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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 무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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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1 (221.♡.67.24) 댓글 7건 조회 7,670회 작성일 14-05-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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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무렵인가?1년 조금 넘게 되었는지 몰라도...
 
같이 어울려 놀던 사람들의 평가가 별로 안좋아졌다...
 
'이전엔 넌 너만의 색깔이 뚜렸했는데...개성이 사라진것같아..'
 
'너처럼 살면 정말 지루할것같아...넌 밋밋해...'
 
어느날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무색무취 색깔도 없고 존재감도 없고....'하면서 평가절하했다..
 
'계륵이야..있는듯 없는듯..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고...'
 
한편으론 혼란스럽고 한편으론 좋았다...내겐 스스로에겐 잘된것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날 만나면 재미없어했다...사실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그렇게 심심하고 밋밋한 나를 떠나가면 난 과거엔 나를 고치려했는데..
 
점점 그냥 나는 나대로 살았다....
 
그래도 누군가를 만나는것에 부담감도 별로없고 가벼웠다..웃겨야한다..내가 분위기를
 
즐겁게 해야한다...어색한 불편한 자리를 내가 어떻게 해야한다는 의무감이 별로
 
없으니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헤어지고 큰 의미를 두지않아서 좋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넌 다른사람들이랑 똑같아...
 
넌 후배 누굴 닮았어...'이기적이고...냉혈한에 자기만 생각하는 그애랑 너랑 똑같아..'
 
넌 누구누구 닮았어...'금방 실증내고 짜증내고...'
 
넌 누구누구랑 똑같아..'애정결핍에 산만하고..집중력 없고..때론 집중력이 상당히 강하고..'
 
넌 누구누구랑 똑같아..'배우는거 좋아하고...무언가를 하는것에 의미를 두고..'
 
오빠는 나랑 똑같은점이 있네요..님이랑 저랑 닮은점이 많네요...등등...
 
사람이 좀 딱 특색있으면 좋겠지만...사람들이 나에게 말해준대로 나는 다른사람과
 
똑같고 닮은점도 많았고 점점 나란 사람이 이 세상에 유일한 사람이란 생각보단...
 
'사람이 비싸보이긴 커녕 점점 싸보이네..'하고 생각이 들었다..
 
과거엔 빨주노초파남보중에 딱 이것이 나였음했는데...그런 맘이 내겐 없어서인지..
 
각각의 빛깔이 순간 순간의 '나'이지만 어떤것이 딱 나다라고 나도 말을 잘못했고..
 
누가 머라하면...그냥 공감했고 수긍이 되어갔다...
 
너 게으르지...너 부지런하지..너 산만하지..너 집중력좋지....
 
이상하게 말하는 족족 수긍이되니 좀 이상하기도했다.....
 
찌질하다하고 능력이 있다 부지런하다....무능력하다..초라하다..등등...
 
나에대한 타인의 정의는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정말 다양했고...
 
오래 아픈경험상 다 맞는말이기에 할말이없었다....
 
무색무취 계륵...밋밋하단 이야기를 들었을때...
 
존재감이 없단 말을 들었을때...
 
난 기분이 나빠야 보통인데...기분이 묘했다...막 기쁘진않았지만...
 
날 그다지 특별하게 보지않아서 정말 좋았다....
 
그 말을 듣고 무색무취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존재감없는 아이...
 
어릴때 듣고 잊고있었는데...정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난 묘한 감동이 들었다....
 
'강한 빛보단 은은한 빛이 난 더 좋네'생각이 들었다....
 
법접할수없는 존재이고 싶었는데 형광등같은 강한 빛이 되고싶었는데...
 
누구나 볼수있는 흔한 '나'였고 은은하고 밋밋한 나 였지만...
 
화장실전구같은 은은한 빛인 내가 좋았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고....그런사람이란게 이상하게 난 좋았다...
 
그게 나도 편하고 다른사람도 편했다...
 
늘 있어야하고 대단한 사람이었음 나도 불편하고 다른사람도 불편했을듯했다..
 
정확히 모르지만 그말이 사회적으론 어떻게보면 평가절하지만....
 
어떤면에선 내 눈엔 좋아보였다....
 
그냥 난 그저그런 사람이지만....그래서 인지 삶에 많은 문제들도...
 
좀 그저그렇게 보는듯했다....
 
늘 타석에 들어서면 멋진 홈런을 날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평범한 땅볼을 날리며 다른사람의 김을빼고 실망감을 주지만..
 
그런 내가 참 좋았다....
 
가끔식 홈런도 치고 3루타도 치고 2루타도 치고 실수해서 병살타도 치고 번트도하고...
 
주전이기도하고 벤치에 앉기도하고.....하는 '나'였다...
 
늘 홈런치길 추구했고 병살타를 치면 정죄했는데...
 
내겐 홈런도 그냥 그랬고...병살타도 그냥 그랬다....
 
행복은 추구했고 불행은 버렸는데...그냥 내겐 하나의 일어나는 감정이었고
 
추구해야할 가치있는것으로 보이지않았다...
 
행복하든 불행하든 기분이 좋든 기분이 나쁘던 그게 삶이고 그게 정상이었다...
 
왜 행복을 추구하고 재미를 추구했을까...그냥 평범한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인데..
 
유지할수없고 고정될수없는걸 어떻게 고정시킬수있다고 믿고 추구했을까?
 
과거에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다...
 
아주 큰 가치를 지닌것이 그냥 그것으로 보일때 허탈하듯이...그래서 좀 허탈했다..
 
그 허탈함..허무함속에서 난 짜릿한 재미는 별로없지만...
 
일상적인 재미를 조금씩 살아갔다...근데 그냥 그랬다....
 
특별히 재미난일은 없었고 남들이 바도..'음...나도 저렇게 사는데..'하는것이었다...
 
단지 마음이 거부와 부정에서 그냥 받아들임으로 살아가는듯했다...
 
'3루타를 쳤어..오예..이게 나야...병살타를 쳤어...젠장 난 왜이리 못나'하다가..늘 나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절망하다가 바닥을보니 난 야구장에 있던걸 깜빡하고 있던것같았다...
 
경기가 끝나면 야구장은 비워지고 다시 새롭게 경기가 시작하듯이...
 
삶에 어떤일이 일어나든....그것이 끝장나는것이 아니란걸 알기에...
 
아마 그런듯했다.....
 
그게 삼진아웃이 되도 괜찮았다......안타를 쳐도 좋고...삼진이 되도 좋았다...
 
이전엔 삼진이 인생의 끝인줄 알았다.....
 
 
전선에 내 맘에 드는 전기를 간택해서 저항해서 저항했기에...
 
고정될수있다고 믿은듯했다.....저항와 거부 원망 정죄가 내려지면...
 
특별해보이던것이 고정될수있다고 믿은것이...문제라고 믿은것이...
 
그냥 그런것으로 보였다...
 
무색무취란 말을 들었을때 묘하게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간택하거나 날 이런사람이엇음 좋겠다 하는 경향이 줄어들었구나'하고
 
기뻣다...자신은 없었지만 좀 그랬다....
 
 
 
 
 
 

댓글목록

명도abcd님의 댓글

명도abcd 아이피 (1.♡.209.58) 작성일

무색무취, 불생불멸, 불구부정 -
대장경의 모든 말들이 그냥 이 한 글자 아닌가요?

서정만1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221.♡.67.24) 작성일

경전은 제가 잘몰라서 무색무취 검색해보니...

좀 안좋게 적혀있네요...

'한국축구 무색무취 이래선 안된다...'

'정치색깔이 없다...'등등...

근데 표현상 그렇지만 색깔이 없을수있나?생각이 들어요...

색깔이 없는것도 있는데 단지 돋보이지않아서 그럴뿐인듯해요...

그게 저절로 이해가되면 없든 있든 큰 상처가 안되나바요...

무색무취든 유색유취든 그게 아무리 경전의 그럴싸한 말이라도..

몰라요...저한데 그리 큰 의미로 안다가 와요...

이전엔 경전을 다 이해해야되는줄알았는데....

공감되는것도 있고 아닌것도있고...잘모르는것도 많아요..

명도abcd님의 댓글

명도abcd 아이피 (1.♡.209.58) 작성일

그래서 경전을 다 방편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저도 이해해야 되는 줄~ 아니 거의 다 그렇게 알지요.
근데 그게 아니고 그냥 마음 심짜 한 글자다 하니 얼마나 쉽고 편한가요 ㅎ

생각이 아닌 진실로 이 한 글자, 이것요 -

서정만1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221.♡.67.24) 작성일

불생불멸,불구부정 반야심경이죠?이전에 누가 읽어보라해서 그냥 막읽었어요...
아파서 읽으면 건강해진다고 해서 읽었는데....제가 끈기가 그리 없어서
하다가 포기하고 귀찮아하고 해서 안했는데...
쉽게 지루해해서 아마 그랬던것같아요...
그게 좋아요....누가 머라하든 스스로가 납득될때 기분이 좋아요...
경전이 이해를 하든 이해를 못하던 끈기가 있던 없던...
스스로가 이해되고 납득이되고 사랑이 되면 좋은듯해요...

초점이 있다/없다 안다/모른다 재미/심심함 이런모양보다는..
그게 납득되고 사랑이되고 그럴수밖에없음이 삶속에서 수긍이되면..
그게 참 좋은듯해요...

제가 젤 좋아하는 말이 그럴수밖에없었구나하는 그런 연민의 심정이
가장 좋아요..
저나 다른사람이나 그런 받아들여지는 느낌...그걸 정말 원하는것같아요..
경전도 그런 사랑의 맥락에서 이해가되면 좋을듯해요...
이해못해도 이해해도...잘해도 못해도...
자신을 사랑하고 이해할수있다면 참 좋은듯해요...

명도abcd님의 댓글

명도abcd 아이피 (1.♡.209.58) 작성일

그런것 같네요 -
저도 공부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경전의 '최초구가 또 말후구다' 에서 였어요.
다른 책은 다 봐야하지만 공부책은 쳇 페이지에서 끝이 나니 어찌 관심을 안두겠어요.
쉽고 편하고 단순하고 아무 뜻도 없는 그거요 ~

이재원님의 댓글

이재원 아이피 (220.♡.213.7) 작성일

안녕하세요?
정만님의 글은 늘 솔직하고 담백한 거 같아요.
저는 늘 뛰어나고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대가가 되고 싶고.ㅋㅋ 남들이 뛰어나다는 사람을 들어도 까고 싶고 그렇네요.

그러나 정만님의 글을 읽으니 웬지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나를 돌아보게 되기도 하구요.
많이 배우고 갑니당

서정만1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182.♡.122.141) 작성일

칭찬 감사해요 재원님 ㅋ 요새 열등감이 자주들어서 힘들고 막 증명하고 싶고 ..존재를 인정받고 싶고 그래요
늘 응원해주고 가끔 댓글에 고마워요 같이 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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