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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님의 요가인생(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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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데끼 (121.♡.66.87) 댓글 9건 조회 5,680회 작성일 11-05-0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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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님의 요가인생 (10)

고 수수 (웨체스터 녹지회 요가 교사)

모든 운동은 아름답다. 그렇게 많은 운동 중에서 필자는 요가를 선택했다. 오늘은 필자가 왜 요가와 사랑에 빠졌는지 나누고 싶다.
몸 외에 다른 기구를 동원하여 하는 운동은 기구 사용법부터 이해하기가 어려운데다가, 기구와 자신이 말착되지가 않는 필자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다못해 작은 공놀이도 주고 받지 못하고, 공이 날아오면 잡지 못하고 먼저 피하기 일쑤였다. 맞으면 아플 거 같은 두려움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요가는 자연 통풍이 저절로 되는 것과도 같았다. 요가는 호흡과 함께 동작을 취하며 그 순간 깨어 있는 하나가 되는 운동이다.
요가의 아름다움은 천천히 동작을 취하는 데 있다. 그래서 최대한 천천히 움직일수록 묘미가 있다. 몸을 늘리고 잡아당기면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 속에 약간의 고통과 더불어 희열감마저 느낀다. 조화롭고 완전한 동작의 상태보다도 불안정하여 불균형된 몸을 좌우로 흔들며 중심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더욱 즐겁다. 그 과정에 흠뻑 취하여 느리게 동작을 취하는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예술이다. 천천히 동작을 취한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지금에 존재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마음이 늘 분주하게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그 느림을 즐기지 못하고 지루해하는 분에게는 빠른 동작을 나눈다. 생각으로 빠지는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점차적으로 마음이 몸에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몸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그 사랑함으로 시작하여 요가를 할 때 각자가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하며 신비로 가득한가에 눈을 뜨게 되고, 그러면 그것을 보는 기쁨은 뭐라고 해야할까, 우주의 오르가즘이라 할까, 우주 가득히 존재하는 감사라고 할까......
요가의 또 다른 아름다움은 마음과 몸의 소통에 있다. 외적인 타박상으로 인한 것이 아닌데도 몸이 불편하고 아픈 것은 기혈 순환이 정체되어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거나, 몸의 균형이 비틀어져 오장 육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면역 기능이 떨어져 병이 자라기 시작하는 상태인 것이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평생 마음씀이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평소의 마음이 표현되어 굳어진 것이 바로 몸의 자세이다. 예를 들어, 어릴 적부터 주눅 들고 살았던 사람은 가슴이 오그라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요가는 거꾸로 몸을 써서 마음에 영향을 준다. 땅으로 오그라든 가슴을 쭉 펴서 하늘로 올려주는 동작을 하면서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당당함으로 숨을 쉬어 보게 한다. 요가는 이렇게 평소에 한쪽으로 치우쳐 굳어진 몸을 반대로 펴주면서 심신을 소통하게 만들어 준다.
몸과 몸을 이어주는 관절을 움직이며 윤활유가 돌게 만들면 몸의 탄력이 생겨 움직이는 영역이 차츰 넓어지는 것처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몸을 움직이는 가운데 자신의 좁은 시야만으로 세상을 처단하거나 차단하지 않고 입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도록 만들어주는 요가는 그 시작이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요가의 모든 틀과 기교들이 필자에게서 점점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요가는 필자에게 다양 무궁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삶의 춤이 되고 호흡이 되었다. 그렇게 요가는 사라지고 매 순간의 삶만 남고 보니, 삶이 곧 요가요,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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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110.♡.211.125) 작성일

데끼님...바쁘실텐데...넘 감사해요
이번이 마지막 글이겠네요?
자꾸 맘이 쓰이더라구요..
데끼님....수수언니 사랑이 담긴 글...잘 읽을게요^^

데끼님의 댓글

데끼 아이피 (121.♡.66.87) 작성일

'할까? 말까?'

수수님의 요가에 관한 이야기를 올리면서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살짝 고민을 하다가 요가를 해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도 속시원히 하지 못하고 5분만 하자고 스스로 타협해서 시작하면
어느 때는 30분을 넘기고는 혼자 쓰~윽 한번 웃곤 합니다.

이젠 어느덧 똥배인지 복근인지 정체를 모를 것이
배에 두둑하게 잡혔는데요ㅋㅋㅋ

우주의 오르가즘
생명이 쿵덕쿵덕 하지요^^

요즈음의 자유게시판도
말 그대로 자~유가 펄펄 살아넘칩니다.
차~암 좋습니다.

데끼님의 댓글

데끼 아이피 (121.♡.66.87) 작성일

머리털 쥐어뜯으며 댓글 쓰고 있었는데
어느~ 새 다녀가셨네요.
이번에 마지막 글이던가요? (모로쇠~ㅋㅋ)

몸보다 맘이 바뻐서 총총거려요.

늘 고마워요, 꽃씨님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1.♡.131.51) 작성일

우주의 오르가즘은 어떤거예요?
자세한 설명좀.. .......^^

아무개님의 댓글

아무개 아이피 (125.♡.243.44) 작성일

'우주 가득히 존재하는 감사'
숨을 쉰다는 것은 우주를 들이마시는 행위이지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김영대님의 댓글

김영대 아이피 (121.♡.78.43) 작성일

수수님의 요가 인생을 읽다보면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런 마음이 사라집니다.
아마도 예전에 이러한 수수님의 글을 읽었더라면
푹 빠졌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도덕경 모임 한번씩 가는 것 외에는
별달리 하고 싶은 일이 없습니다.

데끼님의 댓글

데끼 아이피 (121.♡.66.87) 작성일

글씨요, 그것이 저한테 하라시는 건지요?
글씨요^^
제가 수수님 뜻은 잘 몰겠지만...

제 생각은

지금 내가 있는 그대로

사람이 천차만별이니 다르겠지요, 그 느끼는 모양이?
다만 제 생각입니다.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아쉽게도 이렇게 연재가 마무리된다구요 ?

처음 연재가 시작될 때 데끼님이 올려주시는 것을 반갑게 읽고는
그 다음 연재부터는 좀 심드렁하게 목록으로 흘깃 보고 말았습니다.

호떡집 불내기를 이제 좀 마무리짓고,^^
그동안 연재된 수수님의 요가인생을 차분히 읽어봐야겠어요.

데끼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그것은 사랑의 또다른 이름이었다!

수수님은 사랑의 또다른 이름!!
데끼님은 사랑의 또또다른 이름!!!
.
.
.
.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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