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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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자 (175.♡.202.14) 댓글 3건 조회 7,529회 작성일 19-01-07 11:35본문
나의 쓸데 없는 글들을 다 지웠다. 다시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
흔히 깨달음이 무언지 ‘알아서’ 그대로 ‘행하면’ 깨달음의 ‘경지’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 건 없다.
아는 것도, 행하는 것도, 어떤 경지도 지금 삶일 뿐이다. 그건 당신이 알고 싶다고 아는 것도, 행하고 싶다고 행할 수 있는 것도, 그리고 그 경지가 따로 있는 것도 다 아니다.
지금 흘러가는 엄청난 삶이라는 물줄기 속에서 그대로 유영하는 게 깨달음이고 매 순간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게 깨달음이고 매 순간의 기쁨을 받아들이는 게 깨달음이다. 실수하고 실패하는 게 깨달음이고, 나의 결점이 그대로 깨달음이고, 격정적인 감정에 휩쓸려 지옥 속에서 고통 받는 게 그대로 깨달음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깨달음이고 그곳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음을 비로소 자인하는 것이 깨달음이다.
미래에 대한 다짐은 아무 쓸모도 없다. 지금 일어나는 것만이 진짜다. 멀쩡한 당신이 내일 자동차에 치여 고깃덩어리가 될 수도 있다. 아니, 그런 생각조차 무의미하다. 지금 당신은 깨달음에 살고 있지 않은가?
알고보니 내 모습 그대로 부처더라. 모두 제 모습의 부처로 살고 있더라. 그걸 모를 뿐. 남의 모습을 가지고 제 모습에 비추지 말라. 당신이 우러러보는 스승을 다 없애라. 그들은 당신과 똑같지 않다. 그래서 당신 고유의 부처는 그들과 같지 않다. 책 속의 스승처럼 고통과 아픔에 의연하지 않으면 좀 어떤가?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피하면 좀 어떤가? 부처는 부처의 삶을 살았을 뿐이고 예수는 예수의 삶을 살았을 뿐이다. 우러를만은 하지만 그게 당신은 아니지 않나? 맞지 않는 틀에 당신을 끼우지 마라. 당신은 당신 그대로 완벽한 부처다. 행위가 아닌 내면이 당신을 변화시킨다. 삶 전체를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당신 맘대로 되는게 아니다. 스승은 이런 당신의 오래고 끈질긴 운명의 질곡을 끊어내기 위해 필요하다. 그들을 칼이나 톱으로 써야지 가보로 생각하지 말라. 단언하건데 인도의 깨달은 자들이 말하는 그 어떤 영적 경지도 없다. 필요하지도 않다. 그건 그들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당신은 그것 없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삶이 항상 평범한 일상으로만 흐르진 않는다. 그런 삶이라도 인정하고 깊이 받아들이는 것. 그게 깨달음이다. 온통 고통스럽고 아프다 해도 그게 자신이다. 그 시대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자면, 부처는 금은보화와 지위를 버린 바보 멍청이 거지였고 예수는 기존 종교와 정치체제를 부수려했던 이단자며 반역자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기억하진 않는다. 그렇게 보면 세상의 시선이란 얼마나 허깨비같은가. 자유롭게 살라. 더없이 자유롭게 살라.
댓글목록
행인님의 댓글
행인 아이피 (211.♡.161.172) 작성일
너무 당연한 얘기
구구절절
공감할 수 있게
잘 쓴 글입니다.
가슴으로 와 닿습니다.
고맙습니다.
라임님의 댓글
라임 아이피 (182.♡.34.51) 작성일제목은 왜 끝이에요??
문득님의 댓글
문득 아이피 (183.♡.142.6) 작성일
'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 '
- 김기태 -
' 無爲.........自然 '
- 노자 -
가쑴이 뻥~~~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