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선생과 가방을 든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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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2건 조회 8,418회 작성일 07-07-10 11:17본문
이 땅에 나이 서른 넘긴 사람이라면 곡명은 몰라도 한 번 정도 들어보면
누구나 다 알만한 곡이 <가방을 든 여인>이라는 경음악이다.
멋들어진 색소폰 연주에 운치가 있고 서정적이기도 하다.
어제밤 오랜만에 이 음악을 듣고 있는 도중에 깜박 옛 생각이 무럭무럭
일어났다.
일어났다.
이상하게 음악이란 까마득하게 잊혀진 과거의 상황을, 우리 내부의 어딘가
연상 재생 단추가 있는지 그것을 눌러 그때 그 장소로 회귀하게하는 작용을
때론 하곤 한다.
연상 재생 단추가 있는지 그것을 눌러 그때 그 장소로 회귀하게하는 작용을
때론 하곤 한다.
개인에게 유아적 어떤 기억이나 감각의 느낌을 말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이해는 되지만 무척 싱겁기도 하다. 하지만, 최초 인식의 경험이나 자기 몸이
느낀 고유한 감각은 자신에게는 무척 각별한 것이기도 한데....
이해는 되지만 무척 싱겁기도 하다. 하지만, 최초 인식의 경험이나 자기 몸이
느낀 고유한 감각은 자신에게는 무척 각별한 것이기도 한데....
내가 <가방을 든 여인> 이란 음악을 듣는 동안, 나는 7, 8 세의 소년으로
돌아가, 댄스가 유행이였던 그 시절, 우리 동네에는 말쑥한 정장 차림의
춤선생이 동네 아낙들을 모아다가, 부르스, 탱고, 지루박, 도돔바 등을
가르치곤 했다.
돌아가, 댄스가 유행이였던 그 시절, 우리 동네에는 말쑥한 정장 차림의
춤선생이 동네 아낙들을 모아다가, 부르스, 탱고, 지루박, 도돔바 등을
가르치곤 했다.
철없는 개구장이 였던 나는 댄스 교습이 벌어지는 방 안의 한 복판에 뛰어
들어가 큰 대자로 들어 누웠다. 그럼 잠시 댄스 연습이 중단되고, 잡담이나
휴식이 벌어지곤 했는데, 포마드 화장품을 바른 춤선생이 다가와 십원 동전
을 건네주며, 이 놈이 또 군것질 하고 싶어 하구나하며 귀엽다고 나를
달랬다.
들어가 큰 대자로 들어 누웠다. 그럼 잠시 댄스 연습이 중단되고, 잡담이나
휴식이 벌어지곤 했는데, 포마드 화장품을 바른 춤선생이 다가와 십원 동전
을 건네주며, 이 놈이 또 군것질 하고 싶어 하구나하며 귀엽다고 나를
달랬다.
그럼 나는 전축판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 위에 놓인 바늘을 한참 바라보며
이런저런 음악을 듣다가 쪼르륵 바깥으로 나가 놀곤 했다.
이런저런 음악을 듣다가 쪼르륵 바깥으로 나가 놀곤 했다.
양장 차림의 치마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
빙글 빙글 돌아가는 까만 전축판의 어지러움
춤선생 양복에 스민 포마드 냄새
둥가 둥가 박자에 맞추어 나오는 여러 종류의 이상한 음악 들
그리고 부드럽고 촉촉한 카스테라 빵의 감촉
빙글 빙글 돌아가는 까만 전축판의 어지러움
춤선생 양복에 스민 포마드 냄새
둥가 둥가 박자에 맞추어 나오는 여러 종류의 이상한 음악 들
그리고 부드럽고 촉촉한 카스테라 빵의 감촉
그 모든 것이 신기하게 바로 내 옆에서 바로 재연되며
나는 그것들을 보고, 만지며, 냄새맡고, 그 소리를 듣게 된다.
나는 그것들을 보고, 만지며, 냄새맡고, 그 소리를 듣게 된다.
그것이 무척 환상같으면서도, 또한 너무도 리얼하여, 그 감각을
내 몸이 직접 받아들이고 즐기는 듯한 착각에 사로 잡힌다.
내 몸이 직접 받아들이고 즐기는 듯한 착각에 사로 잡힌다.
평상시 나는 그것들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산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면, 그 모든 것들이 살아난다.
가방을 든 여인이 바로 내 눈앞, 코 앞을 스쳐 지나가듯이.....
댓글목록
선우님의 댓글
선우 아이피 (221.♡.144.93) 작성일
자몽님.김샘사이트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는 사람중의 한 사람입니다.
자몽님.넘 잘쓰십니다 소설가 같이... 名수필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끄적이는 글이 소설도 아니고 수필에도 끼이지 못하고
잡글, 즉 엽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뭇잎이나 껌종이 일 망정 정성들여 써야 겠지요.
울고가는 저 기러기에게 보낼 것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