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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벽수행이 능사는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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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58.♡.138.174) 댓글 3건 조회 5,605회 작성일 09-01-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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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벽수행 : 나를 찾고자 세상의 문제를 뒷전으로 하는 말의 비유적 표현


흔히들 견성하고자 하는 이들이
[외부세계(환경, 세계, 타인)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를 찾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할 때의 이 '(찾고자하는) 나'라는 것은 각각의 '개인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는 개인의 '육체'와 '인성'까지를 초월하여(혹은 포괄하는) 존재하는 '근원적인 나'를 말함이다.

이러한 '나'는 사적인 삶의 장에 얽매이지 않고 보편 타당한 존재의 지반에 놓여져 있기에 '나'와 '너'를 구분할 필요조차가 없다. 이러한 ‘나’를 찾았다면 올바른 '견성'이라 할만하다.

문제는 [외부세계(환경, 세계, 타인)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를 찾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말 자체가 벌써 자타를 구분한다는 것 자체로, 전혀 견성하지 못한 상태를 말함이고, 대부분의 이들에게는 견성의 기회를 오히려 멀게 함에도, 그 '관념적 편의성' 때문에 많은 이들이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이 유행처럼 번진 것은 해악적이다.
외부세계에 대한 책임은 책임대로 행하면서 견성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될 일을 왜? ‘나’와 ‘너’를 구분하고서 마치 ‘외부세계의 책임을 다하는 것은 나를 찾는데 방해가 된다’는 식의 도식을 만들어 낸 것인가? 이는 명증한 정신이 갖춰지지 않은 체로 무조건 ‘나를 찾자’고 그 의지에 집착해 있다 보니, ‘나를 찾는 노력’이라는 것이 ‘너’와의 작용 속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단정한 결과인 것이다. 과연 ‘나도 너도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올바로 알기 위한 노력의 첫 단초가 ‘너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고 우선 내가 깨달아야 한다’에 있음이 온전한 것인가?
더군다나 애초에 올바로 면벽수행을 하려 한다면,
'근원적인 나'를 찾기 위해서 개인의 '육체'와 '인성'까지를 초월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게 어찌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능하겠는가?
극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제대로된 면벽수행이 가능치 않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의 '육체'와 '인성'은 (편의대로) 남겨두고 외부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견성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로만 읊어대고 있는데, 이는 극단적인 개인의식의 심화의 다름이 아니다.
이런 이들은 그 입에 '깨달음'이라는 관념을 달고 산만큼의 시간에 비례해서
깨달음과는 더욱더 멀어진다고 할 수 있다.
(개념상 어려울 줄 모르겠지만, 원리만 알면 극히 단순한 진실이다)

그런 상태에서 '견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외부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다'고 백날 스스로 '확신'해봤자,
더더욱 극단의 관념에 매몰되는 것 이상의 얻을 것이 없다.
온전히 자신의 '육체'와 '인성'을 던져버리고 '대아'를 찾을 만큼의 용기가 없는 상태에서
백날 천날 그리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면벽수행'을 통해서 그러한 '근원적인 나'를 찾은 이들도 없지 않아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원리상 그 '(우리가 찾고자하는)근원적인 나'는, 작위적으로 '나'와 '너'를 구분하여 '나'라는 관념의 끄트머리만 잡고 있으려는 노력보다는, 세계와 올바로 작용하여 '모두가 나'임을 인식하는 노력을 통해서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아마 면벽수행 방법으로 깨달은 이가 극히 희박하다는 통계적인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은 면벽수행으로 득도했는가? )

다시말하면 '내가 없다'는 사실을, 주관적 의식의 몰입으로(면벽수행) 치닫는 방법을 통해서 알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외부세계와의 완전한 합일의 노력을 통해서 '모두가 나이다'라는 존재적 성찰을 얻는 방향으로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하고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이를 통한 이해는 면벽수행의 관념적인 결과와는 달리 실존적이기까지 하다.

깨달음 그 자체는 하나이기는 할 터이지만, 이에 이르는 길은 하나이지 않다.
그런데 너도나도 (외부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끊고 우선 심안을 틔우라는) 면벽수행에만 하려하니 이 아니 답답한가.

더군다나 면벽수행 외의 방법은 절대로 진리에 다다르게 할 수 없다는 종교화된 믿음마저 만연하니 안타깝지 않은가.

댓글목록

케빈님의 댓글

케빈 아이피 (122.♡.64.76) 작성일

그렇다면 모두가 나임을 인식하는 노력은 또 어떻게 수행하는거요? 이건 마치 종교적인 헌신이란 개념과 비슷하군요... 면벽수행이 안될바에야 나를 잊고 모든걸 행하라는 가르침과 같군... 아닌가요? 그런걸 헌신이라 부르죠... 종교에선... 재밌군요. 이런 견해를 여기서 만나니... 그래 동글이님은 이러한 통찰을 어디서 한거요? 놀랍군요... 내 그릇으로는... 글 재밌었습니다. 님의 견해에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걸 알때까지 수행을 붙잡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아직 많죠... 자신을 버리는거 생각보다 쉽지 않고 희생이 따르니까... 몇이나 될랑가... 그런자가... 그나마 몇몇 구도자들이 할지는 몰라도 일반인은 절대로 못할것 같군... 회사일 하랴 돈벌랴... 상사에게 잘보이려 아부떨랴... 재산 걱정, 승진 걱정하랴... 무신 헌신... 제 입이 포도청이구먼...

동글이님같은 분이 있어 좋구랴... 반가웠습니다.

케빈님의 댓글

케빈 아이피 (122.♡.64.76) 작성일

2608번 게시물 먼저 읽고 댓글을 쓰고 이 게시물을 나중에 본 후에 이글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갑니다.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58.♡.138.174) 작성일

지적의 글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의 폭이 좁아서 그런지 몰라도 '나를 잊는다'는 말은 '그런 과거의 편협한 나를 없앤다'는 말과 같고 또 한편으로는 '올바로 나를 찾는다'는 말과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표면적으로 작용되고 집착되는 '나'를 넘어선 '근원적인 나'를 향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입니다.
그 '근원적인 나'는 '나'라는 개인적인 존재의 시간적 공간적 제한성을 탈피한 '온생명'적 존재이지요.
결국 이 '근원적인 나'는 모든 생명을 포용하는 것일 뿐 아니라, 모든 생명의 가능성까지를 포함하는 존재입니다.

이 사실을 직시하는 순간 자타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무너지고, 우리 모두가 서로간에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관계임 알게되지요.

문제는 이 '근원적인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과거의)나'를 버리는 데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나를 버린다'는 개념의 말끝만 잡고 물고 늘어지다보니, 
물리적으로 '나를 없앤다'에 이르게 되는 것 같고, 나를 제대로 없애려면
번잡한 세상은 방해가 되니 '세상과 관계를 두절해야 한다'는 비약까지 이루워지는 듯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도하는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기질적으로 통찰적으로 어떤 문제를 들여다보려는 주의 깊음이 없고, 막연한 감상과 경구절에만 집착하다보니, 그게 마치 분위기와 문화 현상이 되어서 외부세계와 작용하지 않고 면벽수행만 하는 것을 도를 얻기 위한 최고의 방법론으로 일컬어지는 듯 합니다.

물론 앞에 말씀 드렸듯이 그런 방법으로도 역사상 몇명은 득도를 할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고의적으로 '자타의 경계'를 만들어내고 '내안의 문제해결'만 고집하려는 노력은
그게 가능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갖은 부조리를 빚어낸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결국 '견성'하려는 목적 자체가 '자기'를 없애려고 하는 이유인데,
그런 방법의 방법론은 자기를 오히려 강화시키기 때문이지요.

물론 이 말씀은 '도'하는 모든 분들을 비판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제가 봤을 때도 '더할나위 없이' 적절한 길을 쫓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주도적인 한 현상'을 문제 삼는 것이지요.

하이튼 그렇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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