준'을 두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에 천하가 없어도 내가 없으면 안돼! 왜냐하면, 내가 있어야 무언가를 가리킬 수가 있지! '목표' 없는 인생이 인생이겠어? 괜히 시끄럽게 떠들지들 말라구......!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어느 손가락도 서로를 비교하지 않으면서 다만 온전한 하나의 '손'으로서 존재하고 또 작용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아, 나도 일한다......
고맙습니다.
님과 같은 사람들로 인해서도 분명 세상은 그만큼 더 아름다워지고 또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님의 행보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님의 행보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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