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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님..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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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리 (218.♡.76.124) 댓글 3건 조회 7,099회 작성일 07-06-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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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나요? 제가 권보님 글에 댓글을 쓰다가 밀양과 도덕경 글이 삭제가 되었답니다.
권보님 글이 너무 좋아서 저도 하고픈 말이 있어서 썼는데 수정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었네요..아..어쩌죠? 제 글이 삭제가 된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권보님의 귀한신 말씀이 삭제되어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어찌하죠...........
게시판 경력 십 수년에 이런 실수를....................

댓글목록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2.♡.11.22) 작성일

정리님 너무 마음 아파마세요. 그럴수도 있지요. 안그래도 왜지우셨냐고 따질려고 쪽지쓰려다....ㅋㅋㅋ

제 동창들 카페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 있어서 이렇게 퍼왔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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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아내와 함께 밀양을 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웃기도 하고, 전도연과 송강호의 연기에 감탄과 찬사를 나누고 그랬다.

주인공 신애(전도연 역)가 아이의 살해범을 용서해주려 교도소에 면회갔다가 그 살인범(웅변학원원장)이 하나님께 용서받고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는 얘길 듣곤......

자신의 내면에서 진정한 용서를 하지 못한 가운데, 또는 자신이 그를 용서하기전에 그가 신께 아니 신께서 그를 용서했다는 것이, 또 자신이 용서하기도 전에 신이 그를 용서해주다니.... 등등을 연상케하는 신애의 절망, 신과 인간에대한 절망이 그녀를 면회후 주차장으로 차를 타러오다 결국은 쓰러지게 만드는 장면에서 많은 이야기꺼리를 남긴다.
물론 그후로 이어지는 그녀의 변화가 우릴 아프게하지만.....

마지막장면으로 조용히 비춰지는 햇살비치는 마당 한구석이 새로운 희망과 삶의 방향을 비밀스럽게 가르쳐주는 것같았어. 뭔진 잘 모르지만..... 아주 평범한 마당의 한구석이 우리에게 무얼 말하려는지, 여운이 참 많이 남는 영화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모두다 극찬을 아끼지 않듯이, 전도연 송강호 의 연기력 정말 어쩜 그렇게 잘 해낼까? 이렇게 무르익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창동 감독이 이청준의 소설 벌레이야기에서 얻은 어떤 영감(靈感)을 잘 소화해냈다고 느껴진다. 영화가 끝나고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깃들여져 있음을 알리는 빼곡한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앉아있게하는 영화다.

극장을 나서며 아내와 난 밀양( secret sunshine )의 의미를 찾으러 밀양엘 가보자고 했다.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218.♡.76.124) 작성일

아..넘 다행입니다.^^진짜 손이 바들바들 떨리더라구요...
그러면 제가 권보님 글에 댓글 달려다 만 글을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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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님. 제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님이 언급하신 '하나님의 눈치보다가..'의 그 하나님은 성서에서 말씀하시는 꼭 그 하나님은 아닐 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절대자이신 하나님이실 수도 있고, 종교적 광기 혹은 이념적 집단체면 등을 글쓴이는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용서, 그것과의 불일치, 갈등..결국의 분열로(미친다!)이어지더라는 것 아닐까요.물론 영화의 완성을 위해서 구체적 소재로 기독교라는 특정 소재를 사용을 했긴 했지만요..
권보님과 저의 생각이 다름이 아님을 저는 알 수 있는데요.^^

이창동 감독은 밀양의 원작이 이청준님의 소설, 벌레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하던데, 사실 유괴사건만 가져 왔다고 하더군요. 표절이 난무한  지금의 현실에, 감독의 밀도 높은 이 같은 진정성이 밀양과 같은 작품이 나오게 한 근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밀양의 密(밀)자는 빽빽할 밀, 은밀할 밀, 陽(양)자는 햇볕 양자로, 햇볕이 가득한..의 도시로 통상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던데 이창동 감독이  secret sunshine으로 영어번역하면서 비밀스런 태양으로 거의 재해석 되더군요.

마지막 장면, 비닐과 펫트병과 하수구 같은 일상의 너즐한 곳에 내려쬐는 햇볕 한 줌.
처음 영화가 시작할 시, 저 푸른 하늘이 화면가득 메워지는 것과 오버랩 되면서
구원, 용서, 사랑, 진리, 신...이 모든 상위개념들이 저 높은 곳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비루하고 남루하고 가혹한  이 ‘현재’를 수긍하는데서 부터 시작되는 그 무엇들이 아닐까..하는 메시지를 저는 받았습니다.
관객의 수만큼 해석과 느낌들은 제 각각이기는 하겠지요.

밀양. 참 아름다운 소도시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고향 다방’ ‘언니 미장원’ ‘김약방’..뭐 이런
상호가 늘어선 단층의 촌스러운 낡은 상가들이 존재하는 곳. 마치 내 어릴 적 고향의 거리와도 같은 그곳은 미친 듯 지 혼자 붉게 타오르는 낙동강 줄기의 석양은 또 얼마나 마음을 끝 간데 없이 흔드는지요.....

담에 기차타고 사모님과 함 놀러 오세요....제가 밀양 동동주 한 턱 힘껏 쏘~올 께요~~~~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22.♡.11.190) 작성일

그렇군요 정리님. 맞아요 영화의 첫장면을 전 잊어먹고 있었어요. 푸른하늘로 시작하여 가지런히 치워지지 않고 그냥 너절한 마당 한쪽에 내리쬐는 햇살이 대비될 수 있군요. 이야, 이창동 감독이 참 많은 복선을 이미 깔고 영화의 시작과 끝을 준비해 놓았군요. 그리고 그곳에 지금 여기라는 단어를 숨겨놓았군요. 대단한 사람입니다.

원작이라고 하는 이청준의 작품  벌레이야기 도 이청준이 오래된 사건인 체육교사인 주형영 씨가 윤상군을 살해하고 사형수로 복역하던 중 신을 만나 구원받고,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마감하는 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아내와 영화의 감동과 여운으로 흥분하여 밀양행을 제안했지만 실제론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정리님의 밀양 소개를 읽고 또 동동주 한턱 이란 말씀에 가라앉았던 흥분이 다시 일어나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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