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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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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12.♡.76.8) 댓글 4건 조회 6,553회 작성일 15-02-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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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봄이!
 

나는 기도빨이 참 잘 받는 여자 이다.
기도가 끝나기 무섭게 언제나 선물 처럼 답변이 이루어 지는
좋은 운을 가진 여자다.
 
며칠전 내가 가진 보살핌 에너지를 쏟아부을 뭔가가 필요해서
징징 대었는데...그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 져서
어느 묭실 원장님의 처치곤란 새끼 고양이를 분양 받아 왔다.
 
한국에서 고양이 키워 보기는 처음이라
인도네시아 고양이 다루듯 다루어 보았더니...
 
이놈이 까칠 하고 성질이 더러운게 장난이 아니다.
나만 보면 쇅~~쇅~  소릴 내며 송곳니를 드러내고
구석퉁이로 숨어서 뱃살 많은 내가 구석으로 들어가 등을 구부려야 하는
쌩고생을 체험 하게 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고양이 용품을 이것 저것 고르고 골라
제일 싼 톱밥을 깔아 줬더니...
이녀석이 맘에 안든다고 나의 가방안에 똥오줌을 싸 놓고 대모를 했다.
...
나쁜스키...쌍노무스끼.. 주글래..
 
우리 아들 키운 막가파 스타일의 내가 접신이 되어
엄청난 욕 과 구박..그리고 집어던지기..머리 때리기..발톱 바짝 깍기!
등등 ....내가 할수 있는 짜릿한 폭력은 전부 다 행사해 보았다.
 
고양이 가방에 넣어 이리 쏙리고 저리 쏠리는 고양이가
불안에 떨고 야옹 거리는게 은근히 흐뭇해서
벽에다 쿵쿵!!!!!  가방을 쥐어 박기도 했다.
 
어둠속에 가두어 놓고
밥 안주고 굶겨 보기!
고양이 얼굴안고 소리지르기!
 
내안에 담겨 있는 온갖 폭력 스러움과 잔인함 들이 날개를 펴고 활동 했다.
 
흠.....!  어디까지 잔인 할수 있을까!  나란 인간은..
 
모두들 새끼니까 잘 보살펴야 한다고..
애기니까 봐 줘야 한다고
반려동물이니 책임져야 한다고 ....
바른생활 도덕책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그런 여자 였다.
 
어느정도 폭력성이 드러나 날개를 펼치니..
가슴이 벌렁 대고 기쁨이 올라 왔다..
 
미친년으로 승격 되는 시간 인가 보다...그리고 입가에 미소가 흘러 나왔다..
잔인하다는것...상대에게 공포감을 주는것은 또 하나의 기쁨이다.
 
짜릿함...전율...그것은 남녀간의 사랑에만 있는것이 아니다
폭력에도 그 쾌락은 있었다..
 
암튼...나는 그런 여자다.
한없이 약한 존재에게 나의 잔인함과 폭력을 맘껏 드러내는
아주 무서운 여자다.
 
그리고...나는 실컷 잔인 해진 나에게 괜찮다고 잘했다고...칭찬 까지 해 주었다!
아마도 사이코 패쓰가 될 장래가 촉망 되는 아짐이다.
 
...................................................................................................................
 
실컷 잔인해진 어느날 아침..
나는 또 습관적으로 고양이를 괴롭히려고 하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거기서 느껴지는 전율을 느꼈다.
 
온전히.....나의 폭력성을 만나고 보았다.
그곳엔 내가 피해자가 되었던 기억들.
나의 유일한 피해자 였던 우리아들.
 
모든것이 보였다.
 
그리고 작은 메모지를 꺼냈다..
 
고양이 잘 보살피기
고양이 끝 까지 책임지기..
 
메모지를 성모상 앞에 올려 놓고
신의 가호를 빌었다...
 
....................................................................................................
 
오늘 아침에도 나는 피곤해서 겨우 눈을 떴다.
야행성인 봄이가 밤새 운동장 돌
기를 했기 때문이다.
 
미용사인 주인을 닮아
머리카락을 어찌나 좋아하던지
밤새 나의 머리카락을 긁다 못해 주어 뜯어 주고 계신다.
 
환경 친화적인 놀잇감... 노가리 와 오래된 밤톨 세개를 장난감 삼아
이리저리 굴리며 놀고 있다.
 
아직도 나만 보면 무서워서 구석에 숨는다.
그런 고양이를 꺼낼때 마다 머리통을 주어 패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그기분 그대로 쓰다듬어 준다..
 
그 어떤 주인이 되겠다고 함부러 단언 하지 않겠다.
그러나...
나의 폭력성 과 잔인성이 고개를 들때 마다
나는 나를 눈치 챌 것이다..
그리고 나를 비난하지 않는다...유독히 약한 존재에게 폭력적인 나를 그져 볼 뿐이다.
 
폭력성과 잔인성을 가진 만큼 나는
사랑스러운과 자비심을 동시에 가진 여자 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봄이는 오늘도 나의 침대에서
유연한 몸을 비틀며 나른한 잠을 잘 잘 것이다.
 
 
 
 

댓글목록

낙낙님의 댓글

낙낙 아이피 (116.♡.155.53) 작성일

바다海님. 한달만 이곳을 끊어 보십시오.
기태선생님께서도 많이 얘기하지 않으셨습니까? 실험으로.
한달간 아무것도 하지 않기.

바다海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엥?  왜?  끊어야 돼죠?  실험 하기 싫은데...
소나기 글을 쓰는 제가 부담스러우신가 요?  ㅎㅎ

제가 혼자 노는 시간이 많다 보니
심심해서  글 쓰는 거예요.  나름 소통 인거죠!
온지 한달도 안됐는데  끊으라 하시면?
ㅎㅎㅎ 

친구 생기거나  또 다른 관심사 생기면  끊을게요~~~!

김기태님의 댓글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21.♡.73.64) 작성일

바다海 님이 올리시는 모든 글을 너무 재밌게 감동 속에서 읽고 있는데, 끊으시면 안 돼요~~~!

바다海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선생님...역시 ...독거중년 에게 온정을 베푸시는군요...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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