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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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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영훈 (222.♡.228.245) 댓글 2건 조회 4,579회 작성일 08-03-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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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로그에 있는 글을 퍼올립니다. 글쓴이는 재미 심리학자이십니다.
이분의 아뒤는 newyorker이고 블로그명은 작업가설입니다.

행복의 공식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이 행복한가? 사랑을 얻으면 행복해지나? 복권이 당첨되면 행복해질까? 행복의 정도를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첫 번째는 타고난 기질이다. 어떤 사람은 날 때부터 이유 없이 신나고 사는 게 즐거운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기질적으로 작은 일에도 쉽게 정서적으로 흔들리고 항상 침울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돈을 얼마나 버는지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결혼을 했는지 나이가 얼마인지 건강 상태가 어떤지 등등의 삶의 조건이다. 세 번째는 매일 무슨 활동을 선택해서 하는가 하는 요인이다.


즉 행복의 공식은:


행복 (Happiness) = 타고난 기질적인 행복 지수Set point (50%) + 삶의 조건과 환경Condition (10%) + 자발적이고 선택적인 활동 Volition (40%) 이라는 것이다.


이 공식은 세 명의 심리학자 (Lyubomirsky, Sheldon and Schkade) 가 2005 년 발표한 논문에서 제안한 것이다. 그들은 이 세 가지 요인의 상대적 비중도 제시했다. 타고난 기질이 50% 로서 사람의 행복 정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고 두 번째가 선택적인 활동 (40%) 그리고 나서 삶의 조건 (10%) 이다. 돈이라든가 직업, 결혼 여부 같은 조건이 행복을 결정하는데 10% 밖에 안 된다는 것은 조금 뜻밖이긴 하다. 물론 이 사람들의 논문이 이 문제에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 이 논문이 발표된 학술지는 미국 심리학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학술지라고 할 수 없다. 또 행복이라는 개념이 주관적인 개념이라 아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얻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 행복 공식은 행복 심리학 또는 긍정적 심리학 (positive psychology) 분야에서 널리 거론되고 있다.


긍정적 심리학 (positive psychology) 이라는 말은 셀리그만 (Martin E.P. Seligman, 1942-) 이라는 미국 심리학자가 처음 만들어낸 말이다. 그래서 그 사람을 긍정적 심리학의 창시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긍정적 (positive) 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심리학이 이때까지 정신병 같은 인간의 부정적 측면만 주로 연구했다는 생각에서 긍정적인 정서 행복감 같은 문제를 다룬다는 의미에서 그런 것이다.


행복도 Happiness


그러면 이 공식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있다. 대체로 행복에 대한 연구는 “당신은 행복한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얼마나 객관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당신은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 라는 질문에 대하여 본인 스스로 답하게 한 뒤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지 연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나쁜 사람이라는 평가는 본인보다는 타인이 내려야 어울리는 것이지만 행복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주관적인 느낌이므로 본인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다. 또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시간 마다 변하는 순간적인 행복감이 아니라 만성적 행복감 (chronic happiness level) 을 측정하려고 노력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나 자주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가, 얼마나 자주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가,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어떠한 가 이 세 가지로 행복을 정의하려고 시도한다. 즉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얼마나 자주 웃고 만족한 기분을 느끼고 기분이 좋았는가 아니면 얼마나 자주 괴롭고 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고 그랬는가를 측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Set point 유전적으로 타고난 (미리 정해진) 행복지수


행복도타고 난다는 운명론적인 생각은 주로 쌍둥이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헤어져 따로 자란 쌍둥이라 할지라도 (즉 같은 유전자에 다른 환경)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다. 행복감을 느끼는데 중요한 성격 요인 중 외향성이라든지 얼마나 쉽게 흥분하는지 (arousability) 또는 나쁜 일에 얼마나 쉽게 영향을 받는지 등의 성격 특성은 유전적인 신경생물학적 두뇌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의 지속적인 행복감은 모두 위에서 언급한 타고난 특성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즉 행복해 지려는 노력은 헛수고라는 것이다.


Circumstance 삶의 조건


어느 나라에 사는지, 나이가 몇 살인지, 어릴 때 어떻게 자랐는지, 결혼을 했는지, 어떤 직장을 가지고 있는지, 월급은 얼마나 받는지, 건강 상태가 어떤지, 종교가 있는지 등이 삶의 조건이다. 이런 조건들은 살면서 아주 바뀌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바뀌는 조건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조건을 바꿈으로써 행복을 얻고자 한다. 사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돈이 아주 없는 사람보단 돈이 있는 사람이 행복하고 (돈이 아주 많은 사람과 적당히 있는 사람과는 별 차이가 없다)


결혼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고

종교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다.


그런데 행복 공식에 의하면 놀랍게도 이런 요인들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행복 공식을 제안한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이런 요인들은 다 합쳐도 전반적인 행복도의 10% 정도 만 영향을 미친다. 그 이유는 이런 삶의 조건에 사람들이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승진을 했다거나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거나 더 좋은 차를 사면 처음에는 신이 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상태에 익숙해져서 더 이상 행복의 원천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수준으로 행복했던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 사람은 복권에 당첨되고 다른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해 걸을 수가 없게 된 경우 몇 년이 지나 두 사람 다 새로운 상황에 익숙해 진 뒤에는 느끼는 행복도가 비슷하다고 한다. 또 승진이라든가 새 집을 산다는 가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또 종종 자기 통제 밖에 있는 일이다.


그러나 상기한 조건들이 행복도를 결정하는데 10% 밖에 안된다는 것은 일단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건이 갖추어졌다는 것을 전제한 것일 것이다. 당장 먹을 것이 없다거나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경우는 행복을 거론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자발적인 활동 (Intentional/voluntary Acitivity)


그래서 행복해 지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발적이고 선택적인 활동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이 논문의 주장이다. 그럼 무엇을 하여야 하는가.


먼저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자신과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반 컵 남은 물을 반이나 남운 것에 대하여 감사하게 또는 다행으로 생각하고 또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가? 어떤 심리학자들은 쾌락 (pleasure) 을 주는 활동과 충만감 (gratification)을 주는 활동을 나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나 성 (性) 적 활동에서 얻는 것은 쾌락인데 쾌락을 추구하는 생활은 행복을 얻는 데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너무 추구하다 보면 역겨움 같은 부작용이 생기고 지속되는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단다. 그때그때의 쾌락을 추구하거나 고통을 피하기 위한 삶은 끌려 다니는 삶이다.


그래서 쾌락이 아니라 충만감 (gratification, 충만감보다 더 좋은 번역이 있을 텐데 떠오르지 않는다.) 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만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의미 있는 목적을 세워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슨 목적을 세워야 하는가? 행복의 공식의 두 번째 항목인 삶의 조건을 향상시키는 것도 목적이 될 수 있다. 돈을 번다거나 직업을 구한다거나 승진을 위해 노력한다거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의미 있는 목적이다. 그러나 꼭 그 목적을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에 차츰 가까워지는 데서 성취감을 느끼라는 것이다. 특히 자기에게 맞는 목적 즉 자기가 잘 할 수 있고 적성에 맞는 일과 목적을 찾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그런 목적의 성취를 위해서 몰두하여 일하면서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고 힘든지도 모르고 시간 가는지도 모르는 상태를 Flow (경지라고 일단 해석) 라고 한다. Flow 를 느끼면서 사는 삶이 지속적으로 행복한 인생을 사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그런데 일단 사는데 기본적인 필요조건이 충족되면 보다 더 의미 있는 목적을 찾아 추구하는 것이 더 행복해 지는 방법이라는 충고도 있다. 즉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이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자기를 초월한 목적이다. 여기부터 좀 철학적이 된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의미 있는 목적이라는 것이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엮여있기 때문이다. 자아 실현이라는 개념과도 연관이 있다.


철학자들은 뭘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심리학에서 인생의 의미까지도 들먹거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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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가 비원님이 늘 강조하는 지금 여기아닐까요?

댓글목록

김윤님의 댓글

김윤 아이피 (211.♡.169.25) 작성일

최선생님, 반갑습니다.
그 환하게 미소짓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여전히 평안하시지요?

최영훈님의 댓글

최영훈 아이피 (222.♡.228.245) 작성일

하이고~ 김사장니임!  정말 오래간 만입니다.  여전하시죠?  자주 뵈어야 할낀데~  저의 불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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