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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꿈이었던 전국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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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주노자 (118.♡.11.70) 댓글 9건 조회 5,731회 작성일 10-04-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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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오려나 산골 하늘이 어둡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마당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닭들과 대화를 합니다.
아이들이 특징에 따라 이름을 지었죠. 검계,독수리,흰털이,꼬맹이,큰발이 등등...
난 내맘대로 이름을 지어봅니다.
작지만 활기차게 닭들을 리드하는 애는 기태형, 큰 몸집으로 좋다고 돌아다는 애는 을수형, 술한잔 했는지 눈이 충혈된 애는 준희형, 폼잡고 가만히 있는 애는 들빛형, 마냥 웃기만 하는 애는 권보형, 힘이 없어 축늘어진 애는 일혜님, 제일 왕성하게 힘있는 어린애는 유일님 등등....
요즘 무리를 했는지 허리가 많이 아파 가기 힘들것 같았는데, 기태형의 기도발인지 절묘한 타이밍인지 좀 나아져서 김양희샘의 차를 얻어타고 속리산으로 갔다.
예전엔 낯설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갔는데, 이번엔 고향집에 가는 느낌이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갔다. 과거엔 기태형에게 물어볼 것을 정리해서 가고, 내기준에 맞는 누구누구에게 무엇에 대해 질문을 던질지 미리 생각하며 갔는데, 이번 모임에 가면서는 전혀 그런 생각이 나지않고 그저 기태형,을수형,준희형 등등이 보고싶은 마음만 일어나는 내자신에게 놀랐다.
도착해서 한분씩 인사할때마다 반갑고 또 반가웠다.
이젠 고참이 좀 되나 했더니, 신참들이 별로 없어 그냥 폼은 잡지 않기로 했다.ㅋ ㅋ
저야 아무래도 괜찮지만, 을수형 덕분에 쾌적한 호텔에서 하게되어 여러가지로 편리한 점은 많았다. 저녁식사후 멋진 세미나실에서 들빛형과 기태형의 눈부신 강의를 들었다.
비록 허리가 안좋아 서서 들었지만 착각에 대한 기태형의 힘있는 강의는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었다.(역시 강의능력 하나는 참 부러워~)
다시 방으로 들어와 모두들 둘러 앉아 한사람씩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차례로 순서가 다가오는데, 전혀 떨리지 않는 나에게 또 한번 놀랐다.
며칠전부터 모임에 가면 하고싶은 말이 많았었는데, 그냥 생각나는대로 요즘의 내생각을 이야기했다.
요즘의 난 현실적으로나 여러가지 면으로 달라진 게 없는데, 딱 하나 변한게 있다.
질문과 문제가 있을때마다 기태형을 비롯한 여러사람들에게 참으로 정신없이 묻고 또묻고 죽는 소리를 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누구에게도 묻지않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 많은 질문과 문제들의 해답을 이미 내가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때문이다. 그런것들이 떠오를때마다 누구에게 묻는 대신 내 소리를 들으려한다. 그렇게 찾아헤매던 빛나는 보석이 어느날보니, 꽉 움켜진 내손안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젠 훌륭한 책이나 다른사람에게서 찾으려 하지 않게 된 나를 보고 가끔씩 나도 놀라고 있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떠들었는데, 사람들이 참 재미있다고 말해주어 너무 고마웠다.
원래 내모습은 밝고 명랑하고 농담잘하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때론 기분좋으면 오버도 하고 정도 많고 그런 사람였는데, 그런 모습이 조금 되살아 나는것 같아 기분이 나이스였다...
예전 대학 엠티처럼 가벼운 술한잔 나누며 우리들의 이야기는 깊어만 갔다.
밤새 코고는 소리에 잠못들며 내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상규야,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좋아하잖아,, 그래 너도 좋은 점이 있어,,이제 넌 어떻게 살아야할지 잘알잖아,,이제 우리 한번 옛날처럼 살지말고 기쁘게 살아보자,,
다음날 멋진 날씨가 우리 잠을 깨워주었다.
잠깐 기태형의 이야기를 듣고, 법주사로 갔다.
법주사 벤치에 앉아 따스한 햇빛아래서 기태형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전처럼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내 앞날의 계획에 대해서 형의 진심어린 말을 들어서 많은 힘이 되었다. 형님, 돈 워리입니다....ㅎ ㅎ(형이 사준 염주로 108배 열심히 할께요)
점심식사후 헤어지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작년 남대리에선 형에게 혼나고 밤새 차에 있다가 새벽에 도망쳐 나왔었는데.....
예전엔 다투기도 했지만 지금은 좋은 형님인 준희형, 지금도 늦지않았으니 한번도 열지못한 개그의 꿈을 열어보라고 간절히 말해주신 서울의 민경숙님, 이제야 진정 그 가치를 알게된 을수형부부와 이쁜 딸들, 언제나 멋지게 웃는 권보형, 올해보니 멋진 청년인 유일님, 눈이 매력적인 순경씨, 건강이 걱정되는 우리 좋은 선배 일혜님, 좋은 이야기 들려주시며 차운전으로 애써주신 김양희샘, 처음 보지만 오래된 친구같은 부산총무님, 더 젊어지신 들빛형님, 밤늦게까지 함께했던 오응준씨 부부와 친구분, 그리고 멀리 시흥에서 오신 부부, 변호사님 등등....모두들 감사하고 행복하시길 별이 쏟아지는 이 시골의 밤의 마당에서 매일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내겐 너무 소중한 사람, 기태형...
제가 기분이 업되서 조금 건방을 떨었더라도 이해해주시길...(물론 당연하겠지만...)
긴 말 안해도 제 마음을 잘 아시겠죠??????
형과 제 소원대로 다른 사람에게 미약하나마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겠습니다....
집에 아이스크림과 치킨을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마치 전쟁 영웅담인양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8개의 빛나는 눈동자가 저를 너무 행복하게 합니다. 역시 우리 아빠 짱이야, 울아빠 너무 멋지다,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할줄 알았어, 당신이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인데..(여기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잠시 휴식)
어떤 분이 마음이 좋아졌을뿐, 아직 갈길이 멀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전 이제 그 깨달음의 길로 가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이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지금 여기에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으렵니다.
사랑하는 아들들을 온몸으로 안아주고 뽀뽀해주며, 주말에만 보는 아내를 매순간 그리워하며, 그리고 지금 준비하는 공부 열심히 하며 살으렵니다.....
비가 오시려나 더욱 하늘이 어두워집니다.
기태형 닭부터 모두 줄을 세워 닭장으로 보내야 하겠네요.
감사하고 늘 행복 또 행복하세요....................

댓글목록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59.♡.232.155) 작성일

상규야 이렇게 글 올려주어 고맙다.
몇해전 대구 겨울 널 처음 만났는데 날로 밝아지는 네가 참 좋다.
안그래도 잘 올라갔는지 궁금했고,
약속할 수 없어 말 못했지만 네가 사는 집마당 닭들처럼 너와 함께 어울리고싶다 말하고 싶었어.

이런 내마음을 일찌감치 꿰뚫고는
네집 마당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닭들속에 날 데려다 놔줘서 고마워.
근데 위 사진속의 녀석들 중에 나는 어느 넘이니....^^

원주노자님의 댓글

원주노자 아이피 (118.♡.11.70) 작성일

형님 고맙습니다..
언제나 웃는 형이 참 좋네요.
그 웃음을 영원히 간직하세요........
 
위사진에서 형은 뒷부분이 시커먼 넘입니다.
제일 말을 안들어 저를 힘들게 합니다.
밤에 닭장에 넣을때도 지가 자유닭이라고 안들어가려고해서 아주 힘듭니다.ㅋ ㅋ ㅋ
참, 우리가 서로 나눠 가지고 간 닭발편육 잘 드셨죠, 전 어제 막걸리에 잘 먹었습니다.

감사하고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 잘 되세요~~~~~~~~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59.♡.232.155) 작성일

아 닭발편육......
네가 안챙겨줬으면 나 까먹고 올뻔했어. 챙겨줘서 고마워.
집에 와서 애엄마랑 맛나게 먹었어.

규리님의 댓글

규리 아이피 (211.♡.153.114) 작성일

사춘기가 다가온 나량이
마흔이 넘었어도 여태 사춘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엄마인 나,
이런 두 사춘기가 만났으니
사소한 모든 것이 다 짜증.. 짜증..
 
속리산에서..
초록의 싱그러움과 맑은 공기
그리고 김기태 선생님과 여러 도덕경 가족분들을 만난 덕분인지
나량이와.. 손을.. 잡았습니다.
 
둘 모두의 힘든 사춘기를
함께 손잡고 극복하렵니다.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하루를 채 가지 못할지 알 수 없지만,
긍정의 에너지로.. 믿습니다!!
 
속리산에 오신 모든 분들.. 반가웠습니다.
원주노자님처럼 있는 그대로의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길.. 저도 바래봅니다.^^
원주노자님~~
제 생각엔 글도 무척 잘 쓰시니 글쟁이도 생각해 보셔야 할 듯~~

은타비쌩님의 댓글

은타비쌩 아이피 (175.♡.221.214) 작성일

전 이제 그 깨달음의 길로 가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이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지금 여기에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으렵니다.

넘치도록 많은 행복의 요소를 갖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마냥 '더, 더, 더' 를 바라고
높은 곳만 향하여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또 한번 깨닫게 해주시는군요

글이 참 따뜻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자연의 품에서 편안히 사시는 분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원주노자님의 댓글

원주노자 아이피 (118.♡.11.70) 작성일

나량이와 나이가 같은 큰아들도 사춘기가 왔네요
하루하루 몸이 바뀌어가고 가끔은 제게 똑바로 살으라고 잔소리도 합니다..ㅋ ㅋ
눈치보며 말조심하는 저를 보면 큰아들이 무섭긴 무서워요.
처음으로 몽정하는 날에 큰파티를 열기로 했는데, 기대만땅입니다...

이번에 더 예뻐지신것을 보니 정말 사춘기인가 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사춘기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평생 사춘기의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언제 어른이 되려나!!!!!)

맛있는 저녁밥을 먹으며 아들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요즘 우리 네남자가 좋아하는 소녀시대와 애프터스쿨의 노래를 들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요..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부터  스폰서검사까지 참으로 다양한 주제로 서로의 생각을 나눕니다.
벌써 훌쩍커버린 아들들의 개성과 생각들을 인정하려 애씁니다..

제가 못가진 예쁜딸들과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원주노자님의 댓글

원주노자 아이피 (118.♡.11.70) 작성일

참으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곳 산골엔 아름다운 비가 내립니다.
멋진 자연의 품에서 편안히 살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편해졌고, 행복하게 살려 애씁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24.♡.177.20) 작성일

상규 너의 글을 읽으면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흐르게 됨을 느낀다.
오랜만에 보는 너의 얼굴이었지만,
내가 내 안에서 많이 자랐듯, 너도 네 안에서 많이 자라 있음을 볼 수 있어서 넘 기쁘고 행복했다.
오죽했으면 아침에 찾아온 네가 보고 싶어 화장실에서 볼일 보다가 뛰쳐나왔을까!ㅋㅋ
그래, 상규야.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모든 것은 그저 성장통(成長痛)일 뿐임을 깊이 이해하자꾸나.
그런 만큼 또 그 아픔을 깊이 받아들여보자꾸나.
모든 것은 그저 나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일지니...!

너에게 사랑을 전한다.
그리고
선경씨랑 눈부신 세 아이들에게도 보고싶단 말 전해주렴~~

원주노자님의 댓글

원주노자 아이피 (118.♡.11.70) 작성일

벌써 보고픈 형님!
아침내내 방과후과학수업 연간계획서를 썼네요..
사실 귀찮기도 하지만 아들들 셋이 아빠가 선생님이라고 너무 좋아해서 기쁜 마음으로 가려합니다.

형에게는 긴말 하지않아도 긴 글 쓰지 않아도 잘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건강 잘 챙기셔서 오래오래 사셔야죠.
평생 갖고싶은 3가지를 모두 얻었으니, 전 참 행복하죠..
더없이 따뜻한 형, 서로를 끌어주는 동반자 아내, 친구같은 아들들...

오늘 방과후수업땐 저도 형처럼 멋지게 해볼랍니다........산골에서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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