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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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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소장 (61.♡.179.248) 댓글 1건 조회 4,153회 작성일 08-08-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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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우파니샤드우화)


엽낙귀근 내시무구(葉落歸根 來時無口)

“잎이 지면 뿌리로 돌아간다, 다시 올 날은 말할 수 없다.


이승에서 묵은 빚을 모두 갚고 떠나고 싶다.

업보의 사슬을 끊고 벗어나고 싶다.


원한, 원망도 알고 보면 모두 부질없는 정(情)쌓기일 뿐,

애착할 것이 못되거늘 사소한 정(情)에도 얼마나 깊이 흔들리는가?

정(情)을 완성한 이는 정(情)을 남기지 않는다.

정(精)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나의 삶의 그림자를 말끔히 거두자.


하찮은 삶을 이어온 나에게도 선천개과(先天改過)의 기가 서려있다.

어느 날 그것이 한곳에 모이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궂은일도 나를 위한 마음 닦기다 라고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그렇게도 열심히 갚아도 다 갚지 못한 빚이 남았는지.......뭐~얼 열심히 했다는 것인가?


어째든 도움을 받고 살았으면 신세를 지는 것이다.

태어나서 삶을 영위하다보면 서로의 도움과 배려 속에서 사는데, 어쩌랴, 이 많은 빚들을.......

내생과 그 다음 생을 다 바쳐 갚아도 못 갚을 이 빚들을.



재미있는 우화가 있다.


-------------------------------------------------------------------


(우파니샤드우화)


야야티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백 년 동안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부귀영화도 누릴 만큼 누리고 살았다.

그런 그에게도 죽음은 피해갈 수 없었다. 어느 날 죽음의 사신이 왕에게 찾아왔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가자”

왕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몸을 떨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이건 너무 일찍 왔는데요?”

왕의 말을 듣고 죽음의 사신이 말했다.

“너무 일찍이 왔다고? 당신은 백년이나 살았어.”

“당신의 자식들도 늙어서 큰아들은 여든 살이나 되었어, 아직 무슨 미련이 남았단 말인가?”


왕은 백 명의 아내와 백 명의 자식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죽음의 사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백 명이나 되는 자식들이 있습니다.”

“내 자식들 중에 한 놈을 데려가고 그 대신 나를 백년만 더 살게 해 주십시오.

당신만 눈감아 주면 될 일이 아닙니까?”


이 말에 죽음의 사신은 비웃으며 말했다.

“안 될 거야 없지, 그런데 어느 자식 놈이 당신 대신 죽으려고 하겠어?”

“좋아! 당신이 백 명이나 되는 자식 중에 하나라도 설득할 수 있다면 그 청을 들어주겠어,

나야 한명만 데리고 가면 되니까.” 인간들의 성품을 아는 사신은 코 방귀를 쳤다.(흥~엉^^이라고)


왕은 자식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그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왕에게 아부를 늘어놓던 자식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큰아들도 고개를 돌려 외면한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백 명의 자식들이 나를 위해 그렇게 좋은 말만 했는데........서로 눈치만 볼 뿐 이였다.


그때 가장어린 막내아들이 입을 열었다. 그는 겨우 열여섯 살 이였다.

“제가 아버님대신 죽음의 사신을 따라가겠습니다.”

절망하고 있던 왕은 놀라 물었다.

“그를 따라가는 것이 죽음을 뜻한다는 걸 아느냐?” “잘 알고 있습니다.”

막내아들의 거침없는 대답에, 가장 아끼고 사랑스럽고 똑똑한 막내의 성장을 보면서 더 살고 싶은 것이고, 정이 가득 든 막내였지만, 그러나 죽음이 두려운 왕은 죽음의 사신에게 그를 데려갔다.


죽음의 사신은 매우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는 아직 어린 미소년 이였다.

사신은 소년에게 말했다. “왜 네가 가겠다고 나섰느냐? 아흔아홉 명이나 되는 너의 형들도 있고 여든이 넘고 일흔이 넘는 형들도 많지 않으냐. 그런데도 그들은 더 살기를 원하는데, 아직 앞날이 창창한 네가 왜 죽으려 하느냐. 정황으로 봐서 내가 널 데려 간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다시 한 번 신중히 생각해 보아라.”


막내가 말했다.

“더 생각할 게 없습니다. 아버지는 백년을 사셔도 만족 못하시고 그렇게 오래 살아도 삶에 미련이 남는다면, 전들 오래 산다고 해도 미련이 남지 않겠습니까?”

“제 형들도 모두 삶에 미련이 있어서 더 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같이 식사할 때는 모두들 배가 부르면 식탁을 미련 없이 떠날 줄 아는 사람들인데요.......”


“적어도 제가 지금 죽는다면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를 위해 한 가지 할 수 있는 일이 된다는 게 기쁩니다. 그리고 제가 백년을 산다 해도 삶에 미련이 남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지금 죽든 구십 년 뒤에 죽든 지금의 현상과 똑같겠죠, 저는 지금 편안합니다. 저를 데려가십시오.”


죽음의 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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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태어나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늘 공포의 대상이다.

태어남은 죽음을 약속한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죽음의 약속날짜를 알지 못한다.

약속된 증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에서 죽음이 한 순간에 불쑥 나타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 예측 불가능성이 무엇보다 불안과 공포를 만든다.


이미 아는 이는 그 약속의 날을 미리 알고 훌훌 떠날 준비를 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무지한 나는 어디 그런가? ㅠㅠ


죽음이 코앞에 닥쳐도 교만하고 자만한 채로 조그만 이권과 이익에 아등바등하지 않는가?

선각자들 말대로 살고 있는 게 꿈꾸고 있는 것이라면.............


숙제를 다 한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련을 두지 말고 그냥 가는 것일 뿐이겠다. “글~치?”


그런데 기원전 수많은 인간들도(우파니샤드) 이 우화에 나오는 글로 보아 그런 꿈마저도 비웃고 있지 않은가? 할일 다 하고 살만큼 살아도 삶에 미련이 남는다는 것을.......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은 삶과 죽음의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뿐이라고들 말한다.

삶과 죽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이들은 불멸의 존재들이다고들 말한다.

집착 중에 죽음과 삶의 집착이야말로 가장 깊고 강하다고 한다.

이로부터 벗어난 자유는 깨달음을 통하지 않고는 성취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이 성취되었을 때, 그때는 절대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것과 하나가 된다고 한다.


도대체 그것이 어째단 말인가????


“아~가을입니다. 다들 안녕하시지요.”^^

댓글목록

김영대님의 댓글

김영대 아이피 (59.♡.72.56) 작성일

송소장님 오랜만에 게시판에 모습을 보이셨네요.
예전처럼 종종 글도 좀 올려주셨으면 참 좋겠는데 말입니다.
윗글 두번 세번 반복해서 읽어 봤습니다.
아! 이 죽음이라는게 정말 뭐라해야되나. 한마디로 무섭지요.
존재의 소멸, 에오라는 사람도 두려움의 근본 원인이 존재의 소멸이라 합디다.
한참 어렸을 땐 남의 얘기라 여겼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게 남의 일이 아니고 내일이라는게 점점 확실해지면서
관심이 가는거지요....
어쨌거나 잘 살아야 잘 죽겠지요.

소장님!
코스모스 피는 가을입니다.
개나리는 봄에 피고 코스모스는 가을에... 어쩌고 저쩌고...하면서 놀 때가 좋았습니다.
이젠 그런 기대 안하고 삽니다. 때되면 필거고.....안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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