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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과 전달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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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냥 (221.♡.43.138) 댓글 0건 조회 5,846회 작성일 07-03-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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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말하는 자)와 MESSENGER(전달하는 자) 그리고

RECEIVER(듣는 자) 간 해석의 오류문제를 도올 김용옥 교수가

지적한 바 있다.


도덕경이든 불교든 하느님 말씀이든 그 당시 말했던 자의

참 의도를 우리는 과연 전달자(책,스승,종교단체 등등)를

통해 알고 과연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는 대부분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씀들을

마지막 결론 부분만 듣고 그것을 진리라고 여기고

발심하여 바로 자기화 하려고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마치 영화를 마지막 부분만 보고 감상평을

하는 것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 참선 공안중에 조주의 無 자 화두의 경우에

이런 설정도 가능할 것이다.


어느 날 날이 따숩고 바람 조은 날 조주선사가

법당 툇마루에 앉아서 먼 산을 보고있는데 어디선가

강아지 한 마리가 법당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이때 법당을 쓸고 있는 제자가 스님에게 아무생각 없이

어린애 같은 우슴을 머금고 큰스님 강아지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대수롭지 않게 묻자 조주선사는

아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마당이나 잘 쓸어라. 없다--無라고

했을지 누가 알겠는가...


후대에서 조주스님 말씀이라고 전달자는 무슨 큰 뜻이나 있는

것처럼 이 공안을 가지고 열심히 참구하면 견성한다고 많이

써먹지만 사실은 듣는자의 경우 자신의수행근기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無자가 아니고 有라고 했더라도 깨달았을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여기에서 끝없이 비우고

원래 있는 자성의 모습이 원래 있었으니 더 이상 구하지 말고

한 생각 돌리면 사랑이 넘치는 행복의 장으로 간다는 소리를

책이나 스승으로부터 수없이 듣고 그 장면만 마음속에

그리면서 자기 삶을 맞추어 나가기 쉽다.


그러나 이런 말씀을 일견 깨닫고 전달하는 자는 분명히 주의하여야 할 대목이 있다.


마지막 장면만 너무 중점적으로 전달하려하고 강조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정작 말하는자(SOURCE)의 진리를 깨닫는 과정상의 그 어려운

자기 밑바닥의 오욕칠정의 무서운 그 지경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형극의 길에 대해서도 얘기해야하고 같이 느껴야 된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여러 님들의 말씀과 글을 보면 그 과정의 진실

즉 피안의 강을 건너는데 필요한 배에 대해서 그 사공에 대해서

배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피눈물을 쏟았는가에 대해서 너무

소홀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너무 낭비한, 필요 없는 우회의 길을 더 이상 전달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알짬만 전달하고픈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를 보라.

결코 진리는 전달자로부터 받는 선물이 아니라 처절한 자기

삶을 온몸으로 받고 난 후 비로소 느끼게되는 고유한 자기

것이고 유일한 것이다.


사실 마지막 장면은 그리 중요치 않을 수 있다.

영화를 2/3정도 보면 결론은 이미 나있으니까...


해서 나는 과정의 삶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다큐멘타리

인간극장을 좋아하고 동물의 왕국을 좋아한다.

그것은 결론 조차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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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어느날 쓴 글 입니다.

예전 파일을 정리하다가 눈에 들어와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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