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작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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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5건 조회 7,898회 작성일 07-09-14 10:08본문
온 듯 하였다. 시가지로 들어서는 길은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잘 닦인 진흙길이였다.
대나무로 짠 바구니에는 가물치나 잉어 같은 고기가 퍼뜩였고
파랑새가 다리에 줄이 묶인 채 작대기 위에 올려져 팔리고 있었다.
흰김이 뭉실뭉실 피어 올랐다. 길 옆 느티나무 가지에 거울을 매단
노천 이발소에는 어떤 남자가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헤메이다가 무작정 어떤 마을 어귀에 접어 들었다.
모여 왁자지끌 떠들고 있었다. 조금 더 골목길을 들어서자 커피와 젓갈
냄새가 뒤섞인 듯한 묘한 냄새가 스며나왔다. 골목 어딘가에서 어떤 아낙이
민요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 어스럼한 어둠의 틈새로 작은 아이가 골목에서 나오다 갑작스레
나와 마주쳤다. 그 아이는 물끄러미 나를 쳐다 보다가 겸연쩍은 미소를
보이더니 금새 다른 골목길로 사라졌다.
나는 지금 어떤 세상에 서 있는가, 갑자기 머리가 혼미스럽고 아득해졌다.
몇 걸음을 비틀거리며 걷다가 나는 이역만리 낯선 동네의 한 켠 어둑한 골목
담벼락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을 손바닥에 올려 놓고 울면서 그 눈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낯선 골목에서 알 수 없는 울음을 터뜨렸던 것은 그 당시 베트남을 찾는다는 일이
마치 시간의 터널을 통과하여 갑작스레 한국의 7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듯한
일종의 시간 여행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시적 시차 적응(time lag)의 혼란으로
갑작스레 유년으로 그만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S 님에게:
단지 어른 연기를 좀 잘해낸다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쉬지 않고 걷고 뛰었으나
나는 제자리에 선 채 한 발자국도 내딘지 못하고
왠지 삶이 고단하게만 느껴졌습니다.
댓글목록
식객님의 댓글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자몽님!!
어제, 어떤 님에게 듣고 깊이 공감했는데,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 성장을 멈춘
아이가 하나 있다고 하네요!!
단지 나의 짐작이지만,
아이는 첨에는 본성에 의해 자유롭게 자랐겠지만,
아마도 부모나 학교에서 비롯된 문명의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이 멈춘듯함니다.
사랑을 먹고 자라야할 아이가,
너는 이렇게 되어야 해!!
너는 왜 그것 밖에 안돼!!
맨날 의무만 지우고,
쉴새 없이 비교당하고,
구박만 받으니,
성장이 멈춰버린 듯합니다.
이건 제 이야기이고, 일반적인
사람의 이야기이니 오해는
마십시요!!
또 비가 오네요!!
......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제 글은 심리적 내면의 아이에 대한 상징 보다는 그 당시 베트남이 나의 어릴적 동네를 방불
하게 하여 갑작스레 시공 이동을 한 듯한 느낌을 적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은유도 일부 있네요.
<내면의 우는 아이>와 <환상을 쫓는 아이>는 심리학에서 즐겨 다루는 주제 분야로 치료 효과가
뛰어 나다고 합니다. 재미난 것은 오럴 섹스와 항문 섹스에 집착하는 어른 들 중 상당수가
<내면 아이> 때문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도 <내면 아이> 치료를 스스로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엄청난 감정 변화와 공격성,
격렬한 반응이 증폭되어, 주위에서 보면 심한 오해를 살 여지가 많아 좀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여러 명상 교주와 도판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들 중 일부는 성장이 내면에서 그냥 멈추어져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들은 떼를 써며 울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입으로는 평상심도, 영적 진화, 아스트랄계의 여행 등을 말하고 있지요.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내 문제만 해도 벅차고.......우선 나를 고치는게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나도 불쌍한 존재이지요.
남들 봐도 좀 불쌍해 보입니다.
불쌍해 보인다는게 냉소, 조소, 우월감은 아니고
나도 인연 닿아 내 도움 간절히 필요한 사람을 도와 줄 뿐.
남 인생, 남 문제, 남 자아 어쩌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저 '진짜 고민하는 게 그것 아니예요?'하고 말을 하고.............
'아, 진짜 그러네요'하는 사람에게 제가 복용하는 약을 좀 나눠 주기는
합니다.
냉소와 우월은 이미 자가 치료하여 재발은 안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정성껏 답글을 달았더니 그냥 지우셨네요.
그저 행복하시기 바랄께요.
거시기님의 댓글
거시기 아이피 (218.♡.241.55) 작성일
저의 정체성 입니다
자기치유를 통한 참나 찾아가기입니다
자몽님의 스스로의 던지는 독백 많은 메시지에 부정 할수없군요
진정 말하지못하는 아픈 한사람이 있음에 많이 나누어 주심을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