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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를 허락하지 않았던 자치단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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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125.♡.234.66) 댓글 2건 조회 5,845회 작성일 09-05-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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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0개의 자치단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결국 그 나머지 180여개 자치단체에는 분향소 설치를 허가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향소를 설치하지 않은 지역은 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희석될 수 있어서 부담을 덜 받는 듯하다.

장수가 전쟁에서 졌을 때 자결을 하는 것은, 지위에 맞는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에 대한 속죄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하여 함께 전쟁을 치룬 이들은 그가 아군이든 적군이든 그 죽음 앞에 경건함으로 고개 숙이곤 한다. 임진란 시에도 조선의 패장이 자결을 하자 일본의 장수는 그 뜻을 높이 사서 무덤을 써주고 위령제까지 치러졌다고 한다.

이는 당파와 이념과 국경을 초월해서, 죽음을 통해 그 책임을 짊어지고 가려하는 그 마음 자체가 이미 전쟁의 승패와는 상관없이 참으로 숭고하여 기릴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지자체의 분양소 설치 현황을 봤을 때, 이해와 이념과 당리당략의 장벽이 가신이의 숭고한 마음마저 변질시켜버린 것은 아닌지 참으로 우려된다. ‘우리 지역은 노무현-민주당 지지자들이 별로 없다’는 기준이 바로 그 숭고한 마음을 기릴 필요가 없게 만든 것인 것 아닌가? 인간의 도리를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분향소 설치했다가 괜히 ‘표’ 깎아 먹을 우려가 든 것인가?

그게 세상의 그 어떤 극악무도한 폭정을 휘둘렀던 이이더라도 자기 몫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그것을 떠안고 갔다면, 그는 마땅히 애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아군이든 적군이든!

데모할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아닌, 전직 대통령이 큰 책임을지고 떠나 ‘국장’이 치러지는 이 마당에 지자체에서 작은 애도의 공간 하나 마련해 주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아쉽게 느껴진다.

사람 사는 세상의 인심이 이리 빡빡해서야 어찌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얻겠는가? 이념과 정파를 떠나서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했던 분이 자결을 했던 것은 이 나라, 이 민족, 이 시대가 끌어 안아야하는 비극이다. 부디 뒤늦게라도 우리세대가 직면한 이 고통과 분열과 갈등의 상처를 ‘내 것’으로 떠안을 수 있도록 넓은 마음을 열었으면... 한 인간의 죽음까지 색칠을 하는 세상이 오늘 따라 유난히 아프다.


댓글목록

신동님의 댓글

신동 아이피 (121.♡.200.93) 작성일

여기는 둥글이 세상이네

자기하고 생각이 틀리다고 다 쫒아버리고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125.♡.234.66) 작성일

죄송합니다만 제가 대단히 멍청합니다.

그래서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십시요.
제가 다른 사람의 생각이 틀리다고 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쫓았는지요?
누구를 쫓았는지요?

담너머로 돌만 던지지 말고 왜 던지는지라도 확실히 설명해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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