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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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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식이할매 (175.♡.214.244) 댓글 4건 조회 6,693회 작성일 14-11-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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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버거워졌다.
조금 피곤해서 그런가 하고 종합비타민제 한통 사다 먹고 있는데
몸 상태가 조금씩 나빠지고 있었다. 
그러던중 10년째 다니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했고
정확히 병원 다녀온 그 다음 날부터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이럴때가 정말 얄밉다. 병원에 다시 가기도 그렇고 안가자니 찝찝하고 그냥 조금 두고 보자고 생각했다. 
그동안 찾아온 통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한 통증이었다.
매일 먹는 진통제도 통증을 잠시 잊게 해주지 못했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끝없이 밀려 왔다.
별수없이 근처 동네 통증클리닉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받고 약도 먹었지만, 별로 신통하지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서 도저히 참기 힘들다는 걸 느끼곤 본래 다녔던 병원에 가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혈액검사에서 염증수치가 다시 올라간 것일까?
지금 느끼고 있는 통증을 봐서는 병의 염증 수치가 제법 올라건 것이 분명했다.
지난 일주일간 그랬듯이 아침 일어나 목욕탕까지 가는 길이 제일 힘들다.
한발짝 한발짝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조심 걸어야하고 허리에는 힘을 주지않고 걸어야 했다.
살살 걷다가도 방심한 순간 누군가 송곳으로 찌르는 것같은 통증을 느끼면 그냥 "억!" 하고 멈출수 밖에 없다.
그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니 "내가 오늘 목욕탕까지 갈수 있을까?" 질문을 할수 밖에 없었다.
아니 정확히 통증들에 위축된 내가 하는 소리가 그런 말이였다. "그냥 집에 있자!"
아침밥을 먹고 결정의 시간이 왔다.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예전이면 분명 이 결정을 가지고 끝임없이 고민 했을 것이다.
지금은? 고민하는 생각이 많이 없어졌다.
단지 힘들면 도와주는 그리고 괜찮다고 응원하는 소리가 나를 감싸고 있다.
예전의 나를 괴롭히는 소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옷을 챙겨 입고 집밖으로 나선다.
한걸음 한걸음이 아프지만 마음 속에서 소리가 울린다"괜찮아 아픈것을 피할수 없자나 목욕탕까지만 가면되", 
통증이 나를 짖누르지만 또다른 소리가 나를 응원한다 "아파도 괜찮아 아픈 것이 나쁜 것이 아니야", 
마음속 소리에 응원을 받으면서 아픔과 같이 걸어 가고 있는 나를 본다.
평소 같으면 10분 거리를 20분넘게 걸려서 도착했다.
목욕탕 건물에 들어서 눈 앞에 계단이 보인다. 계단으로는 도저히 못올라 갈꺼 같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2층까지 올라가 키를 받고 다시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탈의실에 들어서 옷을 벗는데 허리를 굽힐수가 없어 천천히 최대한 통증 안느끼게 옷을 벗었다. 바지와 양말만 벗으면 되는데 이 놈들이 오늘 따라 유난히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겨우 벗고는 목욕탕 안으로 들어서는데, 아~! 드디어 따뜻한 온탕이다.!!
온탕10분 냉탕1분 온탕15분 냉탕2분 온탕15분 냉탕1분 나만의 계란 쌈기 치료법이다.
오늘은 효과가 있냐고?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 걸을때 얼음판 같은 살벌함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통증은 등에서 그대로 들려 붙어 있다.
이제 병원가서 의사선생님이랑 상담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옷 얼른 입고 바지랑 양말은 고생좀 했다. 
밖으로 나가 택시타고 날라갔다.
내가 돈이 많냐구요? 아니요 이 상태로 버스 탔다가는 저 죽습니다. 버스가 편안히 그리고 조용히 가던가요?
급부레이키에 급출발에 "아이고!" 상상만 해도 겁나네요. 그래서 택시타고 갔지요.
병원에서 소염/진통제 주사한방 맞고 다른 내용물로 채워진 약을 처방 받았습니다.
병원을 빠져나오며 생각해봅니다.
잠시 고통에서 벗아나게 해준 것은 의사선생님의 처방이지만,
나에게 힘을 북돋아준 것은 마음에 있지 않을까 하구요.

댓글목록

일혜님의 댓글

일혜 아이피 (180.♡.185.189) 작성일

"괜찮아 아픈것을 피할수 없자나 목욕탕까지만 가면되"
 "아파도 괜찮아 아픈 것이 나쁜 것이 아니야"

동선을 따라서 저도 목욕탕도 가고 택시도 타고 병원도 다녀왔습니다.

저도 살아가면서
그렇게 하겠습니다.

야마꼬님의 댓글

야마꼬 아이피 (183.♡.220.41) 작성일

살얼음판을 걷듯이 글 또한 아주 조심히 읽었어요

 그 몸을 하고도 남의 아픔을 참 진지하게도 경청하더니만........에공! 좀 나아지면 좋으련만!

박미경님의 댓글

박미경 아이피 (125.♡.56.169) 작성일

심한 통증 속에서 자신을 관찰하고, 일어나는 감정까지 볼 줄아는 상우씨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존재는 늘 아름답습니다.
마음과 더불어 몸도 차츰 나아지기를 . . . . ()()()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11.♡.156.161) 작성일

저도 응원할께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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