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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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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112.♡.127.215) 댓글 2건 조회 6,966회 작성일 15-10-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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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을 추가로 하나만 더 적겠습니다^^ 제가 호러메이즈란 공연을 하면서 기숙사를 사용하는데,
저보다 한 살이 더 많은 형이 같은 호러메이즈 공연단 소속이면서, 룸메이트가 되었습니다.
저보다 한 살이 더 많고, 나름 은수저 출신인 형인데, 좀 과격하고, 늘 여자를 끼고 다니며
과격하고 터프한 형이라 제가 첨엔 좀 애 멌습니다.
 
노는 건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늘 저를 데리고 다니며, 여자 꼬시고 다니고 매일 밤 술 자리에
데려가는 데 첨엔 마찰이 좀 있었습니다. '형, 전 여기에 삶을 배우러도 왔지만, 돈도 벌러 왔어요.
매일 술자리에 가면 저 남는 돈이 없어요. ' 라고 하면, '쒸파, 남자가 의리도 없냐?' 란 말에 늘
저를 끌고 갔더랬죠.ㅜㅜ
 
어느 날엔 제가 여기 용인에 와서 50만원이 넘는 돈을 술자리에서 쓴 걸 알곤
심기가 불편했는데, 그 형이 또 일 마치고 놀러가잔 말에 극도로 빡쳐서
쏘아 붙이기 일부 직전에 문득 게시판 위에 바운딩 동영상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래. 내가 흐름을 거부하니, 힘든거다. 에라이 ... 따르자. 마시자. 돈 쓰자. 죽자.' 라고 맘 먹고,
그 형을 따르니, 오히려 그 흐름에 하나 되어 순응 할 수 있음에 그 형이 감사한 존재로 보이더라구요.
 
매 순간의 감정, 이분법이 없는 내 생각을 허용한다고 즐거웠지만, 세상의 흐름엔 나만의
생각으로 역행하는 저 자신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이젠 모든 순간 다 허용하게 되는 맘 가짐을
주게 된 그 형에게 참으로 고맙게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고운정, 미운정이 든 형이
본업인 프리랜서 호출로 어제 도중 퇴사하여 마지막 송별회를 가졌는데, 그 형이 취해선
 
'주환아...주환이 어딨냐' 라며 우는 그 모습에 짠했습니다. 그리고 호러메이즈 공연단 팀 동생들 모두가
'주환이 형은..유머러스한 성격도 아니고, 리더십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뭔가 있어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재주..그리고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우리 모두가 주환형에게 의지하고픈 뭔가가 있어요.
퇴사하는 큰 형도 공연단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지만, 사실 주환 형을 많이 의지했대요' 란 그 말에 울컥했습니다.
 
'그래...이 이별의 흐름도 순응해야지..' 라며, 아픈 마음을 안고, 그 형을 안고 방에다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리고 매 순간 깨어있으며, 안과 밖이 없는...매 순간에 깨어져 바운딩의 양처럼
흐름에 순종하는 하늘의 종이 되어있을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24일, 서울에서 뵈요^^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182.♡.122.141) 작성일

예전엔 부주의한 내가 참 싫었었다.
경제적인 부분에선 많이 서투르고 주의와 관심 결여로
돈이 자꾸 세어 나가더라.

모이면 세어나가고 모이면 세어나가고..

이를 악물고 아끼면 엄한데서 돈이 나가더라.

술값.질병.사고 등등 나의 경우엔 질병이 많았다.
잔병치레 많이 하거든..
거절 못해서 술값내고..

부주의한 관심없는 내가 납득이 되고 이해되더라
'그래서 돈을 못모았구나'
'돈을 모으건 못모으건 이해받고 싶었구나
그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정만이 힘들었구나'
깜싸주고 싶더라.

불의의 상황으로 돈이 세어나가는걸 자주 들음
이해가 되더라.

사기당하던 아프던 지갑을 잊어먹고
핸드폰 잊어먹고 그걸 보통
'사고''불행한일'로 해석되는데 조금 다르게 보인다.

그런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면
'내 잘못이야' '바보 또 지갑잊어버리고'
'왜 돈을 못모으나 '하기보단

그런상태에서 어쩔수없는 행동임을 깊이
감싸주었음 하는맘이 많이 든다.

너 글보니 돈쓴거보니
그런 사람들이 떠오르네 나도 그렇고..

형이 가난하거든 예전엔 무능력.게으름.의지박약으로
해석되었는데..

요샌 깊게 위로받고 사랑받아야 할 사람으로 보인다.
기적이다. 요새 보니 형 가슴이  살아나나바.
자비심이 자꾸 든다. 어떤 한 사람한데만 아닌..
저절로..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122.♡.188.242) 작성일

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 게시글 내용 바꾸셨구나.
형 댓글을 모바일로 읽고, 짐 기숙사 공용pc로 댓글 달려고 보니...흠..ㅡㅡ
뭔가 엄숙한 분위기의 댓글로 바꼈어...ㅎㅎ

역쉬 형의 짬밥에 저 자신도 돌이켜보게 되네요. 어쩔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행동을..오히려 감싸주는 마음...멋지구료^^

기적이 일어나신 형 화이팅!

ps: 저도 지 자랑이긴 해도, 저 역시 기적이에요. 불과 몇 년전엔 형처럼
뭔가 계속 깨우치고, 나보다 더 빨리 배우는 사람을 보면,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해서
스스로에게 시기 질투가 앞섰는데
지금은 '저 사람이 그냥 저런 상태인가보지 뭐. 먼저 배우나보다.^^' 람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제 모습도 기적인 거 같아요.ㅋㅋㅋㅋㅋ 넘 쌩뚱맞았나?

5일 뒤 서울서 뵈유. 하놔...근데 용인서 이대역이 넘 멀어.ㅜㅜ
가긴 갈껍니다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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