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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마음에 품은 철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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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218.♡.255.156) 댓글 4건 조회 5,051회 작성일 07-07-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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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세계이고 세계가 나다’는 식의 그럴싸한 문법을 구사하며 주위 사람들의 관심

을 불러일으키고 호감을 샀지만, 그렇게 ‘나’와 ‘세계’를 동일화 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실천의 요구가 발생하지 않는 감상적인 사안의 것이었다.

그는 결코 세상의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연

대감’을 느끼며 ‘나와 세계가 하나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늘상‘감상적’인 관점에서만 세상과의‘일체감’을 경험했고, 실천이 필요한 사회적인 사

안의 문제를 접할 때는 ‘내가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고 해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방

관자 적이고 운명론적인 시야를 고수했다.


반면 그는 자신의 일상이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치밀하게 세운 장단기적인 계획을 철저히

실현하는 실천가였으며, 자신의 이익이 침해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필코 나서서 이를 쟁취

하는 정력적인 투쟁가였다.


물론 그가 자기 자신이 필요를 충족시킴으로 인해서 안락과 평안을 추구하듯이, 다른 사람

의 경우에도 ‘그것’이 필요할 것임으로 ‘사회적인 실천을 통해서 그 요구를 충족시켜줄

필요성이 있음’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사회적 연대감에 기반한 그러한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대상화 - 관념화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의 노력이 타인의 배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음의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그 ‘배 굶주리는 각기의 타인’으로부터 ‘감정’과 ‘개인성’을 빼앗고,

뭉뚱거려진 ‘사회문제’혹은 ‘사회’로 대상화 하고 관념화 한다.


이렇기에 그는 ‘세상의 문제’를 머리로 이해하거나 삶속에 체현하지 못하고, 잠시 뇌리에

표류하는 관념으로 남겨두다가 막연한 감상의 것으로 일관하다가, 자신의 일상의 문제에 대

한 고민이 시작될 때 다시 내 팽개치는 것이다.


그는 결국 세상의 문제에 대해서 감정이입을 하는데 실패하게되고, ‘각기의 배 굶주리는

이들’을 볼 수 없게 되며, 그 문제를 ‘진정’가슴으로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들은 [구체적인 이웃인 영수]에게 빵을 건넴으로 그의 배를 부르게 할 수 있는 ‘실천적

현실의 효과’를 [관념화된 세계의 문제]로 ‘희석’‘변질’시킨다.


그들은 자신이 건넬 빵이 ‘구체적인 영수’의 배를 부르게 하여 생의 활력을 일으킬 것임

을 생각하지 않고, 그 빵이 백사람, 천사람, 만 사람, ‘전인류’에게 ‘나눠져봤자’ 결국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생각은 그야 말로 이론적/관념적으로는 온당한 생각이다. 빵 한 조각을 70억분의 1

로 나눈다면, 그 몇 개 씩의 분자 조각을 받을 사람들이 무슨 효과를 보겠는가?


결국 이렇게 자신의 ‘실천적 노력의 효과’를 ‘애써’ 희석시킨 결과 그의 입에서는 ‘내

가 나서봤자 세상이 변하겠는가?’라는 주절거림이 자연스레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 ‘입

’에서 나온 말은 그의 정신을 지배한다.


그의 머리에 사회적인 연대의식이 개념이 약간이라도 구축되어 있으면

‘내 하나부터 시작된 모든 사람의 노력이 결국 세계를 변하게 하는 길을 발견하여, 내가

구체적인 내 이웃을 위해서 힘쓰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결과적으로 다른 개인들의 노력을 부

추기면서 세계를 바꿔내는 것’을 확인하겠지만,

이러한 이해가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나 하나의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가 나

서봤자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자기 삶의 기준과 타인의 기준이 전혀 다른)이율배반적이고,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념론적 발상’은 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성향의 무리’, 즉 막연히 세상과

의 일체감을 떠벌릴 뿐 구체적인 실천의 필요성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 이들에 의해 하나

의 ‘대세’로 매김한다.


이것은 비단 ‘배 굶주림’의 문제만이 아니라, ‘인권’ ‘사회’ ‘환경’의 문제 등에

널리 만연한 풍토이다.


이렇게 ‘인류’와 ‘사회’ ‘환경’을 철저하게

관념화 대상화 한 결과는 단순히 ‘세계의 변할 가능성 없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인류와 사회와 환경’을 세계로부터 그리 철저히 외면한 ‘딱 그만큼’ 각자는 그것들로

부터 ‘고립’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가 그리 많은 이유이고, 그

결과로 세계가 ‘이 모양’인 이유이며, 다시 ‘그러한 사람들의 수’를 늘어날 수 밖에 없

는 사회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다.


‘내가 세계고 세계가 나다’는 말이 감상적인 허울에 지나지 않고 온전한 주장 그대로 실

현된다면... 내가 내 자신인 세계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내 자신을 구하는 노력임을

알리라.


우리의 ‘확대된 자아’가, 이 엮어져 있는 존재의‘현실’직시할 수 있기를...

부디 ‘철수’의 성장을 기원하며...


- 철수의 일생 -


철수가 있었다.

그가 '우리학교'를 외칠 때는 '다른 학교'와 체육대회를 할 때이며, ‘지역에 대한 샘솟는

애정이 뿜어질 때’는 다른 지역을 향해 삿대질 할 때이고, '애국심'을 가질 때는 '일본'과

축구시합 할 때 뿐이었다.


살아생전 단 한번 그가 '인류애'를 가지고 전 세계인들을 포용했을 때는 '화성에서 외계인

들'이 침략했을 때였다.


물론 그는 그보다 한 단계 차원이 높은 우주와의 일체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여름 휴가 철에 멋진 풍경을 대하고 ‘감상’에 젖었던 순간에 국한된다. 지는 노을과 멋진

산야가 눈에 들어올 때 솟구치는‘감상적 일체감’은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이 필요 없어서

아주 손쉬웠음으로 그는 더더욱 그 풍요로운 기분 ‘속에만’안주했다.


그는 결코 과자봉지가 손에 쥐어져 있을 때 '친구'를 찾지 않으며, 일본선수의 멋진 플레이

에 대해서는 조롱만 일삼았다. 기아와 전쟁에 고통을 받는 이들의 고통이 그의 마음에 전해

질리도 없었다.


그가 ‘우리’를 찾을 때는 그 ‘우리’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때 뿐이었다.


‘너’가 ‘저쪽에 서 있는 나’임을 모름으로

그는 언제까지나 ‘상대’를‘적’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편협한 이익을 쫓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다투고 헐뜯어야 하는 저주받은 운명이었다.


문제는 그것이 신이 아닌 그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저주이기에 이를 ‘풀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댓글목록

아리랑님의 댓글

아리랑 아이피 (222.♡.195.167) 작성일

둥글님 모임때 봐요.
이처럼 만나 글을 주고 받는 것도 인연이니
도덕경모임때 오십시요.
내 둥글님 얼굴도 보고싶습니다.
만나서 웃는 모습도 보고싶습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십시요.^^
지금은 어느 하늘아래에 계신지....

올소님의 댓글

올소 아이피 (58.♡.114.88) 작성일

그리 생각되면 그리 생각하면 되지 ,웬 사설이 그리 기나.
이젠 아예 비유법으로 그 못된 불만을 토로하누만  ㅋㅋㅋ
조용히 그냥 자기 일이나 하지, 무슨 서푼어치도 아니되는  개똥철학으로
세상을 재단하려 기를 다 빼시나 ?
그리 할 일이 없으시나 ?    위 글이 비교적 짧아 모처럼 다 읽어보니
바로 자신을 적나라히 표현했던데, 알고나 계슈 ?
바로 님 자신을 그린 글이라우,아주 근사치로....ㄲㄲㄲ

하하하님의 댓글

하하하 아이피 (65.♡.92.154) 작성일

자기 맘대로 재단하는군... 최소한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면 좋겠구만... 참 아니다 싶네... 인터넷 환경도 좀 생각해보시구랴...

우유부단님의 댓글

우유부단 아이피 (125.♡.86.9) 작성일

좋은 글인데, 왜 빈정을 상하시는 분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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