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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음의 '언어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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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221.♡.96.159) 댓글 6건 조회 5,748회 작성일 06-09-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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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현인들은 존재의 문제를 탐구하는 중에 주로 ‘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지점에서 깨달음을 얻고 이 깨달음을 주위에 설파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현인들이 ‘내가 없다’는 식의 자각에 이른 것은 - 보고, 듣고, 느끼는 현상만이 ‘현시간적’으로 인간의 의식을 지배할 뿐 그러한 보고, 듣고, 느끼는 주체로서의 ‘나’가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방식대로의 실체적으로 인식되고 고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음의 통찰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자기 없음’을 자각한 이들은 ‘자아’를 중심으로 집중되던 세상의 관계를 해방시킴으로 인해서 더욱 역동적으로 세상과 관계 맺을 수 있게 된다.

즉 세계와의 막힘을 일으키던 (자아에 의해 촉발되는)‘아집’이 해소되면서 세계의 일부이자 전체로서의 소통의 길을 뚫은 것이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를 오해하여 ‘내가 없다’는 말의 의미를 ‘회의’와 ‘허무’의 선상에서 이해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말의 함정에 빠져 ‘나의 없음’을 ‘무’와 동일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아무 생각도 없이’ ‘아무것도 않고’ 살아가는 것을 ‘최선의 것’으로 여긴다.


진리를 찾고자 나서던 많은 이들이 동양의 현인들이 설파하는 바 대로의 ‘나가 없음’을 떠벌리는 성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말 뿐이고 현인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해와 행동을 동반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은 극단적인 관념론과 유아론에 빠져서 ‘나’라는 아집 속에 매몰되어 있는 특성을 보인다. 다만 보통의 아집에 빠져 있는 사람과 다른 점은 ‘나는 아집을 벗어났다’고 스스로 믿고 있고, 외치고 있을 따름이다. 종교적인 집착 수준으로...


이들은 진실로 ‘자기 없음’을 발견한 이들이 이기심을 초월해서 세상의 역동적인 흐름 속에 스스로를 내던졌던 현실을 이해할 수 없으며, 존재하지도 않는 ‘자기 자신’을 버리려고 하는데 필요 없는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다.

이는 극단적인 아집에 매몰된 결과이다. 이들이 자기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해서(명목상 자기 자신을 버려야 세상이 올바르게 보인다는 논리이지만, 이러한 집착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통해있다.) 세상과 역동적으로 관계할 수 없음은 당연한 것이다. 폐쇄된 자아를 가진 이들에게 세계와의 관계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예수와 석가와 공자와 원효가 ‘자기 없음’을 발견한 후에 비로소 세상과 그렇게 역동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기를 버리는 순간 세계의 흐름을 막고 있던 그 벽이 무너지면서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 없음’은 현상적으로는 정 반대의 ‘주체적 자아를 세계와 일치 시키는 노력’과도 동의어이다.



댓글목록

몽둥이님의 댓글

몽둥이 아이피 (61.♡.21.167) 작성일

왜  벌써오셨쑤 ?

메주님의 댓글

메주 아이피 (125.♡.61.141) 작성일

동글님, 반갑습니다.
전국유랑켐페인으로 몸 상할까 염려 됩니다.
건강을 챙기시길...    *^)^*

지금여기님의 댓글

지금여기 아이피 (61.♡.77.8) 작성일

둥글이님의 메일 받으니까 기분 좋았어요!!
둥글이님 몸건강하시고 이루고자 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고 돌아오세요!!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211.♡.244.119) 작성일

둥글이님 건강하게 켐페인은 잘 다녀오셨는지요? 풍성한 결실의 가을들판도 보며 좋은 결실을 가져오셨으리라 믿습니다.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자주 뵙지요. 이렇게.....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21.♡.96.143) 작성일

군청소재지 인터넷 가능한 곳에서 종종 인사 올립도록 하죠. ^^

자유님의 댓글

자유 아이피 (150.♡.136.46) 작성일

여전하시네요....ㅎㅎ

서울로 가는 길이 오직 한 길이 아니듯이
자기 없음으로 가는 길 역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수 만큼이나 많지 않을까요?

때론 또랑도 만나고,, 웅덩이도 만나고,,,
강도 만나고,,, 바다도 만나고...

잠시 배 고파서 서리도 해보고,,
맘에 드는 친구 만나.. 잠시 쉬어 가기도 하고..

때론 인터넷도 하고...

그리 가다 보면 자기 없음에 그 들도 도달하지 않을까요?

폐쇄된 자아 속에서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오히려 연민의 마음으로 감싸 안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들이 가는 길 또한
님께서 가시는 길 만큼이나 험하고 힘들지 않을까
잠시 생각에 젖어 봅니다.

날씨가 쌀쌀해 지는데 몸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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