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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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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37) 댓글 2건 조회 6,332회 작성일 15-05-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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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주중에 여동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오빠, 엄마 고혈압에 심근경색이래. 유방암 검사도 받는대'  나는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고, 엄마는
괜찮다고 말은 했으나 전화를 끊고 난 뒤 바로 문자 한 통을 보내왔다.
 
'아들, 나에겐 시간이 얼마 없다. 곧 전역하면, 또 에버랜드에 일하러 가지말고 직진으로 경찰공무원이 되라.
안정적인 직장 가져야 내가 편히 눈 감는다. 그리고 네 여동생하고 힘 합쳐서 살아가야 한다'
 
그 문자를 받은 난 울컥했다. 그리고 저절로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 내가 그동안 엄마 때문에 힘들다고만 했지, 늘 투정만 부렸었구나. 늘 엄마 탓만 했었네..
앞으로 엄마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둥,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엄마 탓으로 엄살만 피웠구나..'
라는 생각과 슬픔이란 녀석이 날 맞이하러 찾아와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엄마의 병을 낫게 해주는 것도, 걱정을 덜어드리는 일도 아닌
오직 슬픔과 하나되어 함께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가 될 거다.
 
바다해님이 일전에 게시글에 적으셨듯이...내가 엄마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효도는
 
매 순간 나 자신으로 존재하여, 하늘의 뜻대로 삶의 창조를 택하여 자립할 수 있는...지금의 모습
그대로를 스스로 사랑할 줄 아는 자로 있는 것...달리 말하여 졸릴 때 자고, 배고플 때 먹고, 똥오줌 마려울 때
싸고, 지금 맡는 내 일에 충실하며, 내 상황,지금의 인연,내 감정을 존중하며 '그냥'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효도임을...
 
비록 겉으로는 각 자의 역할에 충실해서 서로에게는 도움을 주지는 못하게 보일지라도
각 자의 길에서 자신답게 충실히 걸어가는 것 만이 서로의 상생을 돕는 길임을... 그 것이 최고의 효도이면서
부모 역시 자식에게 바라는 효도의 역할임을 알기에...슬프면서도 감사하고, 감사하면서도 슬펐다.
 
어제 국제시장이란 영화를 보았는데, 주인공이 어린나이에 가장의 짐을
맡아 한 평생 일만 하며, 모친과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지며 너무 힘들어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역시 다른 사람의 삶을 책임져주는 것이 쉬운 게 아니구나. 가장의 길은 쉬운게 아니구나.
그렇지만...가난과 고통이 영혼을 성장시켜주는 하늘의 훈련이구나...'임을 느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한 평생 일만하며, 백발이 된 주인공이..어린아이가 된 화상에서
아버지와 재회하며 '아버지, 저 평생 너무 힘들었어요.' 란 말에 아버지가 '다 안다. 힘들었겠구나. 다 알어.
니가 잘 해줘서 너무 고맙고, 미안테이' 란 말에 울컥했다.
 
영화 중반에선 한 평생 일만 하며,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늘 위험한 독일 광산과 베트남전에 돈을 벌러
가는 아들에게 미안함에 살아가는 어머님의 장면도 눈에 선하다...

댓글목록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루시오~~넘 걱정마!  엄마는 심각한 병에 걸리신게 아니고  모두가 걸어가고 있는 현대인의 성인병에 입문 하신거야!  내 친구들도 고혈압에 갑상선에  성인병 종합셋트야!  엄마가 운동하시고 스스로 몸을 돌볼 기회가 온거라고 생각하고~~~넘 미리 확대해석 하지 말자구~~~!  넌  무사히 제대만 하면 돼!  그 다음일은 다음에 생각하고!  제대 말년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하랬어!  몸 성히 잘 지내고 무사히 제대만 해다오~~
울 아들 같아서 반말했슴.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37) 작성일

네,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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