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 법석하는 사학의 군병들(한겨레 블로그 김갑수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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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영훈 (59.♡.167.240) 댓글 5건 조회 5,088회 작성일 07-05-03 18:12본문
야단법석(野壇法席)이라는 말을 목사님들에게 들이대는 비례를 용납해 주었으면 좋겠다. 옛날 불교의 폐해가 극심했던 시절을 겪고 유학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 사람들이 불교를 얕잡아 보면서 생긴 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들에 단을 만들고(野壇) 법석(法席)을 까는 중들을 비하하기 위해 이 말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종교인들이 얕잡혀 보이거나 비하되는 사회 분위기는 정녕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종교인들, 그 중에서도 목사님들이 유학 시대의 스님들 이상으로 풍자와 경멸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한국의 목사님들은 스님들을 흉내내려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툭하면 삭발을 감행하는 기이한 행태를 선보이고 있다.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
기들고 앞서 나가 주 위해 싸워라
주께서 승전하고 영광을 얻도록
그 군대 거느리사 늘 이김 주시네
사학법 재개정을 부르짖는 기독교인들의 모임에서는 이 힘차고 화려한 곡이 늘상 울려 퍼진다. 대관절 이 찬송가와 사학법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나는 죽어도 알아낼 수가 없을 것 같다.
삭발한 목사님(예총 통합 회장)은 광기의 어조로 기도를 올린다.
주여 사학법을 만든 열우당을 망하게 하소서!
그때마다 사학 관계자인 듯해 보이는 장년 남자들이 양팔을 쳐들어 호응한다.
아멘!
그들 중에는 숭실대학총장도 있고 대광고등학교 교장도 있고 정신여고 교목도 있다. 모두 교육자라고 자임하시는 분들이다.
뜬금없이 다른 목사님( 예총 통합 부회장) 한 분은 사학법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기도를 올린다.
주여, 친북세력화된, 사탄의 무리된 김정일 일당이 한반도에서 영원히 제거되게 해 주소서!
아멘!
사일구 때 김주열 군의 눈에 박힌 최루탄처럼 그들은 이념의 최루탄을 박고 있습니다 주여!
아멘!
대관절 사학법과 사일구가 또 어떻게 연관되는지 나는 죽어도 모르겠다.(관련된다면 사 자로 시작되는 것 밖에 없다.^^)
사학법 만든 정당 망하고, 정치 생명도 끊어 주소서!
아멘!
그들은 거리 행진을 시작한다. 예의 그 찬송가가 울려 퍼진다.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
1000여 명이 뒤따른다.
다시 생뚱맞은 구호가 들린다.
노무현은 물러나라! 아멘! 한나라당으로 교체해서 바꾸자! 아멘!
할 만큼 했다고 판단한 집행부에서 해산을 결정한다. 그러자 어느 목사님 한 분이 격노하신다.
순교하는 마음으로 왔으면 여기서 다 잡혀가야 하는 것 아니냐?
언젠가 그들이 십자가를 이고 데모를 하실 때에 십자가 밑에 단 바퀴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바퀴를 달고 골고다에 오르시는 목사님들을 그들의 예수가 본다면 뭐라고 할까?
이제 야단을 떨고 법석을 까는 것은 스님들이 아닌 목사님들의 전유물이 되고 말았다.
댓글목록
최영훈님의 댓글
최영훈 아이피 (59.♡.167.240) 작성일쯧쯧... 도데체 뭘하자는 건지...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2.♡.11.4) 작성일
뭘하자는건지는 잘 모르지만 무쟈게 웃기는 모습을 잘 묘사해주었습니다. 그중에서
대관절 사학법과 사일구가 또 어떻게 연관되는지 나는 죽어도 모르겠다.(관련된다면 사 자로 시작되는 것 밖에 없다.^^) 이대목에서 전 배꼽을 잡고 웃었지요.....ㅎㅎㅎ
하이트님의 댓글
하이트 아이피 (221.♡.32.73) 작성일재미있게 잘 쓰셨네요.
아따님의 댓글
아따 아이피 (211.♡.168.146) 작성일
아따 기막힌 글이구만
사실 요즘 목사들이 먹고 살기가 힘드니까 별 짓을 다하지..
열심히 역할을 다하는 목사들도 많기는 하지만..
교리라는 도그마에 갇혀서 의식이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으니
세상이 바늘구멍만하게 보일수밖에....ㅎㅎㅎㅎㅎ
망초님의 댓글
망초 아이피 (125.♡.0.36) 작성일사학법을 뱐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 투명하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사학법의 내용중 가장 핵심되는 것은 이사중 일부를 개방이사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그 수가 전체 이사수에 비해 너무 적어 이사회 결정에 그다지 영향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반대하는 이유는 세상으로 알려져서는 안되는 일을 계속 비밀이 되도록 지켜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 모르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