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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 산청모임(49장. 성인에게는 고정된 마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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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210.♡.207.15) 댓글 6건 조회 7,484회 작성일 15-06-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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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에서. 요즘은 조용한 것이 좋아,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주로 도서관에 혼자 머뭅니다.
 
얼마전에 어릴적 기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 시기인 중1, 2학년 시절. 주말이면 늘 외할머니집엘 놀러가곤했습니다. 외삼촌과 함께 늦은 밤 산길을 걸어서 갔는데, 그럴땐 집을 떠나는 안도감(?)과 밤하늘의 별들이 참 신비로웠습니다. 그러면서 했던 행동이 손전등을 들어 솜사탕같은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에 'SOS'라는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영화에서 보면 무인도에 고립된 사람들이 돌을 모아 그런 문자를 쓰잖아요. 저도 그냥 그 장면이 생각나서 그렇게 했던 것이죠. 그런데 그게 얼마전에 생각이 났고, 그 의미가 저에겐 보다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사춘기를 지나며 저의 가슴은 증오로 가득찼으며, 그렇게 저의 영혼은 무인도의 사람처럼 서서히 갇히고 무너져 갔습니다.  그렇게 밤하늘에 전등을 대고 'SOS'를 쳤던건 저 자신을 구해달라는 신호였던 것이지요. 제가 저에게 보내는~.
 
그렇게 신호는 전달되었고 30년이 지나 저는 지금 이곳에 있습니다.  
 
 
 
경이로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무엇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한 사람인 걸까요?
나머지 다른 이들 다 제쳐두고 오직 이 사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요?
수많은 날들 가운데 하필이면 토요일에
새들의 둥지가 아닌 사람의 집에서?
비늘이 아닌 피부로 숨을 쉬면서?
잎사귀가 아니라 얼굴의 거죽을 덮어쓰고서?
어째서 내 생은 단 한번뿐인 걸까요?
무슨 이유로 바로 여기, 지구에 착륙한 걸까요? 이 작은 혹성에?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나 여기에 없었던 걸까요?
모든 시간을 가로질러 왜 하필 지금일까요?
모든 수평선을 뛰어넘어 어째서 여기까지 왔을까요?
무엇 때문에 천인(天人)도 아니고, 장강동물도 아니고, 해조류도 아닌걸까요?
무슨 사연으로 단단한 뼈와 뜨거운 피를 가졌을까요?
나 자신을 나로 채운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왜 하필 어제도 아니고, 백 년 전도 아닌 바로 지금
왜 하필 옆 자리도 아니고, 지구 반대편도 아닌 바로 이곳 안솔기에 앉아서
스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두운 내면을 뚤어지게 응시하는 것일까요?
마치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으르렁대는 성난 강아지처럼.
 
 
*어머니가 계시는 시골집 우편함에 새부부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릅니다. 새들에게 둥지를 틀게 하고 그늘로 쉬러 오는 사람 막지않고, 떠나는 사람을 잡지않는 나무와 같다면 깨달음에 가깝다고 오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집 우편함도 깨달음에 가깝다 하겠습니다ㅋ. 새들에게 둥지틀 자리를 내어 주고, 좋은 소식 나쁜 소식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니까요........

 
●밖으로 찾는 힘과 깨달음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문자를 통해 만나야 할 것은 자기자신입니다.
 
●깨달음은 머리와 몸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혁명적 변화입니다.
 
●찰흙을 이겨 그릇을 만드는데, 그 그릇은 비어 있기에 쓸모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릇은 그것이 담기는 내용물에 물들지 않습니다.
그 그릇에는 값비싼 보석이 담길 수있고, 또 집안의 어린아이가 토하려 할 때 급히 입아래로 갖다대는 도구로 쓰여 어린 아이의 토사물이 담길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이라는 그릇에 무엇이 담기느냐에 따라 중생이 되거나 부처가 되는것이 아닙니다.
 
담고 싶은 것만 담으려 하기에 중생인 것입니다.
 
●자기안의 초라함을 받아들이면 그것을 가리고 덥고 숨겨 다른 것을 내보이려는 자기방어가 사라집니다.
 
 
●우울은 내가 거부하고 건너뛰려는 에너지를 먹고 삽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초라한 것들을 내치고 억압하려는 것을 그만둘 때, 자신을 더이상 거부하지 않을 때, 내가 내 자신을 내치지 않을 때, 그것은 내 안에 마음껏 머물다가 사라지며, 사라져 갈때 내게 뜻밖의 선물을 남깁니다. 평화, 내가 내안의 것을 숨기고 애써 다른 것을 내보일 필요가 없다는 어떤 안도감. 자신에 대한 이해 등등.
 
●내가 거부하는 그 작은 파도안(내 안에서 올라오는 찌질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상상할 수 없는 우주적 에너지가 담겨있습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것은 그 무엇도 나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 모든 것을 껴안음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안에서 올라오는 것 전부를 만나는 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연꽃이 참 이쁩니다. 그냥 피어나기에, 사랑받으려 하는 몸짓이 없기에 더욱 사랑받습니다. 제안에서 사랑받으려는 몸짓을 더욱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상대로부터 사랑받으려하고, 상대편이 소홀하면 섭섭해하는, 그래서 자신이 '사랑받으려는 몸짓'을 보였다는 것에 더욱 수치심을 느끼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랑받으려는 몸짓은 더욱 왜곡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상대를 질투하고, 상대에게 나쁜 마음을 먹고, 상대가 잘 안되기를 바라는. 이 악순환의 패턴을  깨는 것은 무엇입니까?. 상대에게 사랑받으려는 몸짓을 그 자체로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상대가 나를 사랑해주든 주지 않든 상관없이 자신에게 일어난  사랑받으려는 그 애틋한 마음을 그대로 허용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이해하는 바입니다.  
 
 
 
●자기안에서 올라오는 것중에 초라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짓밟는 자는 온 우주를 짓밟는 자입니다.
 
●자기안의 초라한 것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입으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자는 다 거짓말하는 자입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지긋이 바라봐주고 그것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축제입니다.
 
●예수가 '회개'하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가는 길을 돌이키는 것입니다. 자기안에서 올라온 것으로부터 달아나지 않고 합리화하지 않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지금 자신의 모습이 아닌 만들어 놓은 모습(상)이 떨어지고 곧 해방이 옵니다. 우리가 자라오면서 거부당한 경험을 하게되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 방법이 자신을 꾸미고 포장한는 것입니다. 지금 올라오는 것을 극복하려하고, 애써 피하려 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돌이키는 것을 회개라고 합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초라한 감정이 결코 짧거나 초라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내 안에서 올라오는 것이 무엇이건 간택하지 말고 허용하십시오. 지금 내 안에서 올라오는 그것이 바로 자신을 온전케하고 자신을 치유하는 약입니다.
 
●사람들은 밖에서 답을 구합니다. 지금 마음에 들지않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마음에 드는 모습을 담으려 합니다. 그래서 수행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때 수행을 멈추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보십시오. 그러면 늘 습관적으로 무엇인가를 찾고 해왔던 그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죽을 지경이 됩니다. 늘 수행해왔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정말 답답해지고 오만 생각이 다 일어납니다. 머릿속에 강렬한 생각의 토네이도가 일어납니다(이것은 저의 경험~). 그때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들을 모두(100%) 허용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그 어찌하지 못하는 그 많은 생각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진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진실한 삶을 산게 아니라, '~인척'만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때 참 괴롭고 무참하게 되고 통곡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진실을 보게 되면 그것은 한동안 지속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편안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다 끝났다고 여기는데 그때 숨겨져있던 무엇이 또 올라옵니다. 그래서 또다시 괴롭게 되는데, 그렇게 그것은 끝없이 오고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오고감은 여전하지만 그 오고감에 매이지 않는 자신을 문득 보게 될 것입니다.
 
 
*늘 편안한 자리, 안솔기
●사람들은 긴장하면 그 감정을 외면하는데, 사실 그 긴장속에 정말 많은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피하고 거부하고 합리화하며 외면하는 동안에는 그 정보를 보지 못하는데, 그 긴장을 허용하고 그것속에 있어보면 상처받았던 내면아이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그랬는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되고 서서히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내면아이의 한이 풀어지게 되고 치유하게 됩니다.
 
●제가 깨닫기전 도를 닦을 때 늘 목이 말랐는데, 어느날은 떨어진 낙엽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이것이 무엇인지 알게되면(사실 '낙엽'이라는 이름을 떼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잖아요.) 깨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깨달음은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얻게 될 거라 착각하는데, 사실은 질문자체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그것이 깨달음입니다.
 
●머리, 알음알이로는 삶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제자 아난은 부처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기억했지만 오랫동안 눈뜨지 못했습니다.
 
●뭔가 깨달으려 하고 도달하려고 하는 그 힘, 그렇게 몰아가는 그 힘이 에고입니다. 그렇게 몰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무엇인가가 확 터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걸 경험한 사람들은 한순간 편안함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꼬꾸라집니다. 결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것은 길을 걸어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경험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지금 있는 그대로가 불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지금이 아닌 다른 것을, 만족스러운 것을 찾기에 지금이 불만족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질의응답시간에 쿵푸팬더와 매트릭스를 통해 도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도 영화를 좋아해 그 두영화 모두를 보았지만 선생님처럼 줄거리를 명쾌하게 이야기하진 못할 것입니다. 들으면서 어떻게 저렇게 잘 기억하고 명확하게 전달하실까하며 매번 감탄하게됩니다(선생님은 가끔 자신이 방금 전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하지 못할때도 있는데 아무튼 이 두 기억은 좀 다른 듯합니다~~.). 네오와 스미스는 서로 대척점에 서있고, 네오는 스미스(초라하고 못난 나)를 죽이고 세상의 평화를 가져오려 합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스미스와 싸우다가 문득 하나의 사실을 알게된듯 네오는 희미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결국 스미스에 의해 네오는 파괴되고 맙니다. 우리의 주인공이 싸움에서 패배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네오가 사라진 순간 스미스도 사라져 버립니다. 내안의 초라함을 다스리고 무엇인가를 지키려는 자(네오)는 결코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려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싸움은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려하고 그것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전도몽상이라합니다.
 
 
*오늘도 맛있는 점심을 내어주신 야마꼬님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익숙해지면 간혹 그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죄송합니다^^~
 
 
 
7월 모임이 있을때 쯤이면 장마가 한참이겠습니다.
이세상 살아있는 것들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월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야마꼬님의 댓글

야마꼬 아이피 (183.♡.220.229) 작성일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210.♡.207.15) 작성일

야마꼬님,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 지는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읽는 분의 마음이 편안하니 그러겠죠..

저는 또 무엇인가가 시작했습니다.
5월 한달 내내 불편하고,
그것도 부족한지 요즘 별일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도 없고,
이유를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일일이 이유를 따져 묻는것도 귀찮아졌습니다 ㅋ.

토토님의 댓글

토토 아이피 (175.♡.192.28) 작성일

쌤쌤쌤! 여기에 답글 달다가 길어질거 같아서 다시 글쓰기로 썼는데, 어쩌다보니 또 엄청 길어졌네요 ㅠㅠ..;; 난 왜 항상 길이 저리도 길게 후기가 남겨질까요. ㅠㅠ;;
담백하게, 간단 명료하게. 그런게 잘 안되는듯해요. ㅠㅠ. 여튼,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또 하나를 배웠어요. 우리 새로온 경력직신입. 회사생활 좀 편해지면 그게 다 여름가지님 덕분이라는. ㅋㅋㅋ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210.♡.207.15) 작성일

토토,
후기를 왜 지웠어~~~~.
쓰고 지우면 반칙인거 몰라ㅋ.
토토, 간단명료하게 정리못하는 이유는 하나야,
국어 시간에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거ㅋ.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210.♡.207.15) 작성일

토토,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거 돈 많이 드는 일이야~ㅋㅋ.
열심히 벌어서 쓰라고~~.

안달복달하는건 아마 그대로일거야~
그리고 그거 괜찮은 거라 생각해,
안달복달하지 않으려 할때 문제가 발생하지ㅋ

주말 잘~ 보내라고~~~~~

돌도사님의 댓글

돌도사 아이피 (210.♡.134.202) 작성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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