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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 산청모임 후기(Don't m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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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117.♡.178.162) 댓글 7건 조회 10,398회 작성일 18-09-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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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모임에서, 선생님께서 제게 말해 보라고 하십니다. 그동안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래서 거부에 대한 두려움이 찾아왔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제게 가지님은 같은 것을 반복하는, 거부에 대한 두려움에 함몰된다는, 그래서 그것을 손님처럼 바라볼 수 없겠냐는 말씀을 해 주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는 화들짝 놀라고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무기력하고 까마득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선생님은 단순한 말씀을 하신듯한데, 저는 뜨거워졌습니다. 제가 거부에 대한 두려움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보다는, 오히려 그것보다 제 자신의 오만함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올해는 유독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온 한해였습니다. 나름 편안하고 행복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런 생활이 저의 오만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오만은 이전부터 늘 있었는데, 이전엔 늘 깨지고 부서지면서 오만이 고개를 들 틈이 없었는데, 편안한 생활을 하고 몇가지 작은 체험들을 하면서 그 오만은 고개를 들고 몸집을 불려갔습니다. 내가 잘났다는 은연중의 생각이 여러가지를 치며 커져갔습니다. 그것이 안타까우셨을 것입니다. 오늘의 질책이 저의 걷잡을 수 없는 오만을 그대로 보게 해 주신거라 생각합니다. 올해 초 이 오만 때문에 깨지고, 이번에 이 뿌리깊은 질병으로 또다시...오만과 느슨함,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것들, 제가 만든 일이니,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아주 오래간만에, 오늘 대구에서 혼자 왔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 아무도 오지 않아서...함께 오면 그것 자체로 좋고, 혼자오면 홀로 있음에 집중하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올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오다보니, 벼가 많이 폈습니다. 그 자그마하게 심겨진 모가 어느새 저렇게 자란, 벼이삭이 피는 것을 보고있노라면, 자기 가슴을 뚫고 나옵니다. 그저 바람이 불었을 뿐인데,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었을 뿐인데, 수없이 많은 생명을 잉태하고, 농부에 의해 베어지고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그 벼를 키우기 위해 온 우주가 동원되고, 그렇게 자란 벼가 수없이 많은 사람을 먹여살리는....

 올 여름은 정말 더웠는데, 저는 에어컨 없이 지냈습니다. 야, 정말 지독하다, 이렇게 더울 수가 있나 했는데, 어느새 선선해지고, 여기 안솔기에 오니, 바닥에 불을 넣어서 따뜻해진....따뜻함이 좋아지는 계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폭염이 제때가 되니 물러가는, 여기와서 보게 되는 누런들판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면 텅빈 들판을 보게 될 것인데, 여기와서 자기 가슴속 이야기를 꺼내 나눌 수 있어 고맙고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생각해 봤습니다.


Don't move!


이게 무슨 뜻인가? 그 의미를 찾아가는 출발점에서 도덕경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전에 도덕경 강의를 하면서 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왔는데, 도는 하나의 이름, 개념이고, 이 것을 다른 말로 하면 진리, 진리를 깨달으면 삶이 다 바뀌는데, 삶, 마음이 완전히 자유롭게 됩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만, 힘겨움, 우울을 느끼기에 자유, 편안한 삶을 찾아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추구를 가지고 있는데, 삶의 실상을 깨닫게 되면 완전한 자유, 영원히 다시 구속으로 돌아가지 않는 자유로 들어서게 됩니다.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고요해 집니다. 그리고 뭔지 모르게 삶이 만족스럽게 됩니다.


●진리를 깨닫기전 나를 가장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나'였습니다. 그런데 눈뜨고 보니까, 내가 참 좋고,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즐거워지고 행복해지고, 내 자신에 대한 의문이 다 사라지고, 추구가 끝이나는, 남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게 참 안되었는데, 이런 전환이 오고나서 저절로, 호흡하듯이 사랑이 나왔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고 다른 사람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는, 그러면서도 내가 했다가 없는, 저는 이렇게 모든 것이 다 뒤집어졌습니다.


●살의 불편함, 허허로움, 많이 노력하지만 늘 부족한, 그게 늘 나를 힘들게 하는, 그래서 뭔가 깨달음, 해탈을 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완전한 자유를 추구하고, 그리워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진리는 영원한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행복하고 만족스럽다가 다시 불편과 불만족속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에는 그게 없고, 다른 것은 모두 변화하지만 이 진리는 불변이고 부동입니다.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이 진리는 실제로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발견해서 그것과 하나가 되면 삶의 모든 갈증이 끝이나고, 더 이상 다른 것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안도감, 그러면서 비로소 삶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이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문자나 책속에 있지 않고, 이것은 정확히 삶속에 있고, 이 삶을 살아가는 주체는 '나'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있는게 삶이고, 이 삶을 살아가는 주체가 나입니다. 그러니 '밖'에서 찾으면 안됩니다.


●영원한 것은 '삶'속에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이 들고, 잠들면서 꿈이 없는 깊은 잠을 자기도 하고, 또 꿈을 꾸기도 합니다. 밥먹고, 오줌누고, 똥누고, 걷고, 움직이고, 가고오고, 앉고눕는, 말하고 침묵하고, 보고듣고, 느끼고 아는,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 감각들, 오만 걱정, 이게 모두 삶인데, 이 바탕에서 사람들은 사업을 하거나 자신의 일을 해 나갑니다. 이 바탕, 이 범주를 벗어나는 삶은 없습니다. 이것은 나타나고 드러나고, 경험하고, 이것은 오직 지금 현재, 삶을 경험하는 것은 매순간 지금 이루어 집니다. 생각속으로 들어가면 과거와 미래가 있지만, 이것은 지금 현재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 여기, 이것, 이게 우리 삶입니다. 그리고 이 삶을 살아가는 주체로서 '나'가 있습니다.


●이 진실이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모든 순간속에 다 녹아있고, 진짜를 원하거든, 이 순간의 삶을 떠나지 말고, 이 삶의 주체인 자신을 떠나지 마라. 다시 목마르지 않는 영원한 삶이 어디에 있는가? 이 삶, 내 안에 있습니다. 실재하는 것은 지금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여기 있으면서 늘 과거나 미래로 갑니다. 여기있는데,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과거나 미래로 떠나버립니다. 구속을 떠나서 자유를 찾아가는데, Don’t move!


●이 모든 것이 삶속에 있다고 했는데, 삶을 들여다보면 늘 변화합니다. 늘 흔들리고 소란스럽고, 고요하지가 않습니다. 온갖 분별,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의 노력을 통해 평화를 얻더라도, 그것은 곧 사라지고, 사라진다는 것은 유한한 것입니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영원한 것입니다. 삶속에서 보이는 것은 유한하고, 상대적이고, 우리는 늘 이것만을 경험하게 되는데, 늘 변화하고 흔들리는 것 속에 영원한 것이 있습니다. 늘 둘로 나누어져 보이는 이원성속에 절대적인게 있습니다. 삶은 늘 지금 일어나는데, 영원한 것이 지금 이순간 속에 있다는 것이고, 영원하다는 것은 항상하다는 것이고, 지금 삶의 모습이 어떠하든 이 속에 언제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완전한 만족, 질문이 사라진 고요와 평화, 행복, 자유가 뭐냐면, 목이 마르고 서걱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진리는 항상 있는 것입니다. 실재는 내가 이미 그 자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떠난적이 없고 떠날 수도 없는, 그러니 이것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이 진실에 눈뜨면, 끝이 납니다. 이 진실을 왜 우리가 보지 못하느냐?, 여러 가지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분리되어 있고 따로있다고 착각해서 찾아가는데, 이게 또 삶의 모습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분리, 내가 있고 다른 사람이 있는, 나를 독립된 개체라고 여기는, 이게 모두 조건화된 착각입니다. 이 모두가 허구이고, 이 착각에서 깨어나는 게 진실이고, 그 착각에서 깨어나는 출구가 Don’t move! 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 일상과 진실이 늘 함께 합니다. 이 이원성이 이원성너머의 진실과 함께 있습니다. 우리가 늘 교육받는게, '너는 언제 태어났고, 결국 죽게 될걸야'하는, 이게 학습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물결, 파도가 전부라고 착각합니다. 늙으며 괴롭게 된다는 착각, 이렇게 우리는 못깨어나게 되어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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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험하는 뭔가 불편하면 수행해서 그것에서 벗어나려하는, 우리는 눈에 나타난 것, 드러난 것이 전부라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50%밖에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온갖 것이 드러난 것을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과 함께 있습니다. 이 움직임, 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주체, 이것이 같이 있는데 우리가 보지 못합니다. 이 물결, 파도가 곧 바다입니다. 헛헛하고 미치겠고 힘들다가 이 모두가 바다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면, 이 감각하나만 열리면, 내가 이것을 단 1초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찾을 것이 없고 구할 것이 없는 이 자리, 이 자리에 대한 감각만 열리면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게 어디 있는가, 지금 이순간입니다. 수치감, 남을 의식하고 불편한 모든 순간에 있습니다.


●우리 마음은 늘 표피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는 찾지 않는 삶을 어떻게 살 수 있는가? 얼마전 어느분이 제게 문자를 해서 만나서 상담을 했습니다. 교사이고, 가르치는데, 늘 긴장하고 불안한, 그래서 힘들었는데, 불안하고 초라한 이런 자신의 모습에 상대가 실망을 할 것같은, 저도 이전에 교사를 하면서 괴로워서 내가 교사인가?하는, 그래서 화장실에 쭈그려 앉아 목에 피가 나오도록 자신을 학대하면서 담배를 피운, 저는 정말 힘들었고, 이런 경험이 있기에 그분의 말에 참 공감이 갔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순간에 떨지 않고 평화롭고, 넉넉하고, 교사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 순간을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제게 질문했습니다. 이 분은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셔서 간경화로 돌아가셨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불안하고, 두려운, 술취한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면 불안하고 두렵고 도망가는, 또 엄마뱃속에 있을 때 엄마가 '지울까'하는 마음, 그 마음을 그대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사랑받지 못하고, 가족내에서 관계를 맺어 보지도 못한, 엄마가 힘들고 괴로웠기에, 자라면서 그 엄마의 푸념까지 듣게 되는, 그러면서 교사생활을 하게되었는데, 작은 실수만해도 대뜸 저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하는 두려움, 학교를 그만 두고 나서도 그런 상황이 되면 늘 같은 두려움과 불안이 찾아와서, 어떻게 하면 이것을 벗어날 수 있습니까?하고 묻는데, 제 대답은 Don’t move!. 끊임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벗어나 다른 모습을 찾는, 곧 자기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입니다.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묻기에, 제가 대답했습니다. 제 마음이 아픕니다. 조금만 자기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속에서부터 거부당하고, 한번도 사랑받은 적이 없고, 한번도 있는 그대로 인정받아본적이 없는, 늘 엄마로부터 내침을 당한, 따뜻한 눈길을 한번도 받지 못한, 그런데 지금은 여기서 더나아가, 자기가 자신을 내치고, 엄마와 관계 맺었던 그대로 당신은 당신자신을 그대로 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긴장하고 벌벌떠는, 이럴 수밖에 없는,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 받아들여져본 경험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으니, 자신이 지금 그럴 수밖에 없는, 이 어쩔 수 없는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그리고 이게 나라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오면,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멈추어지고, 그냥 긴장하고 벌벌떠는 자신을 허용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자기자신 쪽으로 눈길을 돌이켜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당신이 늘 벗어나고 싶었던 이것이, 늘 거부당하고 늘 외로웠던 모든 결핍과 상처를 다 치유하게 되는, 한번도 사랑받아 본 적이 없는 이것, 불안하고 허헉대는 이것을 제대로 만나기만 하면.... 이런 말을 하자, 이 분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심리학을 공부하기도 했지만, 한번도 그 표피를 파고들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분이 있습니다. 제 강의를 들으러 왔는데, 제 강의가 '치유'하는 이야기라 자신과는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이분의 친구가 제 강의를 듣고 변하는 것을 보고, 여기에 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제 강의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이분은 자기가 늘 사랑받고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늘 무엇인가 헛헛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강의를 듣다가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보게 됩니다. '이 아이는 똥도 버릴게 없어'하는 칭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칭찬받고 사랑받으려고, 땡깡한번 부리지 못하는, '똥도 버릴게 없는' 사람이 되려고 자신을 얼마나 억압했겠습니까? 이렇게 스스로 자신을 가두어 놓았던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을 만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이분에게 큰 이완이 오게 됩니다. 이만큼 이것은 혁명적입니다. 어떤 힘, 평화를 느낍니다. 그러면서 자기  친구와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는데, 친구와 싸우게 되는, 그리고 나서 시간이 지나고 미안해서 전화하고 사과했는데, 그리고 나서도 마음이 풀리지 않고 불안했는데, 어쨌든 이분은 그때 처음으로 기분나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살아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친구와 다투는 것, 이게 겉으로 볼때는 볼썽사나운 모습일 수 있는데, 안으로 보면 자기 안의 것을 표현하는, 그러면서 자기 안에서 새롭게 경험하게 되고,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다가 강의에 나와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알게됩니다.


●사람들은 불편하고, 공허하고 불안한 것을 내칩니다. 삶속에서 지금 다가온게 이 불안, 초라함인데, 이 불안이 큰바다입니다. 그런데 그 불안만 보고 그것을 버리려고 합니다. 이때 Don't move!.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전체를 벗어난 적이 없고, 이 부분이 전체임을 알려주기 위해 이 결핍이 찾아온 것입니다. 동전에는 양면이 있고, 인생은 입체적입니다. 지금 내게 찾아온 것이 초라하고 힘들지만, 이것 속에 전체가 있습니다. 취하고 버리지 말고 그냥 그것 속에 있으면, 원래있던 전체가 솟아오릅니다. 이게 전체적으로 삶속에 있고, 지금 있는 그대로 이것에서 떠나지 않을 때 '나'가 사라집니다. 이 '나'가 있기에 취하고 버립니다. 이것을 만나면 호흡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 그저 존재했을 뿐인데, 이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완, 깊은 호흡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 이자리로 돌아오면, 에너지 소모를 못느낍니다. 이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온 우주가 합니다. 그래서 에너지가 쏟아지고, 이 에너지는 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섬세하기까지 합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을 떠나면 안됩니다. 좀 부족하고 모자란 것을 버리려 하기에 알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죽기전에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죽어야 합니다. 지금 저의 말이 가슴으로 들어오면 자기에게 보잘 것 없는 모습이 올라올 때, 그것을 외면하지 않게 되고 그것에 눈길을 주게 됩니다. 육조혜능이 숨어 살다가 어느날 자신을 드러내게 됩니다. 절마당에 깃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깃발이 흔들리느냐, 바람이 흔들리느냐는 질문에 깃발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고 니 마음이 흔들린다고 대답합니다. 어떤 스님이 시자와 같이 있었는데, 비가 내리고, 빗소리가 들리자 시자에게 이게 무슨소리인가?, 처마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입니다하니까, 자기를 잊어버리고 사물에 떨어졌다고 말합니다. 앞의 두 사람의 마음이 대상으로 갔습니다. 이 시자의 마음은 빗물 떨어지는 소리로 간 것입니다. Don't move!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처방이 다 다른데, 여관은 나그네가 머물다 가는 곳입니다. 나그네는 늘 왔다갔다 하는데, 주인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나그네가 아니고 주인입니다. 생각, 감정, 이것들은 나타났다 사라지는 나그네입니다. 이 사실만 제대로 이해하면, 주인이니까 그 어떤 나그네가 오든 그냥 볼 뿐입니다. 이게 왜 오느냐하는 마음을 내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제대로 자각하는, 왔다갔다하는 모든게 나그네입니다. 비가오고 그것이 사라지고, 어떤 생각, 감정도 왔다가 사라집니다. 그런데 주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나그네와 동일시되어 버립니다. 자신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만 않으면 그 나그네의 출입을 그냥 볼 뿐인 것입니다.


●비가 내렸다가 날씨가 맑으면, 열린 창틈으로 햇살이 비치고 먼지가 그 햇살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게 보이는데, 그 허공은 그대로입니다. 생각은 늘 흔들리는데, 이것은 나그네입니다. 그런데 그 생각과 너무나 동일시되어 버리는데, 이것들이 나그네라는 사실만 알면, 그 나그네를 통해 주인도 알 수 있습니다. 이 허망한 것을 통해 허망하지 않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움직일 때, 이 나타난 것은 모두 나그네인데, 이 몸이 저쪽의 휴지와 같은게 됩니다. 주인은 항상 깨어서 이것을 봅니다. 그러면 내가 주인을 찾지 않았는데 주인이 나타납니다. 나그네가 곧 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생각, 감정이 일어날 때 그냥 나그네로 알기만하면, 이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삶속에서 내가 노력하지 않더라도 섬세하게 알게되면서 깨어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삶 전체가 진실을 알려주려는 스승입니다. 아프든, 평화롭든 그 어떤 모습이든, 여러분은 축복속에 살고 있다는, 호기심과 간절함만 있다면 결국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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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


○가족이 부유했고, 부족함이 없이 살아왔는데, 무엇 때문인지 모르게 늘 2%부족했습니다. 그러다 이 2%가 어느순간 채워졌고 편안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념이 있었는데, 이것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참선을 할 때, 무엇인가 뒤통수를 치는 것같이 아프고, 삶이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우울증이 생기고, 약을 먹어도 약으로도 치유되지 않고, 또 음식으로 치료하는 곳을 찾아가 조금 안정되다가 다시 집에오면 불안해지는, 그러면서 선생님 강의를 추천받아 들으면서 점차 편안해졌습니다. 제가 울적할 땐 정말 스스로 감당이 안되었는데, 올 늦은 봄부터 아침, 저녁으로 선생님 강의를 듣고있고, 괴로운 어떤 것이 올라오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은 되었고,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오셨는데,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라고 하면 절대 살지 않았을 삶입니다. 상황이 내가 원했으면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았을..... 이제 그런 삶을 받아들이고, 그것 속에 있어보면서 삶이 편아해 지셨는데, 비로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있어보는,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존재로부터 올라오는 '위로', 그 두려움이 올라와도 더이상 그것이 두렵지 않고, 자기 안에서부터 비롯되는 위로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삶은 입체적이고, 이렇게 보면 저주인데 다르게 보면 축복입니다. 누구에게나 저주 혹은 축복입니다. 똑같은 상황인데, 저주 그 자체가 기쁨이 되고 성장이 되고, 이것으로 인해 삶이 깊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저주가 축복이 됩니다.


●마음의 전환이 오고, 반복되는 마음의 두려움이 오더라도, 다시 무엇인가를 의지하는 것이 아닌, 삶에 대한 이해가 나를 이끌어가는.... 우리는 내가 한다고 착각하는데, 이것 스스로 알아서 합니다. 저절로 눈이 감기고 또 편안해지면 눈이 떠지는, 저 스스로 그러합니다. 사실 모든 순간이 기회입니다. 왜 태어났느냐? 눈이 감겼을 때, 그것이 지금 왔습니다. 그런데, 남들은 눈을 잘 뜨고 다니는데 하는 이게 지금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지금 '통증이 와서 눈이 감기는',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가만히 지켜봐 보는, 이것 아닌 다른 것을 담으면 원망이 오고, 그냥 그 느낌을 지켜보면 그것을 섬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서 많은 이해가 옵니다. 이것과 함께 있는 것으로, 마음이 안정되고 통증이 스스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게 사랑입니다. 그 통증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사랑이고 위로입니다.


●내가 이런 환경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인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내가 공부하려고 이런 환경을 스스로 선택해서 왔다고, 그런데 그것은 잊어버리고, 그래서 저주하고 원망하게 되는데, 저는 깨어나고 나서 저절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이 환경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을, 이 고통이 아니었으면 이 갈증을 가졌겠는가 하는....

 갈매기 조나단이 한말이 갈매기의 본질은 자유라고 말했습니다. 미운오리새끼가 오리속에 태어나 참 힘들었는데, 그래서 다 거부당하고 어느 누구에게 이 흉측한 모습이 보일까하여 어두운 곳에 숨어있으며 나는 왜 이렇게 슬프게 태어났는가하다가, 일몰에 날아가는 백조를 보게되면서, 심장이 쿵쾅이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했는데, 눈뜨고 보니까, 이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이 삶이 필요했구나, 이 삶을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삶은 정보의 바다, 메세지의 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비밀, 그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삶속으로 나타납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공허하고, 무료한, 사실 이게 정보입니다. 어느 순간 예기치 않은 허무함이 올라올 때, 우리가 나눈 대화가 기억나거든, 온전히 그 허무감을 받아들이는, 이것을 자각하는게 좋습니다. 이 자각이 주인입니다. 이 칙칙하고 어두운 감정을 마음껏 허용하고 그것속에 빠져들어 보는 것입니다.

 '의도', 이게 무엇일까하는 의도가 있을 때는 절대 오지 않고, 의도없이 그냥 궁금해할 때 그것이 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 밑바탕에 그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입니다. '알고 싶다'는 의도와 목적을 지니고 있기에 그것은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 이것이 당신에게는 '간절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게 이처럼 정교합니다. 이것보다, 당신에게 찾아온, 허무함, 무료함이 올 때 그것을 단 한번만 온전히 그 순간에 있을 수 있다면, Don't  move!. 말에 매이지 말고, 말너머, 마음에 전달되는 에너지, 진동이 있습니다. 그것을 허용하면, 초점이 맞아지면 그 한번의 만남이 의식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내려질 때까지는 절대 오지 않습니다. 하늘은 정말 정직합니다. 그 한번의 만남이 숨을 쉬게 하고, 더이상 질문하지 않게되고, 스스로 성장하게 됩니다. 자주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저와의 대화, 에너지를 기억하고, 그것이 찾아올 때 그 감정 그대로 있어보면 알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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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는 10월,

그 풍성한 계절만큼

풍부한 이야기로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소중한 후기 감사드려요.
꼭 산청식구라고 지역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보이니
우리 모두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고 위안이 되요.
산청만의 특유한 분위기 , 배움을 글로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여름가지님 ~!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17.♡.178.162) 작성일

정만씨, 고맙습니다.
댓글이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지금도 여전히 까마득한 느낌이 듭니다,
이러는 것이 치유의 과정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이것이 치유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오만할 것같기 때문입니다.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겸손이란게 감정상태나 어떤 감각적상태가 아니라서
느껴지는게 오만함이라고 할지라도 제가 보기엔 여름가지님은 겸허한 태도를 지니고 있는듯 보여요

사람들은 감정상태로 겸손과 오만을 나누고 자신을
쉽게 규정하지만 전 속중심 바탕을 바요

무한한 존재가 '자신을 무엇이다'하고 규정하고 실제하지 않는 다른 규정 겸손,사랑,무한을 바라는게 인간이 가진 아이러니 같아요

사자님의 댓글의 댓글

사자 아이피 (175.♡.202.14) 작성일

서정만 보고싶네.
서울 함 가야겠네.

라임님의 댓글

라임 아이피 (211.♡.132.206) 작성일

오만한 여름가지님ㅎ 추석명절 잘 지내셨어요.
장유 미정은정중 은정입니다.
고향은 가셨는지 궁금네요~^^
질문 있어요. 9월에 도덕경 모임에서 대구 도반님께서 알려주신 그 운동 이름 기억 나세요? B머시기 였던것같은데 그걸 4일정도 했는데 우왕 척추마사지 받은것처럼 효과만쩜 그날 그자리에서는 그냥 그럴까 했는데 효과 참 좋아요~저는 ㅎ
그 운동 이름 좀 갈촤주셔요~~~

바로님의 댓글

바로 아이피 (121.♡.40.195) 작성일

반갑습니다^^
SNPE운동 중에 4번 구르기운동입니다
SNPE홈페이지 한번보시고 운동하시길 추천합니다^^

라임님의 댓글

라임 아이피 (211.♡.142.155) 작성일

바로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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