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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가 땅에 떨어져....

작성일 07-09-05 10:34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몽 (210.♡.107.100) 조회 4,731회 댓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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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많은 조사 중에서 조주의 기발함과 유모어, 역동성을 좋아합니다.
다음은 남전과 조주의 대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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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심이 도라면 따로 수행할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마음을 일상 생활에 두고 수행하란 뜻입니까?
도를 마음 밖에서 찾으려 하면 어긋나느니라. 하지만 도를 얻으려고 하면서
수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이 도라는 걸 알 수 있겠습니까?
도는 알거나 모르는 데에 있지 않다. 만약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생각을 넘어서서 참된 도에 도달한다면 그것은 마치 텅 빈 허공과
같아 아무런 자취도 없느니라
위빠사나와 화두선에서 어떤 목적지향성이나 수단감지성을 특히 경계합니다.
왜냐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고 엉뚱한 환상을 스스로 걸어
착각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문에서는 求之轉乖 (구지전괴) 구하면 구할수록 어긋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표면적으로 이해하여 참선 수행을 않하면 더 어리석게
됩니다. 여기에 좀 오묘한 모순이 있지요.
저가 현성 공안을 연구할 때. 따로 화두를 잡지 않고 빗소리, 바람 부는
형상, 꽃 피고, 새우는 게 모두 공안이다. 진리와 깨달음은 이미 현현해 있다는
말만 쫓아서...............반 건달 식으로 놀다가 야단을 맞은 적도 있는데.
현성 공안도 그러함을 알기 위해 엄정한 좌선 삼매에 들어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요.
또, 위빠사나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바라보는게 아닙니다. 이것도 내공이
깊어져 선정에 들 공력이 있어야 제대로 되지, 그냥 본다고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니란 걸 여러분이 직접 해보시면 압니다.
작은 씨앗이 땅에 떨어져 싹이 트고 나무가 되어 자라 하늘로 가지를 펼치고
잎사귀가 돋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걸 보면 어떻게 저토록 작은 배아에
저 모든 게 숨어 있을까 찬탄마저 듭니다.
하지만 자연은 무정하여, 수천 개의 씨앗 중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별로
되지 않습니다. 도덕경에서 자연은 The Cold equation이라고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는 자연계와 우주계에서 볼 때, 하나의 실험일 뿐입니다.
인간의 존재도 이런 씨앗과 같습니다. 모든 게 다 들어 있는 맹아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숨은 가능성을 하나씩 실현하며 전체로서 완성해 나가는 과정 입니다.
눈보라와 폭풍과 꽃샘추위도 겪습니다. 인간의 삶도 그렇습니다.
자기가 믿고 안주해 왔던 세상이 무너지고 경계가 요동치는 순간이 옵니다.
그런 위기를 견디고 이겨내는 힘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꽃으로 활짝 피어나 열매를 맺는 아름다움을 보고 싶습니다.
心地含諸種
遇澤悉皆萌
三昧華無相
何壞復何成
우리 마음 밭에 온갖 씨앗 담고 있어
비를 흠뻑 맞으면 어김없이 싹을 틔우리.
삼매의 꽃은 본디 그 모습이 없어
무엇을 허물고 무엇을 짓는다는 말이요.
이 시를 끝으로 일단락 짓고자 합니다. 많은 이해를 구하고 싶지만 사정이
여유롭지 않네요.

댓글목록

뜨신밥님의 댓글

profile_image 뜨신밥 아이피 (210.♡.154.242)
작성일

자신의 신념을 보강하고 증거해주는 인용 전거만 가져다 쓰고
어떤 내용의 해석을 자신의 신념을 대신해주는 식으로 소설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자몽님은 다른 시각 다른 전거를 가져다주어 시야를 넓혀줄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아요.
바쁜가봐요^^?

자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요즘 일 복이 많아서요.....한 번 놀고 싶은데 끙끙거립니다.

식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식객 아이피 (121.♡.37.54)
작성일

그래도 자주 들어오세요. 인테넷에서 법을 말하는 것이 일견 부질 없는 외도인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나눌 수 있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어디 성속(聖俗)이 따로 있으며. 수행과 삶이 다르겠습니까?

님의 등장으로 모처럼 조용하던 이곳이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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