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아프니까 사랑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루시오 (211.♡.73.216) 댓글 8건 조회 6,801회 작성일 15-02-21 13:23

본문

뭐 그리 대단한 스토리도 아닌데, 드디어 올리네요.ㅋㅋ
 
전 경찰서 타격대라는 소단위 부대의 소속된 의경입니다. 임무는 테러발생시 경찰특공대가 오기
전까지 초동조치를 위한 5분 대기조로서 평상시에 태러훈련, 재난구조, 강력사건(강도,살인,강간 등) 제압 등을
담당하는 부대지만...현실은 경찰서 입구에서 출입자 통제가 전부인 부대입니다.ㅋㅋ 그 타격대 내에서도 1명을
선발하여 교통계에 파견을 보내는데, 그 교통계 대원이 바로 루시오입니다^^ 교통계에서 직원들과 열심히
스티커도 끊고, 신호기가 고장나면 도로에 들어가서 호루라기를 삑삑 불어대며 수신호도 해주고, 야간엔
음주단속도 나가지요..ㅠㅠ
 
그런데, 경찰서에 민원실이 있는데..이 민원실도 교통계에 소속된 곳입니다. 이제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작년 8월에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여직원 2명이 모두 출산휴가로 휴직이 처리되어 버리고..갑자기 민원실에 2명의
공백이 생겨버린거죠. 새로운 인력은 2015년에 보충이 되기 때문에 민원실은 비상이 걸려버렸고..가장
만만한 교통계 의경인 루시오가 민원실로 파견을 가버린겁니다.ㅡㅡ 주간엔 민원실 근무를..야간엔
음주단속을 나가는 강행군의 근무를 시작했지요.
 
민원실엔 다들 40~50대의 직원들만 계셨지만, 딱 한 명...저보다 한 살이 많은 27살의 누나가 있었어요.
물론 한시직이고(다른 말로 알바) 제가 전역하는 시기와 비슷한 올해 6월말에 퇴직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죠.
그냥 첨에 그 누나를 봤을 땐..., 이쁘장하게 생겼네? 이게 전부였고 관심은 없었어요. 작년 여름엔 제가
정말 힘들때였어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잠시 잊었을 때였거든요...일어나도 금새 넘어지고..또 넘어지는
성장통을 겪을 때라 이성에 관심을 줄 수가 없었단 게 정확한 표현같아요. 그래서 그 누나와는 일에 관련된
얘기와, 출 퇴근시 인사정도만 하며 5개월정도를 같이 보냈어요.
 
그리고 작년 12월경...저 자신에 대한 안정을 다시 천천히 찾아가면서 그 누나와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12월 외박 때는 서로 번호도 교환했고, 34일간의 외박 내내 카톡을 하면서 이런 저런 사적인 얘기도
하면서..'? 나랑 말이 잘 통하네?' 란 느낌도 받게 되고...결정적으로 저 외박 3일째 되는 날 이 누나가
저에게 '난 민원실 찌질이다^^'란 이 표현에 뻑 가버렸습니다.ㅋㅋ
 
전 그동안 20년간 늘 포장하고, 없는데 있는 척 하며 살아왔었기 때문에...장난이든 아니든 자기 자신을
찌질이라고 표현할 줄 아는 그 모습에 완전 매료가 되어 버린겁니다. '...저렇게 표현하는 여자가 있었구나'
그 뒤부턴 눈에 완전 콩깍지가 씌였죠. 뭘하든 다 이뻐보이고, 다 귀여워보이고...손이 좀 터보이면 걱정대서
바로 핸드크림도 사다주고...ㅋㅋ 누나가 퇴근할 땐, 경찰서 입구까지 바래다주고...그런 저의 행동을
누나도 싫진 않았는지...하루라도 안 데려다주면 '오늘은 데려다 줘'라며 웃는 모습에 애간장도 많이 탔죠ㅎㅎ
 
그리고 제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누나를 내 여자친구로 둘 수 있을까? 어떻게
꼬셔야 하지?' 말하자면,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소유욕이 일어나 버린거고...자꾸 해결하려 하는
그 몸 짓에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가 절정이었어요.
 
내무실에 잘려고, 누워있는데 하루종일 이 누나 생각에 제 심장은 터질 것 같고...숨은 가파르게 쉬어지면서
정말 죽을 거 같았어요. ', 이 설레임과 좋아함으로 인해 내가 죽을수도 있겠구나...미치겠다. 가슴이
터지겠다...그래. 차라리 죽자. 한 번 설레임과 좋아함을 내 몸에 던져보자...' 이 마음 하나만 먹었을 뿐이거든요?
너무 신기한게...그 때, 제 몸속은 온 우주의 기운으로 가득참을 느꼈어요.
 
'..난 이미 다 갖추어져있구나. 다 가지고 있구나...가득 찬 이 것...뭐라 표현 안 되는 이 것...이거야...
이거..다 가지고 있었어...' 난 이미 처음부터 다 갖추어졌었고, 이미 완벽함을 다시금 느껴지게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껍데기가 아니었구나. 내가 이 누나랑 사귀냐, 마냐가 문제가 아니구나. 내 몸은 나의 일부이면서
날 만나기 위한 도구다. 이 몸을 통해서 내가 겪는 지금 이 순간의 이 것...이 것을 만나는 것 뿐이구나.
너무 감사하다. 다 갖추어져 있어서...여기에 존재할 수 있어서..이미 완벽하구나...' 그리고 벅찬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누나한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진실을 다시 알았습니다. 내가 사랑할 상대는 나 자신밖에 없다고...^^
그리고 다시 알았습니다. 저 누나를 꼬시려고 잔 대가리 굴리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힘들었음을...좀 설렐 수도 있고, 좋아하면 그 뿐이란 걸...그냥 흐르는 대로의 나 밖에 없음을
다시 알게 되어 넘 감사했고, 진정으로 이 누나를 사랑하겠노라고 다짐도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이 누나와 두달간 연락하면서 때론 싸우기도 하고, 다시 좋아하다가를 반복하면서...
이 누나와 싸워서 다신 연락안할 것 같을 때 찾아오는 좌절감, 허무함도 만나고...지나가보니 그
좌절,분노,허무함도 참 감사한 놈들이었단 걸 알게 되고...불과 하루 만에 싸우고 다시 화해하는 굴곡을
겪으며 하루 안에도 엄청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음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이면, 엄청난
일들도 일어나겠구나...라며^^ㅋㅋ

댓글목록

정리1님의 댓글

정리1 아이피 (59.♡.218.138) 작성일

일단 제목이요...ㅎ,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패러디 했네요.
청춘을 위로하는 글을 내 놓는다는 게 저자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청춘들로 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만 했던 책이였지요.
아마도 그 비난의 배경엔 제목도 한 몫 했을 듯 합니다...

아프면, 병원엘 가야지, 왠 청춘?
김난도, 금수저 물고 태어난 주제에 무슨 청춘의 아픔따위씩을 거론하느냐 등등...

저는 사실 이 책을 읽어보다가 그만 두긴 했지만(별다른 내용이 없어서요),
딱히 비난받을 만한 내용도 그닥 없었는데
다만 저자가 가진 사회적 자산이 너무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열악한 청춘들의 반발이 심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아프니까 사랑이다,는 제목을 참 잘 뽑았습니다.^^

루시오 님은 저의 둘째 아들보다 나이가 어린 듯 하네요.
저의 둘째 아들도 많은 시련을 나름 겪어온 아이라 생각이 깊고 성숙합니다만,
루시오님은 또다른 깊이와 성찰이 있네요.

아마도 어린 나이에 도덕경을 만난 행운이라 저는 생각해요.

그 누나랑 정말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도 가슴아프지만
응원합니다...

앞으로 루시오 님 앞에 얼마나 많은 근사한 사람들이 등장할까요...

좋은 날들 되셔요.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1.♡.73.216) 작성일

제목을 패러디한 거 맞습니당^^ㅋㅋㅋ 저도 그 책은 몇 페이지 읽어봤는데, 그리
와닿진 않더라구요.ㅋㅋ

제가 좋아하는 책이 있는데...이전에도 다른 게시글에 적었지만, 그 책은 신과나눈이야기에요.
그 책에서 신이 그러더라구요.

'내 아들들은 결국엔 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절대 실패할 수 없다. 단지 나에게 먼저 돌아올 아들이 있고, 더 돌아서 뒤늦게 돌아올 아들이 있을 뿐이지..언젠간 결국엔 나에게 다 돌아올 것이다. 우리는 하나이기에.'

물론 내용은 제가 좀 다듬었습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다만 제가 어린나이에 성찰이 있고 없고..
이렇다기 보단 그냥 역할들이 다를 뿐이고, 각자의 시기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그리 생각합니다. ^^ 아무튼 칭찬은 정말 감사합니다. 욕하셔도 감사고..ㅜㅜㅋ

저 역시 도덕경을 만난 것은 필연이자, 행운이라고 생각함돠~ㅋㅋ

이미 저에게 정리1님이라는 근사한 분이 등장해주셨네요?^^ 아이디처럼 1빠로 댓글도
달아주시고..ㅎㅎ 저 역시 정리1님을 응원하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댓글과 응원 감사드리구요.

바다海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언니!  이제 생각났엉!  아!  그오빠 좋아하는 정리 언니!  좋으시겠어요! 요즘  티비에 자주 뵈던데

정리1님의 댓글의 댓글

정리1 아이피 (203.♡.208.117) 작성일

그오빠...?
첨엔 '그오빠'가 누구지? 와, 티비에 자주 나온다니?...

어리둥절했어요.ㅋ...

바다해님 다운 표현입니다.^^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루시오! A형 인겨?  사랑 까이꺼  뭐시라고!  사랑은 명품빽 이지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1.♡.73.216) 작성일

옴마~~~~ 척 하믄 척이시네ㅋㅋㅋ 소심한 A형 맞시유^^

햇살님의 댓글

햇살 아이피 (175.♡.55.224) 작성일

저는 도덕경 모임의 찌질이인데~~저한테도 콩깍지가 씌일까요? ㅋㅋ
루시오님 겁나서 도망가실라..농담은 그만할게요ㅎ
연애를  통해서도 많은 걸 깨우치고 성장시는 루시오님 진정 멋진 남자입니다^^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1.♡.73.216) 작성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제 눈알에 콩깍지를 햇살 누님에게로 씌워야겠군요ㅎㅎ 한 방 먹은거 같습니다.
다음에 오프라인에서 뵐 때, 그 때 도찌(도덕경 찌질이)라고 해주시면..진짜 콩깍지 씌일지도
모르겠숨다ㅋㅋㅋㅋ

댓글 감사드립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잘 마무리하세요^^

Total 6,189건 210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964 루시오 6453 15-01-25
963 바다海 6860 15-01-27
962 바다海 6751 15-01-27
961 봉식이할매 6832 15-01-27
960 바다海 6553 15-02-08
959 바다海 6731 15-02-08
958 꽃으로 6112 15-02-10
957 바다海 6651 15-02-13
956 바다海 6929 15-02-13
955 마로 6501 15-02-16
954 바다海 6742 15-02-16
953 루시오 6569 15-02-19
952 여름가지 9141 15-02-20
열람중 루시오 6802 15-02-21
950 루시오 6300 15-02-21
949 바다海 6641 15-02-22
948 서정만♪ 7488 15-02-23
947 루시오 6209 15-02-25
946 서정만♪ 6420 15-02-25
945 봉식이할매 7207 15-02-26
944 오로라 6873 15-03-01
943 루시오 6461 15-03-05
942 루시오 6492 15-03-07
941 서정만♪ 6589 15-03-09
940 서정만♪ 7098 15-03-11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5,377
어제
15,721
최대
16,082
전체
3,959,275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