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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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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자의산책 (124.♡.17.2) 댓글 1건 조회 6,499회 작성일 09-12-1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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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4).jpg 그는 슬픔을 어디에 버려야할 지 알지 못했다. 슬픔을 버릴 적당한 장소를 찾을 때까지 그는 몸 속 깊이 슬픔을 간직하고 다녀야 했다. 온갖 곳을 돌아다녔지만 슬픔을 버릴만한 알맞은 장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슬픔은 더 깊은 곳에 간직된 채 묵어갔다. 웃을 때마다 그의 표정 뒤에서 슬픔이 몰래 따라 웃었다. 울 때마다 그의 눈물 속에서 슬픔이 따라 울었다. 화낼 때마다 그의 떨리는 주먹 속에서 슬픔이 따라 분노했다. 그는 슬픔을 어디에 버려야 좋을지 알지 못했다. 슬픔은 더 아래로 깊어갔다. 슬픔은 그를 떠나지 못했다. 오랫동안 떠나지 못해 더할 수 없이 깊어진 슬픔이 그의 몸 가장 깊은 속까지 떠밀려 들어갔다. 슬픔이 그가 되었다. 그가 슬픔이 되었다. 슬픔이 된 그는 슬픔을 버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가 된 슬픔은 그를 떠나지 않아도 되었다.

Haris Alexiou - Patoma

댓글목록

김경태님의 댓글

김경태 아이피 (124.♡.106.86) 작성일

슬픔을 거부하지 않고
슬픔과 하나될때

슬픔은 슬픔이 아니고
단지 내 삶의 일부일 뿐입니다

기쁨도 단지 내 삶의 일부일 뿐입니다.
그래서 슬픔과 기쁨은 하나입니다.

정말 좋은 글이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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