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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텍 추모식 관련 기사일부 / 오마이뉴스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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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보 (122.♡.11.190) 댓글 5건 조회 5,443회 작성일 07-04-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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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되지 않은 외상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수많은 말들이 빗발쳤다. 그리고 넘쳐나는 기사들. 무수한 말과 글이 나름대로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우리의 눈과 귀를 경쟁적으로 휘어잡으려 했다. 그래도 우리는 답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점점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다시 사건 주변을 기웃거렸다. 순간 무엇인가 반짝 눈에 들어왔다. 벅차오르는 가슴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에서 32개의 추모석만 준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준비된 추모석은 33개였다. 조승희도 희생자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조승희의 추모석에는 네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필요로 했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걸 알고 가슴이 아팠단다, 머지않아 네 가족이 평온을 찾아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축복을, Barvara라는 내용의 쪽지가 놓여있었다.

사건의 핵심을 이처럼 감동적인 언어로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 어느 사회든 희생과 양보가 없다면, 폭력은 끝없이 악순환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는 미국 사회의 힘이자 기독교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못난 사람을 관용할 수 없는 사회는 늘 긴장의 연속이기 마련인데, 미국이 그러하고 우리는 관용 불가능이라는 면에서는 최악이다.

정신분석이 주는 교훈은 외상 또는 상처는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 그러나 본인이 이해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증상들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들 또한 우리가 걸어온 어느 지점에 존재했던 또는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상처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나는 상상해본다. 지독히 어두운 내면을 언어화하도록 승희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또한 에드가 앨런 포우 같은 독특한 스타일을 지닌 소설가가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댓글목록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2.♡.11.190) 작성일

준비된 추모석은 33개였다. 조승희도 희생자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참으로 감동적인 모습이고, 눈시울을 뜨겁게하는 장면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22.♡.94.3) 작성일

놀라운 국민들 이군요.

자국민을 33명이나 희생시킨 사람에게...

우리같았으면...ㅠ.ㅠ

우리는 관용 불가능이라는 면에서는 최악이다 라는 글이 따갑게 들립니다

용님의 댓글

아이피 (123.♡.165.211) 작성일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사회가 관용이 모자람을 압니다.
그 또한, 우리가 인정해야할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역사와 지리적, 풍토적인 상황과 단일 민족의 이민족에 대한 배타적인 문화와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경험 부족에서 오는 이해심의 결어에서 오는
우리민족의 또다른 아픔이라고 봅니다.
문이 열리고 다민족간의 교류가 시작이 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우리도 서서히 경험과 이해을 통하여 관용의 사회로 나아갈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의 불관용의 사회를 치부로 여길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각자 우리의 불관용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드리고 그 아픔마저 관용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미국시민이 보여준 멋진 관용을 찬사하는 마음도 필요하지만,
우리의 사회의 불관용을 편견없이 받아드리는 우리들의 관용도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의 사회의 불관용을 우리들의 관용으로 받아드리지 못하면
타민족 어느나라의 불관용에 대해서도 관용이 생기지 않기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민족의 불관용을 옳고그름, 좋고나쁨의 판단의 기준에서 벗어나서
우리를 이해하는 마음, 불관용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잃지않는다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관용이 많은 사회가 이미, 되어있을 것입니다.

없을무님의 댓글

없을무 아이피 (58.♡.246.17) 작성일

지금 이순간 있는 그대로 우리는 완전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있는그대로 인정할수만 있다면...
이번 사건도 일어나지 않을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사건은 일어났고 이사건으로 사람들은
제각각 많은생각들을 하게 되지요.
어떤이는 슬프하고 어떤이는 분노하고
어떤이는 용서하고
또 어떤이는 그용서하는이를 보면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고...

이모든이를 분별없이 있는그대로 인정할수 있도록
지금이순간도 난 나를 자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힘님의 댓글

아이피 (123.♡.165.249) 작성일

놀부님의 분노는,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나는 옳은데 타인은 옳지 않다는데서,
나는 피해자이고 타인은 가해자라고 믿는데 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민족이 타민족에 비해 좀더 관용적이기거나,
좀더 순박하거나, 좀더 비폭력적이거나, ... 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절대로 관용이 있는 민족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믿음 속에서는 관용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돌아본다면,
우리 민족도 여 타민족에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역사적이든, 잠재적이든 그러한 가능성을 똑 같이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고, 인정하고, 받아드려야만
타민족에 대한 용서와 관용이 생기며, 님의 분노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민족의 진실을 바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는 우리들의 이민족인에 대한 배타적이고 멸시와 차별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인 북한에서는 최악으로 상황을 몰고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서 일어나는 일들이 타민족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타민족이 행한 일들이 우리 민족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수 있다면
우리 스스로 우리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며,
타민족에 대한 이해심이 생길뿐아니라 그들에 대한 사랑도 잃지 않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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