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똥 닦은 휴지의 숨은 정체를 벗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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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국덕 (211.♡.64.19) 댓글 2건 조회 8,276회 작성일 07-02-12 11:42본문
도덕경 강의에서 똥 닦은 휴지라는 주제도 나에게는 어렵고 괴로운 주제였다. 비유는 정말 훌
륭하고 쉽고 기가 찬 설명이었다. 그런데 역시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는 역부족이었
다. 사람은 불안하면 안된다는, 인간이 쪼잔하면 안된다는 이 생각이 도대체 어디가 틀렸다고
선생님은 이것이 똥 닦은 휴지니까 잡지 말고 놓아야 한다 라고 말하는가? 도대체 선생님은
무엇을 보았는가? 그러면 나는 무엇을 보지 못해서 이런 현상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가? 이제
그 어려운 숙제가 그냥 풀리고 보니 이 해답풀이 과정을 적어 나가겠습니다. 갑자기 마음속에
서 이것도, 저것도, 나도, 저도 써주세요! 라고 모든 문제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결론
은 똑같습니다. 놈의 목소리가 아닌 똥 닦은 휴지라는 놈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요? 생각의
무서움과 고지식함과 어리석음을 똑똑히 보게 될겁니다. 첫째로 내가 여태까지 옳다고 철썩같
이 믿어왔던 그 생각 - 사람은 당당해야지 불안하면 절대 안되지, 인간이 쪼잔하면 안되지, 이
런 건 반드시 고쳐야지- 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여기에 분명히 오류가 숨어
있었는데 그걸 볼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보니 문제에 접근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었습니
다. 어릴때는 저도 행복하게 자랐습니다. 그런데 철들면서 어느 순간 내 주위에 공부 잘하는 사
람, 웅변 잘하는 사람, 멋있는 사람, 인기있는 사람, 싸움 잘하는 사람, 여유있는 사람들이 보이
기 시작하면서 아! 나도 저렇게 되었으면 하고 아름답고소박한 소망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박한 소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하게 변질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변질된 소망
이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집착으로 변질되면서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다 아시겠죠? 변질된 나의 그 소망의 모습을 - 공부는 잘해야만 하는데, 인기는 있어야만 하는
데, 말을 잘해야만 하는데, 사람들 앞에서 불안하면 절대로 안되는데, 모임에서 긴장하면 절대
로 안되는데, 이성앞에서 긴장하면 절대로 안되는데...- 동시에 책을 읽어도,강의를 들어도 모
든 것이 변질된 소망을 이루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맟추어져서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공부에
대한 소망은 지금 생각해보면 고통스럽고 병적일 정도로 하다 보니 어느정도 자타가 인정해 줄
만큼 약학 대학 진학이라는 댓가로 보상을 받고 극복했지만 나머지 남아 있는 소망들은 변질된
것인 줄도 모르는 제가 어떻게 김기태선생님의 강의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까? 선
생님의 강의를 이해할려면 자기가 여태까지 옳다고 믿고 있는 그 고집스러운 생각( 옛날
에 변질되어 버렸는데 그것도 모르고 아직 아름답고 훌륭하고 절대 진리라고 붙들고 있는 그
더럽고, 추악하고, 냄새나는, 그 변질된 소망)을 바로 보게 되면서 똥딱은 휴지라고 말씀하시
는 선생님의 강의가 마음으로 쏙쏙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너무나 쉽게 이해되는 것입니다.
똥 닦은 휴지여! 이제 안녕, 만세.만세, 만세. 김기태 선생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
다.
댓글목록
최영훈님의 댓글
최영훈 아이피 (211.♡.81.132) 작성일황국덕님 만쉐이~ 만만쉐이~~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219.♡.154.146) 작성일
똥 닦은 휴지여! 이제 안녕, 만세, 만세, 만세...!
감사합니다, 황국덕님.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시고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님의 끊이지 않았던 갈증과 목마름 앞에
그리고 그 앞에서 늘 진실했던 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껴안으며 사랑하며
그렇게, 자유롭고 평안히 사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