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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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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220.♡.94.7) 댓글 0건 조회 7,261회 작성일 07-05-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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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통영에서 잠깐 정리님이 쓴 글을 볼 시간이 있었습니다.
님이 감사하게도 마음을 열어보인 글을 대하니 반가웠습니다. 글에 대한 답변을 쓸 시간이 없어서 거제로 향하는 내내 어떤 답변을 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방금전에 거제에 도착했습니다.
몸에 진도 빠져 머리가 멍한 이유도 있지만,
역시나 제 능력으로는 아직 제가 '말해야할 것' 을 제대로 간추려서 상대방의 소중한 글에 바르게 회답할 수 없음의 한계가 있음을 시인 하면서
늘 그렇듯이 조잡한 글을 한 말씀 써 올리겠습니다.
저는 인간의 욕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저 역시 나름의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가진 '욕망'이 너무 과도하여
생태계가 싸그리 파괴되고 50년 후에는 후손들의 존립 조차도 불투명한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때 '후손과 생물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냥 '막연히 잘하자'는 주장이나, '영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독교인의 발상이나, '도'로서 그러한 위기상황에 무감각해지려는 모습에는 반발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그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본인들의 일이 아니기'때문이라는 생각이 기반되어 있는 듯 했기 때문이죠.
저는 그 결정적인 '근거' 로 '자신들은 하루 세끼 밥알을 쑤셔 넣으면서 타인의 배굶주림은 무시하는 현실'을 계속 짚었습니다.
이렇게 후손과 생물의 미래를 (틀림없이) 현재 좀먹고 있는 것이 (과학적/경제적/환경적으로 분명한데)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리의 소비습관, 삶, 욕망을 '비판'하는 것을 왜? '타인에게 저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욕망을 강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의 욕망이 결과적으로 후손과 생명의 미래를 좀먹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무한하게 욕망할 수 있는 있는 자유'가
우리 후손들의 '자유'를 앗아가고, '존립근거' 자체를 망가트리는 현실에 대해서
'불특정 다수'에 대해서 '우리 인간의 욕망이 결국 이모양 이꼴을 만들어 놨다'고 통탄하는 것을
[둥글이는 타인의 자유와 존재성을 강제하고 인간성을 재단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것이 적절한지는 정리님께서 생각하셔야 하실 듯 합니다.
우리는 늘 그 부분에 대해서 헤깔려 하는 것 같습니다.
1. '취미' '취향' '기질'에 대한 자유를 강요하고 비난하는 것과
2. '타인의 존재의 근거를 망가트릴 수 있는 욕망'을 비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1. 동성애, 나체족, 히피, 무정부주의 발상과 존재성은 그들의 취미, 취향, 가치의 문제임으로 어떤 사람도 이를 함부로 지적하고 비난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2. 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수준' 이상으로 지구를 착취하고, 타인을 빼앗고, 망가트리고 하는 것은 앞선 취미, 취항, 가치의 문제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왜냐하면 '후손/생명의 자유'와 '존재'를 빼앗아가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을 거꾸로 생각합니다.
정리님이 앞서 '동성애' 관련해서 정리해주신 글에서 처럼 그들의 나름대로의 취향, 기질의 문제에 대해서는 자기와 다르게 보이면 민감하게 반응하고 손가락질하고 비난하고 자유를 억압하면서,
타인/후손/ 생명의 존립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욕망과 의지, 폭력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합리화 시키거든요.
물론 그것이 눈 앞에서 타인을 돌로 쳐죽이는 것도 아니고, 생명을 발로 지근지근 밟아서 죽이는 것이 아닌 - 수 많은 과정의 과정을 거친 '오랜시간 후의 문제'이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그것이 '안보여서' 자신의 '자유'가 결과적으로 어떤식으로 다른 존재를 황폐화 시키는지 볼수가 없어서 그런 식으로 '무한의 자유'를 향유할 의지를 갖는 것이지요.
저는 이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삼아 온 것입니다.
당연히 이것을 짚어내는 저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갖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기반이 그러한 착취구조인데, 이 '본질'이 보여짐에야 누가 이에 대해서 불편하지 않은 생각을 하겠습니까.
보지 않고 불편안해할 것인지, 보고나서 불편해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각자의 선택의 몫입니다.
정리님은 그것을 스스로 보시려고 하셨기에 불편한 것이고,
스스로의 삶 속에서 뒤돌아보시게 된 것입니다.
정리님의 고백은 극히 자연적이고 누구나 갖을 수 있는 욕망이지만,
그것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선택할 몫이였고,
정리님은 그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인 것입니다.
저 역시 그것을 받아들이고 '무위'와는 관계없는 다소간 '불편하다면 불편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사실은 행복하지만 ^^)
어쨋튼 그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셨던 정리님은 저에게 물으십니다.
(둥글이님은) 빼앗을 어떤 기회조차 없으니 빼앗지 못했을 수는 없지 않았나요?
결국 제가 '뻬앗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저도 자연스럽게 빼앗을 것'이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의 빼앗을 의지'를 이해함으로 해서,
좀 더 제 자신이 그러한 '욕망'을 가진 상대방을 편하게 대하고
저 자신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주십니다.
그리하면 정리님도 불편하지 않을 테고, 저도 자유스러울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하십니다.
진심어린 마음에서 주신 조언은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리님, 바로 그 관점이 전혀 뒤짚어 보신 것입니다.
저는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살고 있음에 대해서 늘 괴로울 따름입니다.
부족한 자원과 기회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내가 하나 더 가지는 것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부터 취해지는 세상에서...
저는 비록 그것이 반찬없는 맨밥이라도 한끼도 제대로 걸러본 적이 없이 살고 있고,
제 나름대로의 필요를 잘 충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한 끼 덜 먹을 의지를 갖지 못함으로 그것은 (결과적)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하루 한끼도 제대로 못 떼워서 피가 말라 죽어가야 하는 이들... 그옆에서 그 죽음에 오열하지만, 눈물을 흘릴수 있는 수분조차 공급받지 못하는 그들... 하루 수만명의 죽음이 '나'라는 사람의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망'으로 부터 만들어 내 지는 것이기에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늘 자기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기준으로해서 삶의 수준을 높이려고 하지만, 우리 각 개인은 중세 때 보다 1000배 이상의 에너지를 평균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보통 사람보다'는 형편없이 적게 쓰는줄은 몰라도...
지구와 후손들의 안녕을 위해서는 과도한 소비습관을 가진 것입니다.
제가 자동차 면허증도 따지 않은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정리님식의 표현대로 '자동차 면허증을 딸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 이니라,
너무 아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 자신이 하나하나의 욕망을 실현하고 사회에 적응해 감으로
동족들과 후손들과 생태계의 미래를 좀먹을 '커다른 계획'의 일 부분이 된다는 것이 너무 아팠던 것입니다.
사람들의 현재와 같은 '과도한' '욕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저 역시 그에 자연스럽게 포섭되어서, 그 욕망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편한 마음'을 갖고 서로간에 '갈등'은 없을 수 있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공멸'하자는 것의 다름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다소 불편하지만, 그 '현실'을 직시하고, '불편'해 하고, 그 불편함을 통해서 뭔가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실천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의 몫이기 때문에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제가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관계역학'을 문제삼고, 그로 인해 빚어질 결과를 '비판'할 수는 있는 것이지요.
자... 이런 얘기가 아주 원론적으로 보이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들은 논리적으로 사건들을 조합해야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정리님 같이 시적 감수성이 가득하신 분들에게는 참으로 조잡하고, 형식적이며, 고리타분한 그것으로서 보여지시겠죠.
그렇습니다. 그것이 분명 고리타분하고 조잡한 것이기에...
저는 한 순간 한순간의 저의 삶 속에서 그 이해를 실현하여 그 이해에 '생기'를 주기 위해서 '꾸역꾸역'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가지만 받아주십시요.
저의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잡설은 제가 모든 욕망을 벗어나고, 타인을 심판할 수 있는 위치에서의 근엄한 포교수준의 그것이 아닌...
끊임없이 제 자신에 대해서 주문하고, 신에게 기도하면서 갈구하는...
나약한 저 자신에 대한 기도의 확장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제 양심이 시험되는 순간에 뒷 걸음질 치지 않게 하시고...

제 행해야할 바를 행함에 있어서 다른 이들의 시선을 극복하게 하시며,

어설프게라도 그것을 행하게 하소서.


모든 이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사랑하며,

그들의 아픔에 함께 괴롭게 하소서.


냉철하게 이성을 갈고닦아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를 이해하게 하시고,

인류의 한계상황을 직시하게 하시여

제가 뭔가를 행하게 하소서.


다른 이들이 가진 만큼, 다른 이들이 누리는 만큼의 안락과 쾌락을

제 자신의 성취의 기준으로 잡아 제 삶을 허비하게 하지 마시고,

기본적인 인권과 생존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은 세상의 수 많은 고통 받는 민중들의

삶의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에 제 자신을 투자할 수 있게 하소서!


제가 오직 제 밥벌이에만 몰두하는 그러한 초라한 존재가 되지 않게 늘 채찍질 하시여,

무한의 공간과 영원의 시간의 정 중심에서 인간과 자연을 대변할 수 있는 당당한 존재로

우뚝서게 하소서.

하지만 그것이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저 자신을 위한 것임을 바로 알게 하소서.


저의 열정을 소명에 결부시키시고 저의행동을 거침없게 하시여

제 최후의 호흡이 다하는 그날까지 바람 같은 삶을 살게 하소서.

그러나 이러한 원리들을 행하기에 제가 너무 나약함에,

가끔씩 자리에 쓰러지더라도 마땅히 다시 설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제 앞에 세워진 부조리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그 장벽을 결코 넘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앞에 제가 피를 토하고 쓰러짐으로

뒤에 오는 이들이 저를 밟고 그 벽을 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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