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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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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냥 (220.♡.115.223) 댓글 1건 조회 5,863회 작성일 07-02-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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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한 오후입니다.

사건 사고가 뜸하다는 말입니다.

아마 90년대 초반부터 내 삶은 조금씩 바퀴가 흔들리기 시작했지요.

아무생각 없이 살아지던 30대 중반의 어느날 이후 밤하늘의 유성우가 아니라

우박 같은 사건 사고가 서로 손을 잡고 나를 흔들어 대기 시작하였지요.


황금 같은 내 삶 중간의 세월들을 나는 두리번거리며 목도 움츠리고 발은 허우적으로

지내 왔다는 사실을 고향 부산으로 가는 기차 차장 밖 풍경이 전해 줍니다.

이미 열정은 식어지고 용기는 잦아져 목만 길어지는 내 몰골이지만 살아내야 하는

절대 명령에 복종하여 곧추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모가지를...


요즘 웅얼 거리는 말중에 하나가 '천성은 못고쳐'라는 한마디 입니다.

하늘로 부터 받은 성품이니 그럴 수 밖이겠지요.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참 길기도 합니다.

내 천성의 내음을 맡고 난 후에 나는 더욱 내 쪼대로 살고 있음을 아내가 눈치 챕니다.

저 역시 아내의 천성을 일별한지라 그리 잘 사세요로 아침 인사를 합니다.

무덤덤한 일상의 한 복판에서 현깃증이라도 느껴야 겨울이 이제 가고 있고, 내 나이도

어느새 50 중반으로 가고 있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유효기간도 얼마 남지 아니하고

또한 남은 시간들을 손을 곱아 헤아릴 수 있습니다.


학습효과의 후유증으로 이제 작은 사건 사고도 나를 충분히 흥분을 시킵니다.

나름대로 배짱과 철판을 깔고 로시난테를 타고 허둥대던 동키호테 같은 나는 이제

수장고로 가야 겨우 찾아 볼 수 있지요.

물먹은 솜같은 삶이지만 생각은 늘 또렷해지고 자신감은 늘 잔고 부족이지만 무에 그리

근심 걱정이 많으냐는 식으로 감자를 먹입니다.


오랜만에 긁적이니 진도가 더디 나갑니다.

사무침이 옅으지고 치열함이 부질없음으로 치환되다 보니 늘상 나오는 이바구가

타령쪼입니다.


내 천성 그 본바탕을 인식한다는 것 무지 중요합니다.

내 꼬라지를 안다는 것.

남이 내 천성을 눈치 채기 전에 내가 먼저 아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自性이 청정하니 우짜고 하는 책갈피속의 글귀들은 충분히 도외시해도 됩니다.

살아온 내 자욱들을 찬찬히 호흡 낮게 하며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 본래진면목이

이미 손을 흔들고 있었음을 발견 할 것입니다.

열심히 보게되면 전생도 보게 될지 모른다는 택도 아닌 생각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전생 내생 다 알 수 있는 신통방통의 경지는 냄새가 나지요.


하여가네 내 천성은 여리디 여린 들풀 같습디다.

댓글목록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2.♡.11.150) 작성일

그냥님, 어제 늦은 시간 잘 귀가하셨는지요? 조금전 선생님을 신도림역에서 배웅하고 돌아와 그냥님의 글을 찾아 읽습니다. 천성은 못고쳐~~!! 하는 말씀이 참 편안하고 정감이 갑니다. 어제 뵙고 말씀 많이 나누어 참 좋았구요. 자주 뵈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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